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반도체용에 말레이 태양광용 생산 … 투트랙 전략 승부수
OCI(대표 백우석·이우현·김택중)가 오랜 기다림 끝에 폴리실리콘(Polysilicon) 강세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OCI는 2021년 매출이 3조2438억원으로 전년대비 62.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61억원, 당기순이익도 646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OCI에 따르면, 2021년 영업이익은 2011년에 거둔 1조1140억원 이후 10년만에 최대이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과 효율적인 생산 운영이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체인의 기초소재이다.
국내에서는 OCI와 한화그룹이 군산과 여수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했으나 중국의 대량생산으로 국제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한화는 포기했고 OCI는 반도체용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전환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지자 2020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나 OCI는 2019년 18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일부 생산라인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라인으로 전환했지만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도 계속 영위했다.
국내 생산량을 줄인 대신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원가 경쟁력이 높은 말레이지아에서 태양광용 범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2017년 1만3800톤에서 2020년 3만톤으로 확대함으로써 2021년 폴리실리콘 가격 폭등 수혜를 누릴 수 있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부상하면서 태양광 설치 수요가 늘었고 폴리실리콘 대량생산 지역이었던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입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1년 10월14일 kg당 35.81달러로 폭등한 후 12월22일 29.16달러로 주춤했으나 2022년 들어 반등했고 2월 초에는 32.7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의 손익분기점(BEP)을 7-8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기업들이 2022년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OCI는 미국-중국 갈등이 여전하고 동시에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주요 발전원으로 석탄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위구르족 강제노동 문제로 ESG 지표에서 불리함을 안고 있어 공급 난항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OCI는 안정적인 폴리실리콘 판매를 위해 장기계약을 유도하고 고품질 생산으로 수요기업을 확보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OCI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계약기간이 만료된 Jinko Solar와 태양광용 웨이퍼 사업에서 철수한 Danen Technology를 제외하더라도 6개 수요기업과 약 20억달러의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OCI 관계자는 “2024년 2월까지 중국 LONGi Solar와도 8억4550만달러의 장기공급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2022년 200-220GW로 전년대비 18-29% 증가해 일부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의 증설에도 여전히 웨이퍼 생산능력을 채우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CI는 증설 없이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디보틀넥킹으로 말레이지아 공장 생산능력을 3만5000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말레이지아의 여유 부지와 수력발전 베이스 친환경 에너지 기반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한 추가 원가절감도 추진하고 있다.
OCI 관계자는 “말레이지아 공장은 2022년 하반기에 증설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 공장은 정비에 따라 2022년 1분기 가동률이 약 6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CI는 말레이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군산공장에서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수요가 많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뿐만 아니라 반도체용 폴리실리콘도 2022년 3000톤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 1년만인 2021년 11월 원료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19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2만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노르웨이기업 REC실리콘 지분 16.67%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2011년부터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과 생산능력 확대 비용까지 약 9600억원을 투입했으나 영업적자를 이어가다 2020년 약 30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