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지아는 2020년 10월 이후 사바주(Sabah) 지방선거 및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유행이 확산되면서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조건부 이동제한령(CMCO) 대상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했으며 2021년 1월에는 봉쇄조치 중 가장 강력한 이동제한령(MCO)을 도입했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가 계속 최고치를 갱신해 격리시설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는 등 타격이 막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화학투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 2022년에는 경제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경제활동 “양호”
말레이지아 정부는 2020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 4.5%로 역주행한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는 6.5-7.5%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2월 출범한 무히딘 야신 정권은 2021년 사상 최대 예산을 책정하고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4차례에 걸쳐 경기자극 정책을 발표하는 등 경제 회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으나 각종 지표를 통해 경제 회복이 확인되고 있다.
제조업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0년 1-9월 기준 394억링깃으로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으며 2020년 자동차 판매대수는 자동차 판매세 감면 효과에 힘입어 약 53만대로 12% 감소에 그쳤다. 처음 이동제한령이 시행되면서 판매대수가 0대였던 4-5월을 제외하고는 거의 2019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산업은 2020년 다운스트림에서 서플라이 체인이 일부 단절되기도 했으나 중요산업인 만큼 가동을 계속했고, 최근에는 포장재, 고무장갑 관련 화학제품 뿐만 아니라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반도체 관련제품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영 화학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는 2021년 석유정제‧석유화학 통합 컴플렉스 PIC(Pengerang Intergrated Complex)를 신규 가동할 예정이다.
말레이에 진출한 화학기업들도 일시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2020년 중반부터 합성수지 등 주요 화학제품 공장 가동률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해상운송요금 폭등 문제가 계속되고 있으나 화학산업은 2021년 들어서도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2021년 1월12일 압둘라 국왕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8월1일까지 총선을 실시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산업계는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인식되는 무히딘 정권이 코로나19 및 경기회복 대책에 전념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PCG, 석유정제‧화학 통합 컴플렉스 가동 지연
PCG(Petronas Chemicals Group)는 2021년 상반기까지 조호르(Johor)의 펭게랑(Pengerang)에 신규 건설한 석유정제‧석유화학 통합 컴플렉스 PIC를 가동할 계획이다.
PIC는 2019년과 2020년 정유공장에서 화재사고가 일어나면서 가동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다만, 2020년 봄 발생한 화재는 시험가동을 시작한 화학 플랜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CG는 나프타(Naphtha)를 수입해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를 희망했으나 합작파트너인 아람코(Saudi Aramco)는 석유정제‧석유화학 통합 컴플렉스의 경쟁력을 최대화할 수 없을 것을 우려해 상업가동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수작업이 3개월 동안 중단됐으며 2020년 6월부터 기술자‧종업원이 현장점검을 시작해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PCG는 2021년 3월 시험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상업가동은 빨라야 2021년 중반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석유화학 플랜트는 가동 후에도 낮은 가동률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필렌‧부타디엔 상업시장 유입 불가피
석유화학 유도제품 투자 유치도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로필렌(Propylene)은 유도제품인 PP(Polypropylene) 90만톤 플랜트를 풀가동해도 최대 47만톤이 상업시장에 유입되고, 생산능력이 18만톤인 부타디엔(Butadiene)은 유도제품이 없어 아시아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해외기업 유치를 추진했으나 투자를 검토하던 독일 바스프(BASF), 에보닉(Evonik Industries), 타이 PTT Global Chemical(PTTGC) 등이 사업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잇따라 진출을 보류했으며 이태리 화학기업과 합작으로 계획하던 합성고무 투자도 백지화됐다.
No.1 유도제품 프로젝트는 축소됐으나 PCG는 수직통합체제의 우위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투자유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20년 8월에는 LG화학과 합작으로 고무장갑 등에 사용하는 NB-라텍스(Nitrile Butadiene-Latex)를 생산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생산능력은 20만톤으로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갑 이외 용도 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2020년 2월에는 싱가폴 투자기업 켐원(KemOne)이 PIC 인근에 아로마틱(Aromatic) 생산설비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콘덴세이트(Condensate)를 원료로 P-X(Para-Xylene) 150만톤을 비롯해 벤젠(Benzene) 및 각종 연료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4년 풀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34억달러를 투입해 콘덴세이트 스플리터, P-X 생산설비를 신규 건설하고 아로마틱 외에 액화석유가스(LPG), 제트연료, 경유 등을 총 390만톤 생산할 계획이다.
