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소다가 예상을 뒤엎고 강세를 장기화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톤당 3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나 2021년부터 600-700달러 수준으로 폭등한 채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1년 가을에는 중국이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9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을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옛날 시골 장터에서 양잿물로 불리며 비누의 원료로 사용됐고, 철부지 사내아이가 하얀 덩어리가 탐나(?) 덜컥 삼킴으로써 온 동네가 떠들썩한 적이 한번 두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바로 쌀 씻은 물을 먹여 토해야 살아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바로 가성소다 덩어리이다. 그 가성소다가 비누‧세제의 원료에서 산업소재의 세척·표백으로 용도가 확대되더니 최근에는 2차전지용 양극재 제조공정에서 불순물을 세척하고 전기자동차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을 원석에서 추출하는 공정에도 투입되면서 공급이 부족해지고 거래가격이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영리하기로 소문난 한화솔루션이 3380억원을 투입해 여수에 27만톤 설비를 증설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신통방통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025년 상반기 가동하면 여수공장의 가성소다 생산능력이 111만톤으로 확대되니 기대가 하늘을 찌를 것이다. 국내 가성소다 시장이 2021년 128만에서 2025년 160만톤으로 연평균 5% 성장할 것이라고 하니 추가 증설에 나설지도 모른다.
농담이지만 국내 가성소다 시장 점유율 38%를 넘어 50%를 상회함으로써 독과점 규제를 받아야 할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지 않을까…
소금을 전기 분해하면 가성소다와 염소가 거의 5대5 비율로 생성된다. 그래서 가성소다가 호황일 때는 염소 생산이 증가해 염소 가격이 하락하고, 염소가 호황일 때는 가성소다 공급이 늘어나 가성소다 가격이 하락하는 특징이 있다. 전해 사업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가성소다가 호황이라는 점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고, 염소도 전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염소를 대량 소비하는 PVC가 2-3년 동안 초강세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PVC는 일반적으로 톤당 600-700달러 수준에 거래됐으나 2000년 가을부터 인디아 수요가 급증하고 미국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1500달러를 넘나들었고 최근에는 약세로 전환됐으나 12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평소의 2배 수준이니 전해설비를 가동하면서 PVC까지 생산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음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국이 오스트레일리아와 무역분쟁을 벌이면서 석탄 수입이 제한됨으로써 석탄 가격이 올라 가성소다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오스트레일리아는 소금 광산에서 공업용 소금을 채굴해 생산함으로써 저가 공급이 가능하나, 중국은 바닷물(간수)을 끌어 올린 후 건조시켜 소금을 생산하고 있어 단가가 높은 편이다. 특히, 간수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브린이라는 유독성 화학물질이 부생함으로써 처리에 골치를 앓고 있으며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공업용 소금 생산이 위축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 고공행진을 장기화하면서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고 공업용 소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으며 물류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코스트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지켜볼 일이다.
<화학저널 202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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