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가 전기자동차(EV) 보급을 확대하면서 배터리 소재 국산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인디아 Neogen Chemicals이 전해액 생산을 시작하는 등 이미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생산 프로젝트를 구체화해 전기자동차 공급망이 업스트림까지 형성되고 있다.
원료의 50%를 인디아에서 조달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2023년 2월 LiB(리튬이온전지) 양극재 원료인 리튬(Lithium)의 거대 광상까지 발견되면서 추가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Neogen, 인디아 최초로 전해액 생산
인디아에서는 Neogen Chemicals이 LiB 전해액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Neogen Chemicals은 2023년 4월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 우베(UBE)의 전해액 합작기업 MU Ionic Solutins으로부터 LiB용 전해액 생산기술을 라이선스했다.
1989년 설립된 Neogen Chemicals는 브롬(Bromine) 화합물 반응기술 및 리튬화학, 그리나드(Grignard) 반응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간체 생산 및 위탁생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인디아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의 다양한 수요기업을 확보하고 있고 과거 5년 동안 연평균 33% 성장해 2022년 매출이 약 69억루피(약 1089억원)에 달했다.
인디아 최대의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수입기업으로 배터리 셀 국산화를 추진한 여러 관련기업과 협력하며 독자 기술을 통한 진출에 자신감을 나타냈으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MU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사업화를 서두르고 있다.
Neogen Chemicals은 인디아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을 채용해 전해액 양산을 시작하며, MU와의 계약을 통해 전해액의 품질, 신뢰성, 안정성, 효율성에 대한 글로벌 기준을 충족시킴으로써 LiB 생산기업의 승인 기간을 크게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U와의 라이선스 계약은 인디아 정부가 배터리 셀 국산화에 지급하는 PLI(Production Linked Incentive: 생산연동형 우대정책)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PLI 전체 예산은 1810억루피(약 2조8562억워)로 출하액과 연동해 5년 동안 장려금을 지급한다.
장려금 지급 조건은 2년 이내에 공장을 가동해야 하고, 원료 중 최소 25%를 인디아에서 조달해야 하며, 장려금 지급이 종료되는 5년 후까지 인디아 조달비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Neogen Chemicals은 전해액 자회사 Neogen Ionics를 설립해 MU 기술을 채용한 전해액 3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2025년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전해액은 특수 컨테이너로 운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현지 생산에 성공하면 코스트다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디아 에너지저장협회(IESA)에 따르면, 인디아는 LiB 수요가 2023년 15GWh 수준에 불과했으나 2030년 160GWh로 폭증할 전망이다. Neogen Chemicals은 전해액으로 환산하면 2030년 수요가 15만톤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PLI, 화석연료 수입의존 탈피하기 위해 도입
인디아는 자동차 판매대수가 2022년 472만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섰으나 세대당 승용차 보유율이 낮은 수준이어서 급격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인디아 정부는 극심한 환경오염에 대응해 2030년까지 4륜 자동차의 30%, 2·3륜 자동차의 80%를 전동화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인디아는 많은 에너지를 수입 화석자원에 의존하고 있고 경제성장에 수반되는 에너지 수요 확대가 성장을 저해할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어 정부가 대기오염과 고질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디아는 태양광발전 코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해 재생가능 에너지 조달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양광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자동차가 증가하면 화석연료 수입량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자동차를 대상으로 PLI 제도를 도입해 총 20사를 선정했으며 4
륜 자동차 생산기업은 10개로 현대자동차, 기아를 비롯 일본 스즈키(Suzuki), 미국 포드(Ford) 등 외국계 자동차기업과 Tata Motors, Mahindra & Mahindra 등 인디아기업이 포함돼 있다.
PLI는 2022-2027년 6년에 걸쳐 2019년 대비 매출 증가분 13-16%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며 5년 누적분이 1000억루피(약 1조5720억원)를 초과하면 2%를 추가 지급한다.
원료 50% 이상을 인디아에서 조달하는 조건을 통해 배터리 셀 자급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인디아는 3륜 자동차를 타겟으로 LiB를 개발한 Log9 Materials이 최근 5GWh 공장을 가동했을 뿐 대부분은 배터리 셀을 수입해 현지에서 패키징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PLI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로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배터리 셀은 원칙적으로 최저 5GWh 생산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2022년 3월 생산능력 5GWh를 보유한 Rajesh Exports와 20GWh를 보유한 Ola Electric Mobility, 5GWh를 보유한 Reliance New Energy Solar가 선정됐으며, 6사 총 58GWh 프로젝트가 후보에 올라 있다.
Ola Electric Mobility는 벵갈루루(Bengaluru)에 본사를 둔 신흥기업으로 전동 2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2년 이스라엘 LiB 생산기업 StoreDot에 출자해 인디아 독점 생산 권리를 획득했고 실리콘(Silicone)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음극재를 채용해 고속충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iance New Energy Solar는 인디아 최대 복합기업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는 Lithium Werks를 인수해 배터리 셀 생산기술을 취득했고 영국 NiB(나트륨이온전지) 개발기업 Faradion도 인수했다.
Rajesh Exports는 금 귀금속 생산 분야에서 세계 최대 메이저로 2023년 1월 인디아 중앙정부 및 카르나타카주(Karnataka)와 공장 건설을 위해 협력각서를 체결했으나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고 있다.
리튬 광상 590만톤 발견으로 자급화 기대
인디아는 세계 7위 수준의 리튬 광상을 발견하고 리튬 자급화을 추진하고 있다.
인디아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3년 2월 북부 카슈미르(Kashmir) 지방에서 리튬 광상을 발견됐으며 자원량은 590만톤으로 추정된다. 경제적 실행 가능성을 판별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나 결과가 확정되면 인디아는 세계에서 7번째 리튬 자원국으로 부상한다.
리튬은 LiB의 핵심 원료이며 자동차 전동화를 비롯해 태양광, 풍력 등 출력이 불안정한 재생가능 에너지로 생산하는 전력을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해 축전용 수요가 확대될 것이 확실시된다.
리튬은 세계적으로 광맥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면서 자원량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 자원량은 2017년 5300만톤에서 2022년 9300만톤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디아에서 발견된 자원량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미국, 칠레,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다음으로 추정된다.
USGS는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리튬 생산량은 2022년 13만톤이며 오스트레일리아 6만1000톤, 칠레 3만9000톤, 중국 1만9000톤으로 3개국이 전체의 9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탈탄소화가 강화되는 가운데 배터리는 국가의 에너지를 지탱하는 전략물자로 거듭나고 있으며 주원료인 리튬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리스크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조달 안정을 위한 행동계획에 리튬을 추가했으며 자체 채굴을 강화하고 있고, 미국은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 조건으로 리튬 등 중요한 원료를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가공해야 한다고 규정해 자원 개발 및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USGS는 현재 자원량 9800만톤 중 채굴 가능량은 약 25%인 2600만톤으로 판단하고 있고, 인디아에서 발견된 리튬 광상 역시 채굴 가능성 및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태이다.
특히, 카슈미르의 잠무카슈미르(Jammū & Kashmīr) 직할령은 파키스탄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사업화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디아는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HCL(Hindustan Copper), National Aluminium(NALCO), Mineral Exploration(MECL) 등 인디아 국영 자원기업 3사는 2019년 Khanij Bidesh India(KABIL)를 설립하고 아르헨티나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2023년 3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실사할 리튬 프로젝트 2건, 코발트 프로젝트 3건 등 5개 대상 프로젝트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윤우성 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