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UC, 2023년까지 XLPE 컴파운드 2배 확대 … 고압전선용 시장 장악
에네오스(Eneos)가 PE(Polyethylene) 설비투자에 나서 주목된다.
에네오스 자회사 중 가와사키(Kawasaki)에서 PE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Eneos NUC는 최근 적자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2021년 말까지 120억엔에 달하는 설비투자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위기 타개에 나서고 있다.
Eneos NUC는 2013년 에네오스가 도넨제네럴석유(Tonen General Sekiyu)였던 시절 100% 자회사로 통합했으며 과거 미국 다우케미칼(Dow Chemical)과 현재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로 통합된 미츠비시레이온(Mitsubishi Rayon)이 출자한 바 있다.
고압전선 피복소재로 사용되는 도전소재용 LDPE(Low-Density PE) 분야에 특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으나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부터 2020회계연도까지 3년 연속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2021년 3월 기준으로 채무 초과가 90억엔 이상에 달하는 등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적자경영은 노후 플랜트 개선과 예비부품 확충, 비파괴 검사 확대를 위해 보전비를 3배 이상 늘리면서 수십억엔의 특별손실을 계상했기 때문으로, 플랜트 가동률이 높아짐에 따라 건전한 투자로 자평하고 있다.
2021년에는 높은 가동체제를 유지하며 생산량이 전년대비 20% 정도 급증함으로써 2021회계연도부터 순손실이 제로(0)에 가까워지고 2022회계연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neos NUC는 대대적인 투자로 플랜트 신뢰성을 회복했다는 판단 아래 추가로 120억엔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에네오스 그룹의 지원 아래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활용해 교류 초전압 및 고압전선 피복용으로 사용하는 XLPE(Cross Linked-PE) 등 특수 그레이드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2023년 12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약 3만톤의 신규 컴파운드 설비를 건설함으로써 전체 컴파운드 능력을 약 2배 확대한다.
특수 PE는 전체 PE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불과하나 영업이익률이 15-20%에 달하는 고부가가치제품이다.
Eneos NUC는 일본 PE 생산기업 중 드물게 중합설비 뿐만 아니라 컴파운드 설비까지 보유하고 있으며 일괄생산체제를 통해 품질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전 손실을 일으키는 100마이크로미터급 이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어 PE 생산기업 중에서도 높은 품질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 전선 생산기업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아 생산제품의 50%를 수출하고 있다.
XLPE는 내열성이 뛰어나 고압전선 절연체로 사용하기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선 피복용으로 사용하는 PVC(Polyvinyl Chloride)는 사용온도 상한이 섭씨 60도에 불과하고 가교되지 않은 PE도 75도 수준이지만 가교 후 XLPE는 90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VC는 생활에서 가까운 곳에 두고 사용하는 가전을 중심으로, XLPE는 지중매설 고압전선을 포함한 특수한 용도의 절연체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고압‧초고압 전선용 XLPE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XLPE 시장은 다우케미칼, 보레알리스(Borealis), Eneos NUC 3사가 과점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다우케미칼이나 보레알리스의 증설 계획이 없어 2023년경이면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neos NUC는 선제적인 투자로 아시아에서만 시장점유율을 50%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중압전선용 XLPE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2025년까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여름 여수공장에 860억원을 투자해 XLPE 생산능력을 11만톤으로 5만톤 확대했으며 중국, 유럽, 중동 등 해외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PE는 범용성이 높아 특수 용도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지 않으면 미래 경쟁에서 도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메이저를 중심으로 특수화를 강화하고 있다.
에네오스 그룹은 중기 경영계획을 통해 정유에서 화학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고 있으나 단순히 범용제품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특수‧고부가가치제품 사업 확대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기업과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석유제품 수요가 연평균 2-3% 감소하고 있어 화학제품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