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IET, 습식 12억평방미터로 확대 … 도레이, 프로토 타입 개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SKIET는 2020년 프리 IPO(상장 전 지분매각)를 통해 3000억원을 조달했고 2021년까지 분리막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해 전기자동차(EV)용 습식 분리막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창저우(Changzhou)에 건설하고 있는 3억4000만평방미터 공장은 2020년 가동했고, 폴란드 실롱스크주(Silesian)에도 분리막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가 완공되는 2021년 하반기에는 생산능력이 5억3000만평방미터에서 12억1000만평방미터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습식 분리막을 생산하는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됐고 2019년 매출 2630억원, 영업이익 806억원, 당기순이익은 637억원을 올렸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 1259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돼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5조-6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TSR은 SKIET가 2020년 중국을 제외한 세계 습식 중대형 분리막 시장점유율을 40.7%로 끌어올려 2위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20.7%를 2배 가까이 앞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불에 타지 않는 SK이노베이션의 습식 분리막이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배터리는 글로벌 배터리 중 유일하게 단 1건의 화재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기자동차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분리막의 내재화가 비결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코나는 LG화학, 기아자동차의 니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각각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니로는 단 1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은 반면 코나는 무려 14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화재사고의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고, 현대자동차와 LG화학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원인 파악에 나섰으나 국토교통부는 최근 화재 원인을 설명하며 배터리 셀 문제를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생산하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인정받는 이유로 분리막을 꼽고 있다. 세계 배터리 생산기업 중 유일하게 분리막을 내재화한 것이 강점이다.
분리막은 화재 등 배터리 안전성에 가장 직결되는 소재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IET가 분리막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SKIET는 한국에 이어 중국, 유럽 공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안정성을 기반으로 삼원계 양극재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경쟁기업에 대응하고 있으며 중대형 파우치형을 선택해 R&D(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1996년부터 LiB(리튬이온전지) 연구개발에 성공한 뒤 2005년부터 중대형 파우치형만 적용하고 있다.
일본 도레이(Toray)도 LiB용 무공 분리막을 개발해 주목된다.
고내열 아라미드 폴리머 무공층을 초다공 분리막 위에 적층했으며, 무공화를 통해 쇼트 원인이었던 리튬 덴드라이트(수지상 결정) 성장을 막아 금속 리튬 음극을 사용하는 차세대 LiB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온전도성도 갖추었기 때문에 웨어러블(Wearable) 기기와 대용량 스마트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드론(무인항공기), 전기자동차 등 초고용량‧고안전 LiB에 적용할 방침이다.
금속 리튬 음극은 이론상 용량치가 가장 높아 LiB 고용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나 충전할 때 리튬 덴드라이트가 성장해 분리막을 뚫고 나가 쇼트를 일으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PE(Polyethylene)로 제조한 초다공 필름을 기초소재로 사용한 분리막은 구멍을 따라 리튬 덴드라이트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레이는 구멍을 리튬 덴드라이트의 직경보다 작게 제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무공층 코팅에 착수했으며, 무공층을 부여함으로써 리튬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머 무공층은 고내열 아라미드 폴리머 분자설계 기술을 사용해 개발했다.
원래 무공화하면 리튬이온 투과성이 대폭 악화되지만 분자 사슬 간격과 리튬이온과의 친화성을 제어함으로써 높은 이온전도성과 고내열성을 갖춘 새로운 이온전도성 폴리머 창출에 성공했다.
금속 리튬 음극을 사용하는 LiB를 시험 제작해 충‧방전 시험을 실시한 결과 리튬 덴드라이트에 대한 내성을 갖추었음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분리막은 25사이클에서 쇼트하지만 개발제품은 100사이클 이후에도 80% 이상 용량을 유지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개선 작업을 거듭해 3-5년 후에는 프로토 타입을 공급할 방침이다.
도레이는 자동차용 LIB가 앞으로 고용량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분리막을 내세우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