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세계 석유화학 강국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는 최근 제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에서 추진할 14.5 석유‧화학산업 발전지침과 2030년까지 추진할 장기목표를 발표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보호무역주의로 세계사회가 100년에 1번꼴로 찾아오는 격동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경제‧사회를 발전시키고 각종 과제를 해결하는데 신소재와 파인케미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인식 아래 작성한 내용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2025년까지 신소재 자급률을 75%로 끌어올리고 2035년에는 석유‧화학 강국으로서 중요한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 2016-2020년 석유‧화학 6% 성장
14.5 석유‧화학산업 발전지침은 앞으로 5년 동안 CPCIF가 관할하는 석유 개발, 석유정제, 화학산업과 관련한 산업정책의 지침인 동시에 2021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거쳐 승인‧공표하는 각종 계획의 기반으로 작용하게 된다.
CPCIF는 제13차 5개년계획(2016-2020년)을 통해 산업구조 조정을 진행하며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제조로 전환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수준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CPCIF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11월 말 기준으로 석유‧화학산업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인 대기업의 부가가치액이 제12차 5개년계획 기간에 비해 4.4%, 이익총액은 4.2% 증가했고 평균 성장률도 6.0%로 양호한 수준을 달성했다.
특히, 2018년에는 중국산 화학제품 판매액이 일본‧미국‧유럽 합계와 비슷한 1조1980억유로(약 1500조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는 중국이 글로벌 화학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고 2030년에는 비중이 50%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PCIF, 고부가화에 안전‧환경규제 강화 “시급”
CPCIF는 중국이 진정한 석유‧화학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신속히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선, 장기간 지적된 로우엔드 과잉 및 하이엔드 부족 등 구조적인 모순과 연구개발(R&D), 이노베이션 능력이 취약한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무질서하게 난립했던 석유‧화학기업 수를 줄이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Digital Transformation)을 도입해 국제적인 수준의 경영능력을 보유한 고수익형 석유‧화학기업을 육성하고, 잇따른 화학사고와 북부를 중심으로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환경 관리능력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중시하고 있는 방향성으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20년 5월 전국 정치협상회의에서 발표한 국내 대순환 및 국내외 쌍순환 개념을 중시하고 있다.
국내외 쌍순환은 중국 경제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와도 순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비 중심으로 내수를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환경 변화에 쉽게 좌우되지 않는 경제체질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며 정보화, 도시화, 농촌 현대화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신규 인프라 건설이 가속화되며 사회기반 및 공공서비스 체계가 완성돼 각종 원료나 에너지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자동차, 철도, 항공우주, 정보전자, 에너지 절감 및 환경, 의료 분야에서 발생하는 고도화 수요는 신소재와 스페셜티 케미칼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석유화학, 생산능력 확대에 고부가화까지…
CPCIF는 14.5 발전지침에서 제14차 5개년계획 기간 동안 석유‧화학산업의 구조 전환과 하이엔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산업계가 노력해야 할 7가지 임무를 설정했다.
△석유‧가스 공급능력 강화 △산업구조 조정 가속 △이노베이션 능력 향상 △그린 발전 △디지털화 및 스마트화 △국제 경쟁력이 뛰어난 석유‧화학기업과 산업단지 육성 △국내 순환 및 국내‧국제 쌍순환 등이며, 제13차 5개년계획부터 추진해온 구조개혁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CPCIF는 제14차 5개년계획 기간 동안 중국의 원유 수요가 제13차 5개년계획에 비해 3%, 주요 화학제품은 3-5%로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학제품은 에틸렌(Ethylene) 환산으로 2025년 수요가 7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PCIF는 단순히 화학제품 생산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고부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2025년까지 산업계 전체 공급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동시에 이노베이션 능력을 개선해 전체 산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을 1.5% 이상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고부가가치제품 수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그린화, 저탄소화, 디지털화 등도 추진한다.
특히, 생산효율 향상과 에너지 절감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부가가치액 1만위안당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물 사용량을 제13차 5개년계획에 비해 10% 감축하고 중요제품은 에너지 소비도 줄일 방침이다. 중점 업종의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은 30% 줄일 계획이다.
