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석유화학 메이저 이네오스(Ineos)가 아시아‧태평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네오스는 2021년 BP의 화학사업을 인수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사업기반을 확보했으며 2022년 7월 중국 국영 사이노펙(Sinopec)과 총 7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페놀(Phenol)을 전문 생산하고 있는 일본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의 싱가폴 자회사 Mitsui Phenols Singapore(MPS)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아시아 시장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사이노펙 등 중국 국영기업과의 연계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BP 석유화학 사업 인수로 아시아 진출
이네오스는 2019년 매출액이 610억달러(약 88조3000억원)에 달했고 아시아 사업 인수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에는 화학사업 인수에 따라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를 중심으로 한 아로마틱(Aromatics), 초산(Acetic Acid), CA(Chlor-Alkali), 스타이렌(Styrene) 계열 화학사업을 담당하는 Ineos Quattro의 매출액이 149억유로로 전년대비 43% 급증하고 세금 공제 전 영업이익은 19억유로로 3.6배 폭증했다.
이네오스는 에틸렌(Ethylene), PE(Polyethylene), PTA, 가성소다(Caustic Soda), 페놀, AN(Acrylonitrile), PS(Polystyrene)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글로벌 화학 메이저로 부상했으나 기존에는 유럽‧미국에서만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작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2021년 1월 50억달러를 투자해 BP의 아로마틱 및 초산계열 화학사업을 인수함으로써 B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동해온 PTA 플랜트 및 필름, 의약품 원료, 식품첨가물에 투입되는 초산 생산설비를 확보함으로써 그동안 스타이렌 계열에 국한돼 있던 아시아‧태평양의 화학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
이후에도 사이노펙과 합작으로 가전용 수요가 많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주로 포장용으로 투입되는 HDPE(High-Density PE)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ABS는 120만톤, HDPE는 150만톤 플랜트를 건설하며 원료는 사이노펙으로부터 조달받을 예정이다. HDPE 플랜트는 사이노펙이 톈진(Tianjin)에 건설하고 있는 스팀 크래커 내부에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케미칼 자회사 인수해 페놀 생산기지 확보
동남아시아에서는 2022년 봄 인도네시아 자바섬(Java) 서부 메락(Merak) 소재 PTA 플랜트의 산화로를 대형으로 교체함으로써 PTA 생산능력을 15% 확대했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15% 감축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급증하고 있는 폴리에스터(Polyester) 섬유나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파악된다.
이네오스는 페놀 생산능력이 200만톤에 근접하는 세계 최대 메이저임에도 아시아에는 페놀 생산기지가 없었으나 2022년 8월 미쓰이케미칼의 싱가폴 자회사 MPS를 인수함으로써 아시아에서 페놀 생산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MPS는 원료 큐멘(Cumene)부터 페놀, PC(Polycarbonate) 원료인 BPA(Bisphenol-A), 수지 첨가제 원료 AMS(Alpha Methyl Styrene) 등을 일관 생산하고 있다.
인수 사업은 2021년 기준 매출이 7억5000만달러로, 이네오스는 유럽‧미국 사업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페놀계 화학사업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이노펙‧페트로차이나와 협업 확대 기대
앞으로는 중국 국영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네오스는 유럽에서 스팀 크래커 2기를 가동하고 있으나 아시아에서는 기초원료 생산설비를 운영하지 않고 있고 BP가 석유화학 사업 매각 대상에서 정유공장 및 기초원료 생산을 담당하는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제외했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아로마틱 등 기초원료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사이노펙은 최근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협업 파트너로 부상했다.
사이노펙은 이네오스와 ABS 합작투자를 진행하며 상하이(Shanghai) 스팀 크래커 운영까지 합작하기로 합의했다.
페트로차이나와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이네오스는 2011년 부채 감축을 위해 원유·천연가스 개발 및 정유공장을 가동하는 자회사 PetroIneos의 보유 지분 50%를 페트로차이나에게 양도함으로써 합작으로 전환했다.
PetroIneos는 현재 영국과 프랑스에서 정유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이네오스가 중국 이외 아시아에서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할 때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벨기에 앤트워프에 최첨단 친환경 ECC 건설
이네오스는 화학제품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과 달리 유럽에서는 탄소 배출 감축 및 수소 이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석유화학 사업 확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학 사업 집적지인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에는 에너지 절감형 최첨단 ECC(Ethane Cracking Center)를 건설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60% 감축할 방침이며, 최대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는 영국과 독일에서는 청정수소 생산‧이용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2045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네오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벨기에 앤트워프에 30억유로(약 4조2000억원)를 투자해 에틸렌 생산능력 145만톤의 ECC를 건설할 예정이다.
최근 20년 동안 유럽에서 진행된 석유화학 투자액 가운데 최대이며 수소를 이용함으로써 에틸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에탄(Ethane), 나프타(Naphtha)를 열분해해 에틸렌 등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프로세스는 화학산업에서도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네오스가 건설하는 신규 ECC는 에탄 열분해에서 부생된 수소를 포집해 연료로 재이용함으로써 열원의 60%를 대체할 것으로 파악된다. 원단위와 에너지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총 200만톤 감축함으로써 유럽 ECC 평균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앤트워프 ECC는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최첨단 ECC 프로젝트와 비교해도 탄소 배출량이 절반 이하에 불과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배출권 거래 제도(ETS)를 통해 화학제품 생산량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기준치)에 생산량을 곱한 만큼 역내 화학기업 간 무상거래가 가능한 탄소 배출량 상한치를 할당할 계획이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기준치에는 역내 에너지 절감 효율이 가장 높은 상위 10% 생산설비의 평균 배출량을 반영할 계획이다.
NCC(Naphtha Cracking Center), ECC 등 스팀 크래커는 2021-2025년 기준으로 기준치가 0.68로 설정돼 에틸렌 1톤 생산할 때마다 0.68톤의 무상 상한치를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네오스의 신규 ECC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에틸렌 톤당 0.3톤으로 기준치의 50% 이하이기 때문에 기준치가 반영되면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의 배출량 감축 투자를 자극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수소, 벨기에‧영국‧독일 프로젝트 추진
이네오스는 신규 ECC에 외부로부터 구입한 그린수소룰 투입함으로써 열원을 전부 수소로 대체하고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과 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활용을 통해 유럽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은 스팀 크래커를 완성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100% 전기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린수소 제조를 위해 유럽에 20억유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2021년 밝힌 바 있으며 그동안 벨기에와 영국, 독일에서 수전해 장치 신규 프로젝트를 잇달아 공개했다.
벨기에 앤트워프에서는 수소 생산량 최대 10만톤을 상업화하기 위해 가스 수송 인프라기업 Fluxys와 공동으로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투자 결정을 내릴 방침이며 완공 후 이네오스가 대규모 수요기업이 돼 신규 ECC 열원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독일 쾰른(Cologne)에는 출력 100MW 전해 플랜트를 건설해 수소를 암모니아(Ammonia) 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추후 메탄올(Methanol) 제조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공장과 스팀 크래커를 일체 운영하고 있는 영국 그레인지머스(Grangemouth) 사업장은 이네오스의 최대 생산기지이며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수소연료 이용이 가능한 고효율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가동 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5만톤 정도 감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전해설비 완공 후에는 수소 투입량을 늘려 배출량 감축 폭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린수소는 자가소비 뿐만 아니라 상업공급도 진행하며 전해설비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인근에서 진행되는 CCUS 프로젝트에 공급할 계획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