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파라핀(Liquid Paraffin)은 윤활유 성분이면서 무색투명하고 맛과 냄새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화학제품과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안전성이 매우 높은 강점을 바탕으로 화학공업을 비롯해 식품, 화장품, 의약 등 광범위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에서 벗어나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원료가격 상승,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시장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유동파라핀 생산기업들은 기존 용도에 대한 고부가가치화 전략, 신규용도 개척을 추진함과 동시에 불안정한 원료, 물류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안정공급체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유동파라핀은 석유정제 공정에서 얻을 수 있는 중질유와 윤활유 등 끓는점이 섭씨 300도 이상인 석유 윤활유 유분을 수소화, 설폰화 정제 처리한 후 방향족류, 황화합물, 미량 불순물 등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으로 LiB 분리막용 수요 확대
유동파라핀은 다양한 특성을 바탕으로 화학공업을 비롯해 의약품, 화장품, 식품, 섬유, 제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화학공업 분야는 PS(Polystyrene) 제조용 수요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가소제, 이형제 등 첨가제로 제조 프로세스에 투입되고 있다.
자동차, 사무기기 및 가전 성형소재 등에도 투입되고 있으며 식품 트레이 등 식품 관련용도도 채용이 잇따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EV)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놓는 미다공막(MPF)을 습식 프로세스로 생산할 때 투입되며 폴리머에 유동파라핀을 투입해 성형한 후 선택적으로 용해·제거함으로써 다공질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수요처가 유동파라핀을 리사이클해 사용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높은 안전성과 유화성을 활용해 클렌징, 파운데이션, 헤어케어, 액체 입욕제 등에 투입하고 있으며 의약품 분야에서는 연고, 크림 외에 파스 기재로 보급되고 있고 욕창 방지에도 응용되고 있다.
식품용은 뛰어난 윤활기능을 바탕으로 제빵 라인의 디바이더 오일에 투입되고 있으며 식품, 포장소재, 식품용기 생산라인의 윤활유, 프로세스유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동파라핀은 미네랄오일, 액화 파라핀, 화이트오일로도 불리며 절연내력, 유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산, 열, 빛에 대한 안정성이 우수하며 중성이고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병원균, 곰팡이 등이 침투하지 않으며 장관흡수가 없어 일본의 공업규격(JIS), 식품첨가물 규격, 약전시험(JP), 화장품 원료 기준 등에 적합하며 미국약전(US)과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미국 식품 규격까지 통과할 정도로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국내수요 바닥수준으로 수출 확대
유동파라핀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나 천연재료 등 대체제품 등장으로 국내수요는 바닥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2013년부터 PS 생산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정제하지 않은 기유 사용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 그레이드는 LIBS(LiB 분리막)의 상분리 용제 용도로도 투입되고 있으나 수요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유동파라핀 가격은 베이스오일 시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기유는 2020년 리터당 650원 내외에 거래됐으나 2021년 국제유가 폭등과 경기 회복에 힘입어 1122원으로 72.6% 폭등한 후 2022년 1분기 1094원으로 하락했다. 수입제품은 내수가격보다 1.3배 높게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극동유화, 미창석유, 서진화학 등이 생산하고 있다.
미창석유는 생산능력이 부산 2만톤, 울산 4만8000톤으로 총 6만8000톤에 달하며, 극동유화는 생산능력이 11만400드럼으로 알려졌으나 수출을 위해 평균 가동률이 120%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수출국은 베트남, 중국, 타이, 인도네시아, 홍콩 등 아시아에 분포돼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유동파라핀 수출량은 2017년 5만8251톤에서 2018년 4만8307톤으로 약 1만톤 감소한 후 2019-2021년 4만8000톤 이상 수출했으며 2022년 1-5월 수출량은 1만8067톤으로 전년동기대비 6.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은 시황에 따라 크게 변동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감하고 국제유가까지 급락함에 따라 3899만달러에 그쳤다. 2020년 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804.7달러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았으며 2021년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1393.4달러, 2022년 1-5월에는 1363.4달러로 나타났다.
베트남 수출은 2018년 1만3496톤, 2019년 1만6583톤, 2020년 1만9752톤, 2021년 1만6082톤으로 최근 5년 동안 한국산 수입국 1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이 베트남의 뒤를 잇고 있으며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7578톤으로 감소한 후 2021년 1만772톤으로 회복했다.
극동유화·미창석유·서진화학 3사가 중심
극동유화는 유동파라핀 생산량이 2020년 20만5553드럼, 2021년 21만7118드럼, 2022년 1분기 5만3587드럼으로 평균 가동률이 120%를 상회하고 있다.
2020년 수출량은 14만1122드럼으로 내수공급의 2.6배, 2021년은 17만3131드럼으로 4.3배에 달했다. 2022년 1분기에도 4만2545드럼으로 4.2배 많은 양을 수출했다.
미창석유는 유동파라핀이 포함된 윤활유 사업 매출이 전체의 77.7%를 차지하고 있다.
윤활유 매출은 2021년 3077억원으로 전년대비 42.2% 증가했고 2022년 1분기에는 7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7% 증가했다. 2021년 수출단가는 리터당 1352원으로 35.3% 상승했고 2022년에는 내수가격을 2.37%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극동유화는 식품용·화장품용과 가소제, 섬유, 제지용으로 투입되는 산업용 그레이드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미창석유는 의료용 그레이드와 식품용 그레이드 가운데 LiBS 투입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설립된 서진화학은 국내 최초로 유동파라핀 국산화에 성공한 만큼 화장품용, 식·의약품용, 동물백신용, LiBS용, 섬유용, 가소제용, 합성고무용, 공정윤활유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