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화하는 것이 목표이며 실현을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EU(유럽연합)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인간이 활동하며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를 제로화하는 것은 불가능해 불가피하게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상쇄 방법으로는 산림을 통한 흡수나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활용(CCUS) 등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기업들은 최근 들어 잇따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관련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탄소중립 기술은 개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프라 정비, 경제성 확보, 수요 창출 면에서 과제가 많은 편이며 개별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워 정부 지원과 산업계 협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일본, 그린이노베이션 사업에 20조원 투입
일본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그린이노베이션기금 사업을 통해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화를 목표로 에너지‧산업부문의 구조 전환과 이노베이션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린이노베이션기금 사업은 NEDO가 2조엔을 조성해 민관이 공유한 야심적‧구체적 목표를 경영과제로 수행할 의사가 있는 사업체·연구기관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연구개발(R&D) 및 실증 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며, 대상 분야는 정부가 그린성장전략 실행계획을 설정한 △에너지 관련산업 △수송‧제조 관련산업 △가정‧사무실 관련산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산업은 다시 △해상풍력‧태양광‧지열발전 △수소·암모니아 연료 △차세대 열에너지 △원자력 등이고, 수송‧제조 관련산업은 △자동차‧축전지 △반도체‧정보통신 △선박 △물적‧인적자원의 이동 및 토목 인프라 △식량‧농림수산 △항공기 △카본 리사이클 및 탄소소재 등이 있다.
화학기업들은 주로 카본 리사이클 분야에서 프로젝트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본 리사이클, 이산화탄소 자원화 가속화
카본 리사이클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제창한 개념으로 이산화탄소를 탄소 자원으로 재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억4000만톤에 달해 세계 전체의 3.4%를 차지했고 중국, 미국, 인디아, 러시아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다.

경제산업성은 2017년 기준으로 일본의 전체 발전량에서 화력발전 등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8% 수준에 달해 단기간에 비화석연료 이용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카본 리사이클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2019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최초로 언급한 이후 1개월만에 자원에너지청에 카본리사이클실을 설치했고 이후 2019년 6월에는 카본 리사이클 기술 로드맵을 정리함으로써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로드맵은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재이용할 수 있는 분야로 크게 △화학제품 △연료 △광물 △기타로 구분하고 있다.
화학제품은 우레탄(Urethane)이나 PC(Polycarbonate) 등 산소 함유 화합물에 대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연료 분야에서는 광합성을 실시하는 미세조류를 사용한 바이오연료나 바이오매스 베이스 바이오연료가 주 수요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광물 분야에서는 콘크리트,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조할 때 내부에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연료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을 조합한 BECCS, 해조류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게 하는 블루카본 구상도 검토하고 있다. 블루카본 등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기술은 네거티브 에미션으로 분류하고 있다.
세계 최초 암모니아 전소 NCC 실용화 추진
NEDO는 2022년 2월18일 그린이노베이션기금 사업에서 화학 분야의 카본 리사이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30년까지 10년 동안 총 1234억엔의 예산을 투입해 8개 주제 및 9개 사업에서 신기술 확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이산화탄소 재자원화와 CR(Chemical Recycle) 등 차세대 기술의 조기 사업화를 위해 코스트 감축 및 수율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항목은 크게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고도화 △폐플래스틱 및 폐고무 베이스 화학제품 제조 △이산화탄소 베이스 기능성 화학제품 제조 △알코올(Alcohol)류 베이스 화학제품 제조 기술로 구분하고 있으며 총 9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첫번째 NCC 고도화 기술 프로젝트에서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전소 NCC 실용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오프가스를 사용해온 에틸렌(Ethylene) 생산용 스팀 크래커의 열원을 암모니아 전소로 대체하며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 도요엔지니어링(Toyo Engineering)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26년까지 추진하는 1단계 프로젝트에서는 미쓰이케미칼의 오사카(Osaka) 공장에 1만톤급의 시험 크래커를 설치하고, 이후 2027-2030년까지의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미쓰이케미칼 오사카 공장과 마루젠석유화학의 치바(Chiba) 공장에 수만톤급의 실증 크래커를 설치해 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2030년 이후에는 미쓰이케미칼과 마루젠석유화학 사업장에 실제 도입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스팀 크래커 가동 석유화학기업들에게 확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일본이 가동하고 있는 모든 스팀 크래커의 열원을 암모니아 전소로 전환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1040만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