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흑자 기대에 부풀어 있는 모양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2022년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어왔으니 흑자를 고대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으나 현실은 녹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유안타증권은 롯데케미칼이 2023년 2분기 매출 5조4000억원에 영업이익 312억원, 순이익 1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 마이너스 214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한 후 3분기 마이너스 4239억원, 4분기 마이너스 4000억원으로 부진을 계속했으나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262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고 2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도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현물가격이 톤당 500달러대 초반으로 폭락하고 기초유분인 에틸렌과 프로필렌도 700달러 초반으로 폭락했으나 나프타 폭락이 더 심해 흑자를 기대하는 것 같다. 특히, LDPE를 비롯해 LLDPE, HDPE 모두 900달러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PP는 840-850달러로 떨어진 후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흑자를 기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에틸렌과 나프타의 스프레드는 톤당 2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해 손익분기점 250-300달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PE와 에틸렌의 스프레드는 톤당 200달러에 근접해 손익분기점 150달러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PP와 프로필렌의 스프레드는 140달러 수준으로 PP는 아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부타디엔은 1200달러 수준에서 600달러로 50% 이상 폭락해 불황의 그림자가 가시지 않고 있다.
한가지 위안이 된다면 벤젠, 톨루엔, 자일렌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벤젠은 800달러가 무너졌으나 톨루엔, 자일렌은 800달러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고, SM과 P-X도 1100달러가 붕괴됐으나 SM은 900달러대 초반, P-X는 900달러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BTX도 2차 다운스트림인 GPPS가 1100달러대 초중반, HIPS와 ABS는 1200달러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폭락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석유화학 플랜트의 가동률이다. 전체적으로 70%를 밑돌고 있음은 물론 대산단지는 1분기 가동률이 3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플랜트가 정기보수를 실시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흑자를 거론하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석유화학 플랜트는 가동률이 85% 이하로 떨어지면 고정비가 치솟아 적자로 전환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일본은 최근 손익분기점 가동률을 80%로 낮추었고 한국도 80%이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나 당분간 80%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살아나느냐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가 2022년 말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이후 경제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고 앞으로는 5% 성장은 고사하고 3% 유지도 힘들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 정부가 2022년 말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함으로써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어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부동산 버블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지방정부의 부채 및 재정 악화가 상상을 초월해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것도 중국 경제가 3분기부터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는데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이 있다. 중국에 기대어 무엇인가 이룰 것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화학저널 2023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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