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S(Computational Chemical System)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고 있다.
CCS는 소재 및 신약 연구개발 고도화를 위한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반이 되는 동시에 AI(인공지능), 기계학습 활용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실험실 내부의 각종 장비와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고 집약‧일원화한 다음 분석‧학습‧추론으로 연결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미래에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연구 프로세스 전체를 자동화‧자율화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일본, 2024년 AI 열풍 타고 10.7% 성장
CCS는 신약 개발을 포함한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와 화학‧소재 연구를 지원하는 IT 솔루션으로 기능하고 있다.

CCS에는 분자 모델링 및 계산화학을 통한 시뮬레이션, 실험 데이터와 연구 정보를 축적‧관리하는 정보과학(Infomatics), 전자연구노트, 생물정보학(Bio Informatics), 연구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지식을 도출하는 AI‧기계학습 툴과 같이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면에서는 계산과학, HPC(고성능 컴퓨터)를 위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앞으로 상용화가 기대되는 양자컴퓨터도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일본은 CCS 관련 솔루션 개발‧판매 시장이 2024년 약 694억엔(약 6566억원)으로 전년대비 10.7% 성장했고, 위탁연구 형태의 AI계 벤더 관련 시장 역시 최소 32억-33억엔(약 303억-312억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CCS 시장은 2000년대 초 인간 게놈 해독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열풍과 함께 급성장했으나 국가 프로젝트와 각종 보조금 사업이 종료되며 빠르게 축소됐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성장은 계속하고 있으나 성장 폭이 좀처럼 한자릿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경제 회복과 함께 폭발적인 DX 열풍이 일어나면서 11.4% 성장했다. DX와 데이터사이언스가 일체화되면서 코로나19 이후 연구 프로세스 자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혁신하는 연구DX라는 용어가 경영전략에 자주 등장하는 등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2024년 역시 2021년과 유사하게 10.7% 성장했다. DX에 AI 부스팅 효과가 추가된 것이 원인으로, 특히 2024년 노벨화학상과 물리학상이 모두 AI 연구에 돌아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노트, 연구DX 데이터 플랫폼으로 각광
전자연구노트는 CCS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전자연구노트는 본래 신약 개발 연구에서 지식재산(IP) 대응 및 법규 대응을 위해 개발됐으나 최근 제약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실험 데이터 기록 기능이 주목받으면서 연구DX 데이터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종 목표인 AI‧기계학습을 통한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단순한 전자노트 도입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활용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는 체계 구축이 중요하며 관련 컨설팅 및 동반지원형 서비스가 벤더들의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자노트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도입장벽이 낮아졌으며 대학 연구실, 바이오 벤처, 소규모 연구 그룹에서 소재 연구를 수행하는 관련기업 등 기존 직접운영(On-Premises)형 전자노트 도입을 꺼리던 곳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100-1000명 이상의 연구원을 보유한 화학 메이저, 소재 생산기업, 식품‧생활용품 분야도 전자노트를 대규모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축적을 가속화하기 위해 실험실에 비치된 장비와 기기로부터 데이터를 자동으로 취득하는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전자노트와 연계된 형태로 검토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장비 데이터를 집약‧일원화함으로써 AI‧기계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2026년 이후 대형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분자모델링, MLP‧NNP 활용 확대
분자모델링 & 시뮬레이션(M&S) 영역도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실험을 통한 데이터 취득과 병행해 계산을 데이터 소스로 삼는 개념으로 전자노트 수준은 아니나 꾸준하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물성 계산이 가능해지면서 소재 분야 등에서 실험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계산에서 실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리 양자화학 계산을 대량으로 실시하고 결과를 기계학습시킴으로써 양자화학 계산을 재현할 수 있게 조정한 MLP(Machine Learning Potential)와 NNP(Neural Network Potential) 활용도 진전되고 있다.