중대사고(중대 및 특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도 총력을 기울이며 5G(5세대 이동통신),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공업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과 산업을 융합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
석유‧화학산업 전체에서 스마트 제조의 발전체계 기반을 확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석유정제‧비료‧CA, 구식설비 폐쇄 가속화
CPCIF는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를 중심으로 과잉능력 해소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석유정제, 화학비료, CA(Chlor-Alkali) 등은 총량규제를 추진함으로써 구식 생산설비나 비효율적인 설비를 페쇄할 예정이다.
업스트림인 석유정제 분야에서는 총량규제를 철저히 시행하며 환발해만, 장강델타, 주강델타 등 3대 석유‧화학산업 집적지를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중소 정유공장을 집약시켜 생산능력 200만톤 이하의 정제설비는 폐쇄할 방침이다. 위법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금지함으로써 2025년 원유 1차 가공능력을 9억5000톤 이내로 억제한다.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료 구조전환과 국내외 자원 고도이용도 추진한다.
에틸렌 크래커에서 경질유를 원료로 이용하는 비중을 높이거나 경질유를 수소화 분해해 아로마틱(Aromatics)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레핀, 아로마틱, C4유분 등 다양한 자원을 연결해 다운스트림 산업을 발전시키고 C5, C9 등 미이용 유분을 종합적으로 이용하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비석유 베이스 에틸렌 비중을 2019년 22.3%에서 2025년에는 24.0%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질소비료, 인산비료, 카바이드(Carbide), CA, 황인 등 전통 화학제품은 신규설비 건설을 제한하고 생산기업의 인수합병(M&A)을 촉진시켜 2025년까지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생산기업 수를 줄이면서 평균 생산능력은 10%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석탄화학, 석유화학 원료화 목적으로 계속 강화
석탄화학은 생산능력과 레이아웃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석유화학 수요를 충족시키고 원료를 다양화하는데 기여하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내몽골자치구의 오르도스(Ordus), 산시성(Shanxxi)의 위린시(Yulin), 닝샤후이족자치구의 닝둥(Ningdong),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주둥(Zhudong) 등 4개 중점기지를 정비하고 석탄액화 및 석탄가스화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생산능력을 개선할 계획이다.
CTO(Coal to Olefin), CTEG(Coal To Ethylene Glycol) 경쟁력을 향상시켜 산업체인을 연장하고 석탄 베이스 아로마틱 기술을 개발해 공업화 모델을 추진할 방침이다.
석탄 선광 클린화 기술 집적 및 모델화도 가속화한다.

신소재‧첨단소재 기술개발 “총력전”
CPCIF는 제14차 5개년계획 기간 동안 하이엔드, 신소재, 파인케미칼로 전환을 가속화하며 신소재 수입 의존에서 탈피하고 신소재가 전체 화학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항공우주와 전자정보, 신에너지, 자동차, 궤도교통, 에너지 절감 및 환경보호, 의료건강, 국방 등 산업 고도화를 타고 하이엔드 화학 신소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 프린팅, 초전도, 포스포렌(Phosphorene), 차세대 반도체 소재, 신형 디스플레이, 극한환경 소재, 유전자 기술에 중점을 두고 첨단소재 개발을 강화해 기술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신소재 중점 발전 분야로는 하이엔드 폴리올레핀(Polyolefin),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PU(Polyurethane), 불소규소, 고기능성 고무, 고기능성 섬유, 고기능 필름, 전자화학제품 등 8개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60년보다 이른 시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화하는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운 가운데 지구온난화 대책과 자원 에너지 감축도 서두를 방침이다.
페인트, 점착제 등은 VOCs 함유량 표준을 철저히 지키고 VOCs 저감원료로 대체하는데 박차를 가한다.
