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성 실리카(Silica)는 자동차 타이어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합성 실리카는 자동차 타이어 등 고무제품과 페인트·잉크용 광택제거제, 감열지, 수지필름용 담체 뿐만 아니라 의약품 및 농약, 식품첨가물, 치약 등 용도가 다양하다.
특히, 타이어에 적용되면 자동차 연비 성능을 향상시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수 있어 탄소중립 트렌드와 함께 수요 증가가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한때 위축됐으나 2021년부터 본격적인 회복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연평균 10% 수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신증설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남해화학, 타이어용 프리미엄 실리카 상업화
남해화학(대표 하형수)은 합성 실리카 생산을 시작했다.
남해화학은 2020년 일본 도소실리카(Tosoh Silica)와 합작해 친환경 타이어용 프리미엄 실리카 생산을 위해 토소남해실리카를 설립했으며 2023년 2월부터 여수공장에서 합성 실리카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소남해실리카는 앞으로 실리카 생산량 전량을 글로벌 타이어 생산기업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남해화학은 도소실리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타이어 생산기업의 소재 적용 평가를 통과하고 타이어용 실리카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어용 합성 실리카는 노면에 접지되는 트레드에 적용되며 카본블랙(Carbon Black)과 비교해 화이트 카본(White Carbon)으로 지칭되고 있다.
타이어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연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젖은 노면에서 그립력을 개선하는 기능이 있으나 배합량을 증가시킬수록 타이어 성능이 상승하는데 반해 가공성이 떨어지는 과제가 있다.
합성 실리카 생산기업들은 고분산성, 소재 혼련성 등 생산 및 가공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친환경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소실리카, 독자기술 활용 라인업 다양화
일본 유일의 실리카 종합 생산기업 도소실리카는 라인업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소실리카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 고기능 합성 실리카를 공급하고 있으며 저연비 타이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기업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신제품 개발 및 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있다.
합성 실리카는 범용 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초미립자 특수 실리카, 표면처리로 기능성을 부여한 실리카 등으로 다양하게 공급하고 있다.
또 응집 입자가 부드러운 침전공법 실리카 Nipsil, 응집입자가 단단한 겔공법 실리카 Nipgel 등 2가지 공법으로 생산한 실리카를 공급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Nipsil은 자동차 타이어 외에 산업용 고무, 실리콘(Silicone) 고무, 농약용 담체, 페인트 및 잉크용 광택제거제, 특수제지용 등으로 사용되고, Nipgel은 페인트·잉크용 고광택제거제를 비롯해 잉크젯 용지용 잉크흡착제, 각종 수지필름용 안티블록킹제 등으로 활용돼 호평을 얻고 있다.
고무 보강용 실리카 분야에서는 독자 합성기술으로 나노 크기 수준의 입자 구조를 제어하고 상반된 특성인 고비표면적과 고분산성을 함께 갖추는데 성공함으로써 비타이어용 Nipsil MR 시리즈, 타이어용 Nipsil SDR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페인트용 광택제거제에 활용되는 Nipsil WE 시리즈는 독자기술로 실리카, 수성 페인트의 습윤성을 제어해 빠른 균일 분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보닉, 왕겨재 베이스 습식 실리카 공급
에보닉(Evonik Industries)은 실리카 원료 지속가능화에 주력하고 있다.
에보닉은 자동차 타이어용 실리카 원료로 왕겨재(RHA: Rice Husk Ash)를 투입해 지속가능 습식 실리카 Ultrasil을 개발했다.
2022년 오스트리아 Poerner 그릅, 타이 Phichit Bio Power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체결했으며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타이에 Poerner 기술을 도입한 왕겨재 베이스 규산나트륨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왕겨재 베이스는 기존제품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보닉은 왕겨재를 포함해 바이오매스 원료 실리카 공급을 안정화하고 글로벌 타이어산업 니즈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에보닉은 일본에서도 건식·습식 실리카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시오노기(Shionogi)와의 합작기업 DSL.Japan을 통해 효고현(Hyogo) 아코(Ako) 공장에서 스페셜티 실리카를 생산하고 있으며, 섬코(Sumco)와의 합작기업 Nippon Aerosil을 통해 건식 실리카를 생산하고 있다.
Nippon Aerosil은 미에현(Mie) 요카이치(Yokkaichi) 공장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신규 LiB(리튬이온전지)용 흄드 알루미나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OSC, 아시아 습식 생산체제 강화
타이완 OSC(Oriental Silicas)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습식 실리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OSC는 타이완 타이페이(Taipei)와 중국 상하이(Shanghai), 롄윈강(Lianyungang), 난창(Nanchang), 말레이지아, 타이, 일본에서 공장을 가동하며 침전공법 실리카를 타이어 등 고무제품, 치약, 배터리 분리막과 식품첨가물 용도로 공급하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2022년 실리카 원료 규산나트륨 20만톤 가동을 시작했으며 2023년 실리카 증설에 착수했다.
앞으로 신제품 개발, 신규 그레이드 도입에 주력할 예정이며, 특히 저연비 타이어용 고분산성 실리카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PPG와는 2022년 실리카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술 교류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고무, 페인트용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말레이지아에서는 2022년 바이오 베이스 고무를 부드럽게 만드는 가황제(황화식물유) 생산을 시작했고 2023년 6월 규산나트륨 10만톤 가동에 착수했고, 타이에서는 타이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실리카 생산 확대를 결정했다.
OSC는 친환경제품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식물 베이스 실리카 소재 연구개발(R&D)은 타이어 생산기업이 큰 관심을 나타냄에 따라 조기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공정 친환경화를 위해서는 침전공법 실리카 생산에 필수적인 대량의 물을 재활용해 타이완, 중국의 물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 활동을 통해 2022년 프랑스 에코바디스(EcoVadis)로부터 지속가능성 평가를 받았다. (윤우성 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