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와덴코(Showa Denko)와 SDM(Showa Denko Materials)이 2023년 1월1일부로 경영통합을 마치고 신생 레조낙(Resonac)으로 출범했다.
레조낙이라는 회사명은 공명한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Resonate와 화학 Chemistry의 앞글자 C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 쇼와덴코가 추구해온 공창(共創)형 화학기업을 표현하고 있다.
매출액이 2021년 기준 1조4196억엔에 달해 일본 7위 화학기업으로 부상했다.
쇼와덴코가 약 9600억엔을 투입해 히타치케미칼(Hitachi Chemical: 현재의 SDM)을 인수함으로써 탄생한 신생기업으로 쇼와덴코의 2번째 탄생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사업구조 전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소재 메이저 지위 활용해 성장 가속화
레조낙은 쇼와덴코와 SDM의 기존 사업을 모두 계승해 지주회사 레조낙홀딩스 산하로 들어갔으며 반도체 소재를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2025년까지 매출액 1조엔,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은 20% 이상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반도체‧전자 소재는 매출액 성장률 연평균 10% 이상을 유지해 2030년 매출을 8500억엔으로 2021년 대비 2.4배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실리콘(Silicone)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과 웨이퍼에서 잘라낸 칩을 실장하는 후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레조낙은 전공정 및 후공정 소재 대부분 생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생산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공정 소재는 에칭‧성막‧세정에 사용하는 고순도 가스와 표면연마제 CMP(화학적 기계연마) 슬러리 등을 주력 생산하고 있으며, 후공정 소재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소재인 동장적층판과 기판회로 형성에 사용하는 감광성 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매출은 2021년 2665억엔으로 상위 5사 가운데 4사가 실리콘 웨이퍼 생산기업으로 구성된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후공정 소재는 매출이 1853억엔으로 글로벌 1위이고 2위와의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중장기 성장 기대하며 설비투자 확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흔히 실리콘 사이클이라고 불리는 경기순환을 거치며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속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급증했던 데스크톱 컴퓨터와 스마트폰 수요가 일단락돼 데이터를 기억하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경제는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크며 반도체 소재 시장 역시 함께 성장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조낙은 중장기 성장 가속화를 위해 2022년 CMP 슬러리와 동장적층판 생산 확대에 300억엔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한국의 고순도 가스 저장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2026년까지 5년 동안 반도체‧전자 소재 설비투자에 2500억엔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앞으로 수익을 반도체 소재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차세대 파워반도체 기판 소재 SiC(탄화규소) 에피택셜 웨이퍼는 기존 투자 계획과 별도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변환 및 제어에 사용되는 파워반도체는 웨이퍼에 SiC를 사용하면 기존 실리콘 웨이퍼에 비해 전력 변환 시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주행거리 연장에 기여하는 그린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SiC 파워반도체 시장은 2026년 1조6210억원으로 2021년 대비 3배 수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iC 에피택셜 웨이퍼는 SiC 웨이퍼 위에 SiC 박막을 적층시킨 고성능제품이며 레조낙은 고품질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메이저이다.
투자자들도 파워반도체 시장을 변화시킬 게임체인저로 SiC 에피택셜 웨이퍼를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성장세를 따라잡을 수준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하면 재무 건전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레조낙은 재무 밸런스를 고려하면서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레조낙 특유의 기술을 살릴 수 있는 생산능력 확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차세대 후공정 패키징 기술 개발 위해 컨소시엄 활용
레조낙은 반도체 고기능화 및 저코스트화에 기여하는 후공정 패키징 기술도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는 그동안 산업 진화를 이끌어온 미세화 기술 덕분에 최첨단 3나노미터 시대에 돌입했으며 앞으로 2나노미터를 넘어서 비욘드 2나노미터 시대까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 아래 글로벌 메이저들이 기술 개발을 적극화하고 있다.
다만, 회로 선폭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 장벽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투자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헤테로지니어스 인티그레이션(Heterogeneous Integration: 이종집적)이 무어의 법칙 한계를 뛰어넘을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헤테로지니어스 인티그레이션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춘 여러 장의 반도체 칩을 같은 패키지에 집적시킨 후 마치 하나의 거대 칩처럼 작동하도록 하는 후공정 패키징 기술로 프로세서(연산처리장치)나 메모리를 나란히 혹은 겹쳐 실장하거나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 사이에 끼워넣은 인터포저(중계기판)를 경유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신호 전송거리가 짧아 성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반도체 칩 1개만의 집적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칩을 적절한 세대 선폭이나 크기로 만들기 때문에 코스트 절감을 도모할 수 있다.