화학제품의 환경 리스크 평가나 화학물질 환경 리스크 제어도 강화하며 리스판서블케어(Responsible Care) 책임 명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화학단지 규모화‧스마트화도 추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석유‧화학기업과 산업단지를 육성해 2025년 말까지 생산효율과 경제적인 효율,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산업 전체 매출액 대비 이익률을 6% 이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산업 레이아웃은 5대 세계 석유화학 산업지대로 항저우(Hangzhou)만 석유화학지대, GBA(Great Bay Area) 석유화학산업지대, 환발해만 석유화학산업지대, 하이시(Haixi) 석유화학산업지대, 에너지화학산업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 석탄화학산업지대 등을 중심으로 중점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화학단지는 제14차 5개년계획 기간 동안 석유화학단지 40개, 전문화학단지 30개로 이루어진 70개의 일류원구를 형성하고 50개의 스마트 화학산업 모델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30%의 성급 이상 중점화 산업단지는 스마트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2035년까지 추진하는 장기목표에서는 석유‧화학산업을 현대화해 세계적인 강국 지위를 견고히 다지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2020년 파인케미칼 호조 타고 급속 회복
중국 화학산업은 예상과는 다르게 급속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CPCIF에 따르면, 중국 화학산업은 2020년 매출총액이 6조5748억위안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했으나 이익총액은 영업이익 기준 4279억위안으로 25.4% 증가했다.
매출액 감소는 주요 화학제품 가격이 6.4%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9종의 무기화학 원료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29종, 88종의 유기화학 원료의 79.5%에 해당하는 70종 거래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화학제품 가격까지 하락하며 충격이 예상된 가운데 조기에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내수 호조를 바탕으로 생산을 정상화함으로써 수익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파인케미칼(전용화학제품)이 전체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기초화학 원료는 매출총액이 5.2%, 이익총액이 2.6% 감소한 반면 파인케미칼은 매출총액이 1.6%, 이익총액은 1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합성소재 및 고무제품도 매출총액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반면, 석탄화학은 영업적자 19억4000만위안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계속했고 적자 폭이 11억위안 확대됐다.
그러나 파인케미칼 호조를 타고 화학산업 전체 매출액 대비 이익률은 제13차 5개년계획 기간 동안 평균 6.3%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기초화학 원료 이익률이 5.5%, 페인트‧잉크 8.3%, 합성소재 6.5%, 파인케미칼 7.6%, 고무 7.6%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계속했다.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에 대한 투자는 2020년 초 전년동기대비 33.0% 급감했으나 서서히 회복돼 2020년 전체로는 1.2% 감소하는데 그쳤다.
다만, 화학산업을 포함해 석유‧천연가스, 석유정제, 설비제조 분야 등 석유‧화학산업 전체 매출액은 11조800억위안으로 8.7%, 이익총액은 5155억위안으로 13.5% 감소했다.
CPCIF는 석유‧화학산업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가격 하락을 지목하고 있다.
또 하반기 들어 에너지‧화학제품 생산이 회복됐으나 2020년 전체로는 석유‧천연가스 채굴 가격이 27.4%,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는 5.9% 하락해 타격이 불가피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화학대국으로 성장
CPCIF는 2020년까지 추진한 제13차 5개년계획을 통해 중국이 세계 2위 석유‧화학산업 대국이자 세계 1위의 화학산업 대국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전략, 그린발전 성과와 함께 신에너지, 신소재, 파인 스페셜티 기술 개발이 진전됐으며 주요 화학제품 제조의 에너지 소비를 56.5% 감축했을 뿐만 아니라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과 암모니아, 질소, 이산화황소(SO2) 배출량도 10.0% 줄였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될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대립이나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 등을 화학산업을 둘러싼 우려 요소로 제기했다.
그러나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끊임없는 구조개혁을 통해 2021년 석유‧화학산업 전체 부가가치액을 6.0%, 매출총액은 10.0%, 이익총액도 10.0% 이상 확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수출입도 8.0% 정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말 기준 석유‧화학기업 가운데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인 곳이 총 2만6039사에 달했다. 석유‧가스 개발 365사, 석유정제(바이오연료 포함) 1357사, 화학산업 2만2973사, 전용설비 1344사로 집계됐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증가율(2020), 중국 제14차 5개년계획 목표 및 전망, 제14차 5개년계획 석유·화학제품 수요 예측, 중국 제14차 5개년계획 지침의 신소재 개발분야, 중국의 화학 신소재 발전현황, 중국 석유·화학산업 경영실적(2020), 중국 화학산업의 매출액 대비 이익률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