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Lithium)은 전기자동차(EV)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급이 급속도로 타이트해지고 있으며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리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해상운송용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만성적인 운송 지연과 수요처의 조달물량 조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LiB(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역내에서 조달하는 방향으로 움직임이고 있다.
2019년 생산량 7만7000톤 … AUS‧칠레가 82% 독점
리튬은 일부 국가만 생산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세계 생산량 7만7000톤 가운데 55%를 오스트레일리아가, 27%는 칠레가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배터리용 리튬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탄소중립 관점에서도 중요한 전략물자로 부상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리튬부터 이어지는 일관생산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1년 6월 발표한 LiB 밸류체인 구축 관련 국가전략을 통해 리튬 국산화 및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고, 유럽위원회는 2020년 자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행동계획을 설정하면서 경제적 중요성이나 공급 리스크를 감안할 때 안정조달에 주력해야 할 천연자원 가운데 하나로 리튬을 추가했다.
최근에는 리사이클도 리튬 조달 안정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2020년 말 배터리용 리튬의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리사이클 리튬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제안했다.
솔베이(Solvay)는 르노(Renault), 베올리아(Veolia)와 함께 폐배터리에서 리튬 등 금속을 추출‧정제하는 파일럿 스케일 실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프랑스에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했다.
바스프는 독일에 건설하고 있는 양극재(CAM) 공장 부지에 LiB 리사이클 프로토 타입 공장도 함께 건설하기로 했다.
폐LiB의 리튬 등 금속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최적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며 배터리나 소재 생산기업으로부터 등외품(오프스펙)을 회수하고 있다. 2023년 초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LG에너지, 리튬부터 LiB까지 일관생산 추진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종현)은 배터리용 리튬 조달에서 해외의존도 낮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칠레산을 사용했으나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GM(제너럴모터스)이 캘리포니아의 탄산리튬(Lithium Carbonate) 회수 프로젝트에 출자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배터리 공장에 스페인 인피니티리튬(Infinity Lithium)의 수산화리튬(Lithium Hydroxide)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대응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솔베이와 바스프(BASF)의 리사이클 프로젝트도 진전을 나타내면서 관련 활동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을 통해 미국에 4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최근 지열발전용 열수를 사용해 발전과 동시에 리튬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Controlled Thermal Resources(CTR)에 출자했다. CTR의 방식대로 리튬을 생산하면 기존 염호형 혹은 광석형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TR은 2024년까지 추진하는 1단계 투자를 통해 2만톤의 리튬을 상업생산하고 생산능력을 최대 3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M은 CTR의 리튬을 우선적으로 조달받을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으로 가동하고 있는 폴란드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150GWh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며 조달 리튬의 해외의존도 저감을 중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스페인 인피니티리튬으로부터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의 절반인 1만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2-3년 안에 조달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와 합작투자 본격화
리튬은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에 따라 공급부족과 공급과잉을 반복하고 있으나 최근의 공급부족 현상은 이전과 상황이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리튬 공급기업은 2020년 신증설 프로젝트를 연기함에 따라 2022년 이후 신규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계약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수급타이트가 완화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리튬은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충분해 중기적인 증산계획에 따라 수요 호조에 대응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있어 수요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오로코브르(Orocobre)와 일본 도요타통상(Toyota Tsusho)이 진행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Olaroz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Olaroz 호수의 함수에서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프로젝트로 1만7500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양사는 Toyotsu Lithium을 합작으로 설립해 Olaroz에서 생산된 탄산리튬을 일본 후쿠시마(Fukushima)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배터리 그레이드 1만톤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랜트는 일부 설비를 제외하고 대부분 완성돼 2021년 말부터 생산이 가능한 상태이고, 배터리 서플라이 체인의 수요처를 대상으로 평가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기간에도 가동을 진행함과 동시에 조달물량 확보를 원하는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공급을 검토해 2022년 중반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리튬은 만성적으로 수급타이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조달물량 확보를 원하는 수요기업이 많아 일본에서 진행되는 수산화리튬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산화리튬, 2020년 수입량 3만2500톤으로 감소
일본은 2020년 수산화리튬 수입량이 3만2500톤으로 전년대비 12.9% 줄어들며 7년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만성적인 물류지연과 수요처의 조달물량 조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최근 7년간 배터리용 수요 호조에 힘입어 수산화리튬 수입량이 증가세를 계속했고 2020년 감소세로 전환됐으나 2010년에 비해서는 1053%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시점에는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수요량이 상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기업이 신규 조달을 보류하고 재고물량을 소비하고 있고 해상 컨테이너 부족으로 물류가 지연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초 수입량이 급속도로 줄어든 후 4월 41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8.5%, 5월 3300톤으로 3.2% 증가했으나 다시 11월까지 감소세를 계속했고 12월 증가세로 전환돼 2021년 2월에는 1600톤으로 10%, 3월에는 1850톤으로 29% 늘었다.
장기계약 중심인 대규모 수요처에 대한 공급량은 감소하지 않아 수주조달 및 재고 감축에 따른 변동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탄산리튬, 유럽연합‧중국에 밀려 수급 차질
탄산리튬은 2020년 말부터 수급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했으며 2021년 5월부터 수급타이트가 본격화되고 있어 수산화리튬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5월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에 탄산리튬 조달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나 2021년에는 일부 수요처가 4-5월 필요물량을 조달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리튬 공급기업이 계약물량 이상으로 현물거래용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탄산리튬은 유리‧그리스용 등 공업용 원자재로 다양하게 활용됨과 동시에 수산화리튬 원료로도 투입되고 있어 공급부족이 장기화됨으로써 영향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급타이트는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아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연합(EU)은 전기자동차 보급정책이 본격화됨에 따라 리튬자원 확보의 우선순위가 변화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탄산리튬 베이스 LiB를 대량 생산하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수급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