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반도체가 기후변화 대응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파워반도체는 주로 전기자동차(EV), 철도에 투입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면서 전력 소비를 효율화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산업성이 2021년 6월 발표한 반도체‧디지털 전략에서 에너지 절감 및 그린화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로 파워반도체를 포함하고 일본기업의 경쟁력 유지‧강화를 위해 차세대 소재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가 실리콘(Silicone)을 능가할 차세대 파워반도체 소재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iC, 차세대 반도체 성장 견인한다!
화합물 반도체는 원료 단결정 기판에 에피택셜 성장으로 성막을 만든 웨이퍼로 제조하며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탄화갈륨(Ga2O3) 순으로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화합물 소재를 사용한 기기 시장은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하며 2030년 2조4900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약 5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용화가 시작된 SiC는 다이아몬드와 실리콘의 중간적 특성을 갖추고 있으며 현존하는 화합물 반도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위치를 차지
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Toyota)의 연료전지자동차(FCEV) 미라이의 모듈에 탑재됐고 철도 용도와 전동자동차(xEV)용 급속 충전 인프라에도 채용되고 있다.
자동차용 SiC 모듈은 덴소(Denso)가 세계적으로 고도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고품질 웨이퍼를 사용한 레보식(Revosic)을 도요타자동차 미라이에 공급하고 있다.
미츠비시전기(Mitsubishi Electric)와 도시바(Toshiba), 후지전기(Fuji Electric)는 SiC 기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스미토모전기(Sumitomo Electric)는 단결정 기판을 바탕으로 에피택셜 웨이퍼와 기기까지 일괄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일본‧해외 기기 메이저들에게 에피택셜 웨이퍼를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5월에는 세계 최대의 파워반도체 메이저인 독일 인피니온(Infineon Technologies)과 장기공급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원료 단결정 기판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으나 공급망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iC 파워 모듈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장악하고 있는 롬(Rohm)은 에피택셜 웨이퍼를 생산하는 독일의 사이크리스탈(SiCrystal)을 인수해 웨이퍼부터 기기까지 일관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확립했다.
사이크리스탈은 테슬라(Tesla)의 전기자동차 모델3에 탑재된 SiC 모듈을 생산하는 이태리‧프랑스 합작 ST마이크로(STMicroelectronics)와 독일 컨티넨탈(Continental)에게 에피택셜 웨이퍼를 공급하고 있다.
GaN, SiC 중심에서 영향력 확대…
SiC 다음으로는 GaN 실용화가 진전되고 있다.
GaN은 주로 청색 LED(Light Emitting Diode) 소재로 사용되며 최근 파워기기용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실리콘 기판 위에 GaN을 성막시킨 GaN온 실리콘을 사용한 컴퓨터 등 전자기기용 급속충전기기가 출시됐고 앞으로는 자동차 분야에서 GaN 단결정 기판을 사용한 고전압 용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생산기업들은 파워기기 양산에 사용할 수 있는 직경 150mm보다 큰 에피택셜 웨이퍼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기 생산기업은 에피택셜 웨이퍼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GaN 소재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이 히타치금속(Hitachi Metals)으로부터 인수한 사이옥스(Sciocs)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이옥스는 기상공법으로 단결정 기판과 에피택셜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으며 LED 광원 소재로 채용된데 이어 파워기기용 에피택셜 웨이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요 증가에 대응해 100억엔 상당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스미토모전기는 단결정 기판에서 에피택셜 웨이퍼, 기기까지 모두 생산하며, 도요다고세이(Toyoda Gosei)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고야(Nagoya)대학 아마노 히로시 특별교수와 함께 파워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롬 역시 GaN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시장구조 변혁에 도전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낮은 코스트로 고품질 단결정 기판을 제조할 수 있는 액상공법을 JSW(The Japan Steel Works), 도호쿠(Tohoku)대학과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에 최대 양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충전 시스템 용도에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25년 이후 양산기기용 단결정 기판 및 에피택셜 웨이퍼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독일 인피니온 등 메이저들도 최근 GaN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글로벌 시장이 SiC 중심에서 일정 부분 GaN으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된다.
Ga2O3, 실리콘 대체를 목표로…
신흥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Ga2O3 실용화는 아직 개발단계이지만 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Ga2O3는 미래에 SiC 뿐만 아니라 실리콘을 대체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덴소과 JSR이 출자한 교토(Kyoto)대학 벤처기업 프로스피어(FLOSFIA)는 미스트 CVD 이름의 특수한 공법을 활용해 Ga2O3 기기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AGC, JX금속(JX Nippon Mining & Metals), TDK, 이와타니산업(Iwatani)이 출자한 NCT는 단결정 기판, 에피택셜 웨이퍼, 기기까지 일관생산하고 있다.
NCT는 타무라(Tamura)가 설립한 벤처기업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결정 기판 대형화에 성공했다.
단결정 기판에 Ga2O3 성막을 실시하는 장치는 다이요닛폰산소(Taiyo Nippon Sanso)가 소규모 MOCVD(유기금속 기상성장법) 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2년 가을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 차세대 급부상에도 점유율 80% 유지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보다 기능이 우수하나 실리콘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과 밴드갭에너지가 달라 파워반도체로 사용하면 고전압, 대전류, 고속, 고온환경에서 동작이 가능할 만큼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로직, 메모리, 센서, 광원 이외의 광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실리콘과 비교했을 때 제조 코스트가 높다는 단점이 제기되고 있다.
웨이퍼 크기는 실리콘 파워기기가 직경 300mm 사용을 시작한 반면 화합물 반도체는 150mm까지만 양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Ga2O3처럼 미래에 실리콘을 대체할 기능을 갖춘 소재가 있어도 실리콘의 영향력을 무력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후지경제(Fuji Keizai)는 전력 시스템부터 소형제품까지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탑재된 파워반도체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0년 실리콘 베이스 파워반도체 기기 시장이 37조9810억원에 달하지만 화합물 기기는 10년간 5배 급성장해도 3종류 총 2조49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리콘은 조만간 파워반도체 전체의 80%를 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메이저들도 화합물 반도체 파워기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실용화된 SiC가 본격적인 보급 이후에도 파워반도체 시장 전체의 10%를 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리콘은 슈퍼정션 구조 등 기존기기의 한계를 돌파하는 혁신기술을 개발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정션 구조는 이전까지 어려웠던 전류 통과 용이성과 고전압 동작을 모두 실현시킨 기술로 평가된다.
화합물 반도체 파워기기도 높은 성능을 갖추고 있으나 시장 투입 초기에는 용도 개척이 성장성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수직계열화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
일본기업들은 차세대 파워기기와 화합물 소재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파워반도체가 수직계열화 모델에 적합하기 때문이며 웨이퍼 표면을 가공해 기능을 부여하는 로직 등은 글로벌 수평분업 체제가 자리를 잡은 반면 파워는 구조부터 만들어야 해 종형 기기가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워기기는 단순히 생산라인을 추가해 제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재부터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면서 제조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일본기업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파워반도체 시장 상위 10사 가운데 일본기업이 4사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섬코(Sumco)는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의 약 60%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파워기기가 범용화되고 있고 실리콘 기기를 중심으로 해외 신흥 기기 생산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일본 주도의 시장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세계 전력 수요의 절반 이상이 파워기기, 광전융합 등 반도체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하고 혁신적인 화합물 소재와 고도의 실리콘 기기 기술을 통해 일본의 경쟁력 향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