
페인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페인트 생산은 2020년 1분기까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분기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어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자동차 생산이 부진했고 미국, 유럽, 인디아도 이동제한으로 생산 차질이 심각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일본도 코로나19 타격을 피하지 못한 가운데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페인트 생산량이 165만톤에도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고 4월 이후에는 감소 폭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시장, 2분기 이후 생산 타격 본격화
한국 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은 국내 페인트 생산량이 조합회원 기준 2020년 1분기에 총 20만748kl로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자동차, 건축 등 전방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고 제조업 가동중단이 겹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으나 1월 생산량만 6만2095kl로 8.2% 감소에 그쳤고 2월에는 6만3208kl로 25.4%, 3월에는 7만5445kl로 3.7% 증가했다.
건축용 페인트 생산량은 4만118kl로 5.7% 증가했고 자동차용은 신규 자동차용이 2만4362kl로 100kl 가량 감소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보수용은 6022kl로 7.8% 증가했다.
제조업 공장 가동에 큰 영향을 받는 공업용 역시 PCM(Pre-Coated Metal) 용도가 소폭 줄어들었을 뿐 기계금속용, 제관용 모두 증가했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다. 자동차, 건설, 철강 경기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 없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3분기는 비수기일 뿐만 아니라 사상 최장기간 장마까지 겹쳐 도장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1분기에 국제유가가 폭락하며 페인트 원료가격 급락에 대한 기대가 확산됐으나 봄철 이후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배럴당 40달러가 무너지지는 않아 원료가격 변동을 주목하고 있다.
집콕 트렌드로 건축용 호조에 DIY 급성장 기대
페인트 관계자들은 현재의 경기 악화 상황이 2년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물론이고 위드(With) 혹은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에도 감염병에 대한 대비가 중요해짐으로써 전반적으로 대중교통 이용량이 줄어들거나 장거리 이동이 감소하면서 자동차용 페인트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건축용은 항균‧항바이러스 니즈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건축용 페인트나 코팅제가 항균‧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지고 있고 코로나바이러스 등 감염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관련 평가기준 설정과 규제 마련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생산기업의 신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협조가 절실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DIY(Do it Yourself) 분야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초기에 세계 각국에서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집을 꾸미고자 하는 욕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 감염병 사태 속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고 대부분 활동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니즈가 확대됨으로써 DIY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단순히 집안의 내장소재 도장에 그치지 않고 금속이나 나무로 제작된 인테리어 소품을 도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종류의 DIY 페인트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앞으로도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고 시공 인력의 방문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DIY 시장이 성장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Trees, 천연원료 차별화로 글로벌 20위 부상
글로벌 페인트 시장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푸젠성(Fujian)에 소재한 3Trees Paint가 글로벌 페인트 상위기업 20위에 이름을 올릴 수준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3Trees Paint는 2019년 매출이 60억위안(약 955억원)에 달했고 천연원료를 사용하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장기간 현지기업들의 영향력이 약화된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앞으로도 페인트의 환경보호 니즈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도 중국의 변신을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2019년 생산량 162만톤으로 감소
일본은 2019회계연도 시너‧래커를 포함한 페인트 생산량이 162만4372톤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미국-중국 무역마찰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이어졌고 2019년 10월 소비세 증세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페인트 생산량이 165만톤을 밑돈 것은 증세가 이루어졌던 2014회계연도 이후 5년만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은 크지 않았으나 2020년 2월 이후 감소 폭이 확대됨에 따라 코로나19 영향이 서서히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성수지 페인트 생산량은 108만1479톤으로 1.3% 감소했다. 용제계 아크릴 상온건조형과 수계 에멀전 페인트, 무용제계 분체 페인트를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용제계는 공업용 대부분이 경기침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수계 페인트 가운데 에멀전 페인트는 비교적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량이 소폭 증가하고 판매량은 소폭 감소에 그쳤기 때문이다.
신규 자동차 외판용 페인트를 포함한 수성수지계 페인트는 생산량이 1.9%, 판매량은 6.9% 감소했다. 무용제계에서 분체 페인트 생산량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판매량은 감소했다.
3월에는 전체 생산량이 13만5529톤으로 전년동월대비 5.3% 감소했다.
용제계는 에폭시계가 9000톤으로 2.5%, 우레탄(Urethane)계는 9798톤으로 7.3%, 아크릴계도 상온건조형이 4161톤으로 8.4% 감소했고 자동차용을 포함한 소부건조형은 2860톤으로 16.5% 급감했다.
수계 페인트 생산량은 3만5001톤으로 7.8% 감소했다. 판매량은 수성수지계가 1만3193톤으로 12.3% 급감하며 부진이 눈에 띄고 있다.
