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VC(Polyvinyl Chloride)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급타이트에 따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2021년 주택‧건설 등 전반적인 용도에서 PVC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수가 557만7878톤으로 10.9% 증가한 반면, 2월 대한파와 8월 허리케인 상륙 등으로 생산 및 물류 혼란이 이어지고 불가항력을 선언하는 생산기업들이 잇따르면서 생산은 698만6168톤으로 0.9% 감소했다.
외형적으로는 공급량이 140만톤 이상 많았으나 수출이 줄어들어 인디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
국내 PVC 시장은 생산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요 증가율은 둔화돼 공급과잉이 계속되고 있으나 아시아 수출이 증가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VC는 건축‧건설용을 중심으로 생활제품 소재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수요의 약 70%가 건설 부문과 관련이 있어 건설경기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미국, 2021년 수요 557만톤으로 11% 급증
미국은 PVC 생산능력이 메이저 4사 기준 약 900만톤에 달하나 내수 중심으로 공급함으로써 2021년 1-11월 수출이 77만4652톤으로 22.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중심으로 공급함으로써 중국 수출이 2만163톤으로 91.4%, 인디아는 1만1006톤으로 80.8%, 한국은 7523톤으로 77.8%, 베트남은 1584톤으로 95.7%, 타이는 1519톤으로 81.3%, 스리랑카도 1427톤으로 87.6%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격감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공급부족이 심화돼 글로벌 PVC 수출가격이 2021년 사상 최고치를 형성했다.
PVC 수출가격은 2020년 인디아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록다운(도시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타이완 메이저의 인디아 수출이 격감하자 중국 수출가격을 톤당 660달러로 대폭 인하하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그러나 경제활동이 재개된 6월에는 인디아 수출가격을 740달러로 인상했다. 4월 860달러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회복세가 뚜렷했고 중국 수출가격도 700달러로 인상했다.
이후에는 미국이 8월 허리케인 피해로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상승세가 강화됐고 2021년에는 연초부터 미국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2월 대한파로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폭등세가 이어졌다.
타이완 메이저는 5월 인디아 수출가격을 1670달러, 중국 수출가격은 1540달러를 제시하며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에는 인디아 1330달러, 중국 1210달러로 인하했으나 미국이 허리케인 피해로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9월 중국 정부의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겹치면서 상승 분위기가 강화됐다.
11월에는 인디아 수출가격을 1860달러, 중국 수출가격은 1640달러로 인상했고 일본기업들은 인디아 수출가격을 2000달러 이상으로 높여 횡포가 극심했다.
일본, PVC 수출단가 대폭 인상
일본은 PVC 가격 인상을 통해 2021년 PVC 수출액을 967억7205만엔으로 43.7% 확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을 40억엔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1월과 12월 수출액이 100억엔을 넘어서며 전체 수출 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1년 수출량은 64만1184톤으로 12.7% 감소했으나 수출단가가 톤당 15만1000엔으로 2020년 9만2000엔을 크게 상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디아 수출은 36만873톤으로 7.9%, 중국은 9만4982톤으로 31.1%, 베트남도 7만7651톤으로 31.3% 줄어들었다.
2007년에는 수출량 86만923톤에 수출단가가 10만8000엔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수출단가가 인디아 16만5000엔, 중국 13만1000엔으로 대폭 상승했다.
2022년 들어서는 2월 타이완 메이저가 인디아 수출가격을 1490달러, 중국은 1260달러로 전월대비 각각 100달러 인하했고 일본도 인디아 수출가격을 1600-1700달러로 조정하는 등 2021년 11월을 정점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갔으나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봄철에 일본을 비롯한 각지에서 정기보수를 진행했고 정기보수 일정이 평년보다 긴 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대호 주변의 겨울철 최저기온이 영하 20도 수준으로 낮아 수요가 감소했으나 봄철부터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LG화학도 매출‧영업이익 급증
국내 PVC 생산기업인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은 2021년 미국 대한파, 허리케인 아이다(Ida) 피해, 중국 석탄 공급부족 사태 등으로 반사이익을 만끽한 것으로 나타났다.
PVC 현물가격이 2021년 초 1100달러대 후반에서 출발해 강세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에 대한파가 몰아친 후 4-5월 1400달러를 넘어섰고 여름철에도 1200달러가 무너지지 않는 등 초강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석탄 공급부족 사태가 표면화된 9월 중순부터 다시 폭등세를 시작해 10월 중순에는 17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초강세를 장기화했다. 이후 폭락세를 나타냈으나 연말에도 1300달러를 유지했다.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 매출액이 5조3640억원으로 전년대비 61.3% 급증하고 영업이익은 1조468억원으로 174.6% 폭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큐셀 부문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해상운임이 폭등하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32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PVC와 가성소다(Caustic Soda) 초강세로 전체 영업이익이 7383억원으로 증가했다.
LG화학 역시 2021년 4분기 석유화학 사업부문 매출액 5427억원 가운데 PVC와 가소제가 21%를 차지하는 등 전체 수익 호조를 견인했다.
일본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도 신텍(Shintech)을 통해 미국에서 PVC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가운데 PVC 가격 폭등에 따라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매출이 사상 최초로 2조엔대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5000억엔으로 1.5배 급증함으로써 2019회계연도 달성했던 최고치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도 5000억엔으로 급증해 일본 상장기업 가운데 9위에 올랐고 글로벌 화학기업 중에서도 선두권에 위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은 2021년 10-12월 PVC를 생산하는 생활환경 기반소재 사업부 영업이익이 2133억엔으로 3.3배 폭증함에 따라 2021회계연도 영업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신텍은 2021년 가을 PVC 플랜트 정기보수를 계획했으나 현지 주택용 수요가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정기보수 일정을 연기하고 풀가동함으로써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시장, 건설경기 침체 가능성 “우려”
국내 PVC 생산량은 2019년 141만8225톤으로 주춤했으나 2020년 148만676톤, 2021년 157만5153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수요는 건설경기로 침체에 따라 2020년 100만3939톤으로 감소해 100만톤을 겨우 유지했고 2021년에도 102만2850톤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2022년에도 국내시장은 밝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 비수기가 마무리됐고 인디아의 건설용 수요가 여전하며 내수가격이 국제가격과 연동돼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나, 일부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하면서 원료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베이징(Beijing) 겨울올림픽이 마무리되면서 중국공장들이 일제히 재가동하거나 가동률을 높여 수출을 확대하면 불황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겨울이 지나고 건설 비수기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인디아 건설 수요가 꾸준하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국내외 건설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고,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건설 보도채널을 통해 “2021년에는 재개발·재건축 수주가 소폭 위축됐으나 도심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2022년에는 관련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건설경기 호황에 따라 국내 PVC 수요가 2021년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크고 원료코스트 강세로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중국 PVC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관계자는 “2021년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한 문제가 완화됐고 중국 생산량이 늘어난다면 장기화되고 있는 초강세 현상이 곧 끝나고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