합작‧M&A로 고기능 화학제품 사업 강화
PCG는 2020년 1-9월 기준 매출액이 105억링깃으로 13%, 영업이익은 14억링깃으로 50%, 순이익도 11억링깃으로 54% 급감했으나 설비 가동률은 95%로 2%포인트 상승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요침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대폭 감소했으나 여름 이후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PCG는 기능성 화학제품 사업 확대를 가장 중시하고 있으며 사업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유도제품 투자 및 고기능성 화학제품 사업의 인수합병(M&A)을 계속할 방침이다. 
ECC(Ethane Cracking Center), 유동접촉분해장치(FCC: Fluid Catalytic Cracking), 아로마틱 생산설비 등을 가동하고 있는 테렝가누(Terengganu) 소재 컬티(Kerteh)에서는 독일 PCC와 합작으로 세제 등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 에톡시레이트(Ethoxylates), 우레탄(Urethane) 원료인 폴리에테르폴리올(Polyether Polyol) 생산을 결정했다. 2021년 착공해 2023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R&D센터도 건설할 계획이다.
PCG는 2019년 9월 네덜란드 다빈치그룹(DaVinci Group)을 인수했다. 다빈치그룹은 실리콘제품, 윤활유 첨가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BRB를 거느리고 있으며 BRB는 싱가폴에서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스위스 화학기업 론자(Lonza)의 특수원료 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랑세스(Lanxess), 투자기업과 함께 2차 입찰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액이 약 4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CG는 해외시장에 대한 화학제품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9월 인도네시아 물류‧무역기업 AKR과 합작으로 판매기업을 설립하기로 합의했고 메탄올(Methanol)부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활발
말레이지아에는 페낭(Penang)을 중심으로 반도체 및 관련산업이 집적하고 있다.
말레이지아 투자개발청(MIDA)은 글로벌 반도체 메이저 12사 가운데 6사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1년에도 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말레이지아도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관련 소재 및 프로세스용 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미국 반도체 메모리 메이저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은 2020년부터 5년간 말레이지아 설비투자에 15억링깃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페낭에 PC용 기억장치 SSD(Solid State Drive) 조립‧시험공장을 신규 건설하고 있다.
독일 보쉬(Bosch)도 2021년 페낭에 자동차에 탑재하는 반도체 시험설비와 연구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말라카(Melaka) 등에 반도체 전‧후공정 일관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인피니온(Infineon Technology)은 2029년까지 말레이지아에 총 32억링깃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미국 반도체 제조장치 메이저 램리서치(Lam Research)는 2021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페낭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나 코로나19 및 미국-중국 무역마찰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 재편성이 이루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투자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무장갑 활황에 신규투자 봇물
고무장갑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검사‧의료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말레이지아 생산비중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세계 고무장갑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합성고무장갑 시장점유율이 25%에 달하는 탑글러브(Top Glove)는 말레이지아 외에 타이, 중국, 베트남에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약 20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탑글러브는 2020년 중반 이후 고무장갑 생산설비를 풀가동함에 따라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매출액이 72억링깃으로 50%, 순이익이 19억링깃으로 5배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9-11월에는 순이익이 24억링깃으로 20배 폭증해 2020회계연도 이익을 단 3개월만에 넘어섰다.
하타레가(Hartalega), 슈퍼맥스(Super Max) 등 메이저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도 영업실적이 호조를 나타냈고 다른 업종에서 고무장갑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플래스틱 부품을 생산하는 Luster Industries(LTER)는 합작기업을 통해 셀랑고르(Selangor)에 고무장갑 공장을 건설해 2021년 가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부동산 사업을 운영하는 마싱그룹(Mah Sing Group)도 2021년 중반 셀랑고르에서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2020년 가을에는 톱글러브를 포함한 메이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으나 재고로 보충해 공급부족 상황에는 이르지 않았다.
그러나 NBR(Nitrile Butadiene Rubber), CR(Chloroprene Rubber) 등 원료 고무는 수급타이트가 계속되고 있다. 고무장갑은 NBR과 CR 라텍스를 혼합해 사용하나 NBR은 주로 검사‧검진용에, CR은 수술용에 각각 투입되고 있다. CR은 2020년 여름 이후 NBR 공급부족으로 검사용으로도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타이트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말레이지아에서는 원료 체인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PCG는 펭게랑에서 고무장갑 원료 NB-라텍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NB-라텍스 사업이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