무용제계 생산량은 9581톤으로 7.3% 감소한 반면 분체페인트는 5.6% 증가했고 트래픽 페인트는 14.1% 금감했다.
일본페인트, 항바이러스 페인트 개발 적극화
일본페인트(Nippon Paint)는 코로나19로 위축된 페인트 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페인트는 코로나19 종식 후 혹은 코로나19와 공존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새롭게 등장할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하고 2020년 5월 도쿄(Tokyo)대학과 포괄적 산학협력 협정을 체결해 공동연구 및 인재 교류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페인트‧코팅제의 항바이러스 기술 향상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그룹 내부에 전문 팀을 조직하는 등 대응을 적극화하고 있다.
항바이러스제품 개발 전문팀은 범용‧자동차용‧공업용 페인트 및 코팅제 분야에서 근무하던 R&D(연구개발) 인재 9명을 모아 5월 상품개발실에 설립했다.
30대 연구원들이 중심이 돼 유연하면서도 행동력이 있는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일본은 코로나19 유행이 한차례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앞으로도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얼마든지 2차 유행이나 3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코로나 리스크와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에 대응해 관련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5월 초부터 수성 에멀전 페인트 수요기업에게 항바이러스성을 포함시킨 건축용 내장 페인트 Perfect Interior Air Clean을 제안하고 있다.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병원‧학교‧호텔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리테일 분야에서도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주택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기 분야는 높은 빈도로 접촉하는 표면에 항바이러스 기능을 부여할 것이 요구돼 적극 대응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표면에 항바이러스성을 부여할 수 있는 관련제품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자동차 공유 시대 역시 새로운 수요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Perfect Interior Air Clean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항바이러스 기능을 DIY(Do It Yourself) 페인트에 부여하는 방안을 유력시하고 있다.
외출자제 및 재택근무 일상화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직접 페인트를 칠하는 등 집을 수리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인트나 코팅제에 항바이러스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광촉매, 석회, 염소계 화학제품이 필요하며 Perfect Interior Air Clean은 광촉매 가시광 응답을 실현해 건축용 내장 분야에서 취득한 페인트가 거의 없는 광촉매공업협회(PIAJ)의 인증을 확보했다.
인체에 대한 안전성, 장기적 효과 지속성 등을 고려해 당분간은 광촉매를 베이스로 요소 복합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셀프 클리닝과 소독 작용을 갖추어 주목받던 기술이지만 앞으로는 사용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인트 및 코팅제는 △표면에 도장 및 부착 후 제거 △부착 방지 △실내 침입 방지 등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외부기업과도 연계해 혁신제품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간사이페인트, 접촉감염 대책 시트 양산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는 접촉에 따른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시트 생산을 확대한다.
간사이 페인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접촉감염대책시트 생산 확대에 들어가 3월 말 출시하자 초기 생산물량을 전부 판매했고 공급물량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최근 월평균 5만톤 양산체제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촉감염대책시트는 부직포에 회반죽 페인트를 코팅해 제조했고 접촉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공이 간단하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회반죽 페인트는 간토(Kanto)와 간사이(Kansai) 지역에서 모두 생산하고 있고 도장‧재단 작업을 여러 가공기업을 통해 실시하고 있어 전국 단위의 안정적인 공급체제를 확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람의 손이 닿는 문손잡이 등에 부착하면 각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Envelope 구조를 가진 바이러스는 물론 알코올‧열에 대한 내성이 강한 non-Envelope 바이러스 1종을 비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시공이 간편하고 교체 또한 편리하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으며 금속이온 등 다른 항균구조에 비해 강알칼리성으로 즉각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우위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간사이페인트는 최근 항균 관련 니즈가 급증함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접촉감염대책시트를 출시한 초창기까지는 주택관리용품을 판매하는 홈센터 매장을 통해 가정용으로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최근에는 사무빌딩, 병원, 공공기관 등을 타깃으로 B2B(Business to Business)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주택 보수 중 도장할 때도 양생 서비스의 일종으로 접촉감염대책시트를 사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새로운 수요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반죽 페인트는 원래 공업용으로 투입했고 가공지 등과 조합한 점착제품도 다수 개발해온 만큼 앞으로도 건축 및 공업용 연계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니즈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집단감염에 대비할 수 있는 신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며 건축자재용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사이페인트는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을 요구하는 사회적 흐름에 맞추어 건축 내장 페인트 사업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중국 우한(Wuhan)이 봉쇄됐을 당시 내장 페인트 100캔을 무상 제공했으며 한 의료기관이 공식으로 채용함으로써 의료환경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증명돼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수출을 시도할 방침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