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22.02.07
대통령 후보 TV 토론 후 RE100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그린수소, RE100, 택소노미 등 상당히 생소한 개념의 단어를 들이대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검증에 나섰으나 그리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TV 토론은 국민 일반이 시청한다는 측면에서 보편성이 있어야 하나 지나치게 전문가적 이미지를 내세움으로써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은 물론 경제 전문가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로 토론을 유도한 것도 그렇거니와 토론을 지켜본 전문가들도 처음에는 알이백, 택소노미가 무엇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윤석렬 후보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학생들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이백이 뭐냐?” “XX 이즈백은 알아도” 등의 반응을 보였을까?
RE100은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베이스로 구매해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캠페인이며, 정유‧석유화학‧철강기업들이 주로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2021년에도 LG화학을 중심으로 국내 정유‧석유화학기업들이 RE100 베이스 전력을 한국전력으로부터 구매해 사용한다며 요란하게 홍보에 나섰고 앞으로도 RE100을 친환경의 모토라도 되는 양 홍보할 것이 분명하다.
국제적으로 탈탄소, 친환경의 기류가 정착되고 동참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BMW 등 글로벌기업들은 거래처를 대상으로 압력을 강화함은 물론 납품의 전제조건으로 RE100을 요구한다고 하니 난감하지 이를 데 없다.
특히, 돈줄을 거머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친환경을 선언하고 동참하지 않으면 투자자금을 대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현금이 모자라 투자자금을 끌어올 수밖에 없는 측면에서는 RE100이 아니라 더한 것이라도 흉내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050년까지 필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베이스로 충당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2018년 기준으로 애플, 구글 등 30사가 이미 100% 목표를 달성했고 95% 이상 달성한 곳도 45개에 달하며 2020년 미국(51개), 유럽(77개), 아시아(24개)에서 284곳이 동참을 선언했다고 하나 제조업 중심이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기업들이 RE100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갖추어야 하지만 코스트 부담이 막대하고, 한국전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구입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한국전력은 수력, 원자력, 화력, 태양광 등으로 구분하지 않고 있어 말이 RE1000이지 전혀 의미가 없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하거나 한국전력에서 판매하는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를 활용하는 것이 유일하나 REC 구매는 일반화돼 있지 않고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높으며, 녹색 프리미엄 전기요금도 일반전기요금에 비해 10%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투자자금 조달이나 납품에 결정적 작용을 한다면 모르거니와 대외 홍보를 위해 전력을 비싸게 구매할 화학기업은 없을 것이다. 그것도 말이 RE100이지 일반 전기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것을…
그린수소도 마찬가지이다. 전력을 투입해 수소를 생산하고 다시 수소를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개념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화학저널 2022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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