MLP, NNP는 분자 다이나믹스(MD)에서 사용하는 역장(Force Field)으로 활용되며 일반적인 MD 계산보다 속도가 느리나 제대로 양자화학 계산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빠르고 양자화학과 동등한 계산 정확도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많은 M&S 벤더가 MLP, NNP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역장을 생성할 수 있는 툴도 마련되고 있다.
현재는 구조 최적화 계산이 불가능한 제약이 있으나 경험적 역장이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계(System)를 대상으로 하는 소재 과학 분야의 니즈에 부합하며 기술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계산화학에 256큐비트 세계 최대 양자컴퓨터 활용
아직 미래 지향적이나 양자컴퓨터도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큐비트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초전도체, 반도체, 이온트랩, 광, 중성원자 등 다양한 하드웨어 방식이 연구되고 있으며 차례로 실기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는 오류 정정 기능이 없는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라고 불리는 머신을 실기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NISQ는 탑재된 큐비트가 수십에서 수백 수준이며 실사가 가능할 만큼 정확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오류 정정 기능을 갖춘 FTQC(Fault-Tolerant Quantum Computer)에는 최소 6만개 이상의 큐비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수백만에서 1억개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FTQC는 2030년대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연구가 진전되면서 최근 2030년까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정비돼 있으며 일본은 2023년 3월, 10월에 이화학연구소(RIKEN) 양자컴퓨터 연구센터에 1호기, 2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12월 오사카(Osaka)대학교 양자정보‧양자생명 연구센터가 3호기를 가동함으로써 산업계와의 공동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25년 4월에는 세계 최대급인 256큐비트를 탑재한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이화학연구소에 설치했다. 64큐비트 2호기의 연장선이지만 동일 크기의 희석 냉동기에서 4배 고밀도 탑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극저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열 설계를 개선했으며 확장성이 높은 3차원 접속 구조를 활용해 4배에 달하는 큐비트 수를 구현했다.
큐비트 패키지도 새로 설계했으며 큐비트 특성의 불균형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컴퓨터 대량생산 시대 대비한다!
IBM과 도쿄(Tokyo)대학은 초전도형 양자컴퓨터 IBM Quantum System One에 최신 156큐비트의 IBM Heron 프로세서를 도입했다.
도쿄대학은 IBM과 2019년 12월 Japan-IBM 양자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양자컴퓨터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IBM, 소프트뱅크(SoftBank),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이화학연구소 등 16곳이 참여하는 QII(Quantum Innovation Initiative)에 IBM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도입 프로세서 역시 최초 27큐비트 Falcon 프로세서에서 2023년에는 127큐비트 Eagle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시스템과 비교하면 2큐비트의 에러율이 3-4배 개선됐으며 100큐비트의 에러를 벤치마크하는 장비 전체의 성능이 10% 이상 향상되면서 초당 양자회로 실행수(CLOPS)가 60%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대학의 슈퍼컴퓨터 Miyabi와 연결하는 양자와 HPC 하이브리드 운용도 시작할 예정이다. 별도로 IBM의 양자컴퓨터를 슈퍼컴퓨터 Fugaku와 연결하는 하이브리드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 가운데 양자컴퓨터가 확실하게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계산화학이다.
이론적으로 양자화학 계산에서 현재의 슈퍼컴퓨터를 훨씬 능가하는 성능이 기대되며 양자-HPC 하이브리드 컴퓨터를 추진하는 목적이기도 하다.
양자컴퓨터로 계산한 결과를 기반으로 HPC에서 대규모 행렬 대각화를 실시하거나 양자컴퓨터의 계산 결과를 HPC에서 기계학습시켜 물성 예측으로 연결하는 활용도 예상된다.
현재 양자컴퓨터로 실질적인 계산화학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는 어려우며 벤젠(Benzene) 고리 하나를 계산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노하우가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산화학이 양자컴퓨터의 초기 어플리케이션으로 유력한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 다양한 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자컴퓨터 선도기업 미국 아이온큐(IonQ)의 공동 창업자인 김정상 미국 듀크(Duke)대학교 교수 역시 “양자컴퓨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가내수공업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양자컴퓨터가 앞으로는 대량생산 체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