헤테로지니어스 인티그레이션을 적용하면 패키지 기판이 대형화되고 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배선과 전극접속 미세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다수의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넣기 때문에 발열, 기판 왜곡 대책도 세워야 해 패키징 기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기술로 평가되며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조낙은 헤테로지니어스 인티그레이션 등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상용화를 위해 컨소시엄 조인트(JOINT) 2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레조낙이 간사이고 TOK와 아지노모토파인테크노(Ajinomoto Fine-Techno), 디스코(Disco), 신코전기(Shinko Electric)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반도체 소재‧장치‧기판 생산기업 12사가 참여하고 있다.
레조낙의 반도체 소재 개발‧평가기지인 가와사키(Kawasaki) 패키징솔루션센터(PSC)에서 2.5D 실장으로 불리는 이종집적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3나노미터 이후 차세대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기술까지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능성 신소재 개발에 MI 활용 적극화
2023년에는 기능성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6G(6세대 이동통신) 대응 반도체 소재, 자동차 전동화로 성장이 기대되는 파워모듈 관련 소재 개발과 수요기업 제안을 가속화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장을 잇달아 운영할 예정이다.
요코하마(Yokohama) 신규 연구개발(R&D) 기지는 레조낙이 강점을 갖춘 계산과학과 소재 분석, 양산화 기술 및 설비 관리, 화학제품 안전 관리 및 평가 전문가들이 모여 있으며 2023년 운영을 개시하고 2024년 전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 건설한 계산정보과학연구센터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70명이 입주하고 기존에 석유화학과 기초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소재 개발을 효율화하는 MI(Materials Informatics)를 반도체 소재 개발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프리 어드레스 제도를 도입해 외부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라운지를 마련하고 사내 소속 사업부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사업부 직원이나 스타트업, 학술기관 등 외부 전문가들과 논의할 수 있도록 해 이노베이션 창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6G 대응 반도체 소재는 장기 연구개발 주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6G는 2030년 상용화가 기대되며 5G보다 통신속도가 100배 빠르기 때문에 반도체 소재에 더욱 강력한 전송손실 저감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조낙은 수지, 세라믹 등 소재 합성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공지능과 같은 계산과학을 활용함으로써 4-5년 안에 6G 특성에 적합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쇼와덴코는 소재 생산기술에 강점을 갖추고 있고, SDM은 최종제품으로 완성하는 기술에 강해 미들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밸류체인을 길게 갖추고 기술적 시너지 확대가 용이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수요기업의 니즈를 원료 및 소재 개발 단계부터 도입하기 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과정에서는 디멘젼 매핑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디멘젼 매핑은 양사 보유제품과 기술의 관계가 한눈에 보이도록 하는 도구로 모든 사원들이 열람 가능하도록 해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켜 경영통합 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플래스틱으로 에틸렌 제조기술 개발까지…
폐플래스틱으로 에틸렌(Ethylene) 등 플래스틱 원료를 직접 제조하는 기술 개발 역시 요코하마 연구개발 기지에서 추진할 장기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주목된다.
마이크로파화학(Microwave Chemical)과 공동 개발하며 현재까지 폐플래스틱에서 80% 가까운 수율로 원료를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2023년부터는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플래스틱 리사이클은 자원 회수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도치기현(Tochigi) 오야마시(Oyama)에서는 파워모듈 관련 소재 개발‧평가기지인 파워모듈 인티그레이션 센터(PMiC) 운영을 시작한다.
파워모듈 시험제작 및 평가, 시뮬레이션을 한번에 실시할 수 있도록 관련 장치 및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레조낙이 글로벌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파워반도체 소재 SiC 에피택셜 웨이퍼와 내열봉지 수지, 냉각기 등 파워모듈 관련 소재를 모두 다루며 수요기업의 조건에 맞추어 평가한 후 소재 개발단계로 피드백해 최적화된 소재를 신속히 제안하고 결과적으로는 수요기업의 개발기간 단축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