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E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LiB(리튬이온전지)를 중심으로 배터리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한참 앞서가는가 싶더니 중국 메이저 CATL이 추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추월했고 CATL은 최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삼성SDI, SK온 2사는 CATL은 물론 BYD에도 뒤처져 있을 정도이다.
중국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기자동차가 급성장하면서 전기자동차 가치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용 금속 및 광물의 공급 안정화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사가 달려 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에 비해 4배 늘어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2021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330만대에 달해 2020년 글로벌 판매량을 상회했고, 유럽도 2020년 판매량이 급증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최근 2년간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유럽·미국은 정부가 공공 부문 이니셔티브를 통해 자체 배터리 공급망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2030년까지는 중국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배터리의 핵심인 LiB 생산량이 세계 전체의 75%에 달함은 물론 양극재의 70%, 음극재의 85%를 확보하고 있고 리튬·코발트·흑연 가공·정제 역량도 50%가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유럽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발트 가공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 외에는 별것이 없고, 미국은 전기자동차 생산량의 10%, 배터리 생산능력의 7%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일본은 중국기업을 제외하면 글로벌 배터리 공급을 좌우하고 있고 원자재 가공의 다운스트림 공급망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양극재·음극재의 고기능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분리막을 중심으로 배터리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용 금속 공급망 문제가 부상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리튬을 비롯해 코발트·니켈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자재 조달이 핵심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리튬 가격은 2022년 5월 기준 7배 이상으로 폭등했고, 니켈도 러시아가 고순도 공급량의 20%를 차지하면서 공급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세계 각국의 넷제로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가정한 목표공약 시나리오(APS)에서 배터리 수요가 340GWh에서 2030년 3500GWh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배터리용 금속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민간투자를 중심으로 배터리용 금속·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 무엇보다도 배터리용 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서두를 것이 요구되고 있다. 대체 화학소재 활용 및 수요 감소를 유도하고 배터리의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도 부각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유럽, 미국 진출을 통해 세계시장의 주도권 확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배터리용 금속·광물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더 이상 중국에 끌려다니지 않아야 할 것이다.
<화학저널 2022년 8월 8·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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