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산업은 온실가스 대량배출 업종으로 탄소중립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석유화학 메이저와 정유기업들이 자체 공장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관련기업들과 연계해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실증실험을 진행하는 등 협력체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석유화학단지 전체의 탄소중립을 위해 대부분 입주기업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 투자는 석유화학기업 1사 단독으로는 진행하기 어려울 만큼 대규모이거나 거액의 투자가 필요해 상호 연계가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MCI, 이산화탄소 배출량 160만톤 감축
미쓰이케미칼(MCI: Mitsui Chemicals)은 오사카(Osaka) 공장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2030년 완료를 목표로 청정 암모니아(Ammonia), CR(Chemical Recycle), 이산화탄소(CO2) 포집·활용(CCU) 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2050년까지 오사카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60만톤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카이(Sakai), 이즈미키타(Izumikita) 등 인근 산업단지 입주기업들과 함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쓰이케미칼은 △연료 전환 △원료 전환 △이산화탄소 이용‧활용 및 저장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팀 크래커는 열분해 연료용 메탄(Methane)을 청정 암모니아로 전환할 예정이며 모든 크래커에 적용하면 이산화탄소 70만톤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6년까지 1만톤급 시험 분해로를 설치하고 2030년에는 수만톤급의 실증 분해로를 적어도 1기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원료 나프타(Naphtha)를 바이오매스 원료나 폐플래스틱 유화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약 20만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CR 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설비 도입에 앞서 열분해유를 크래커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이용‧활용 및 저장으로는 이산화탄소를 70만톤 감축할 계획이다.
스팀 크래커나 각종 부대설비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시킨 다음 액화 이산화탄소(LCO2)를 메탄올에 경유시켜 석유화학제품으로 유도하거나 인근에서 오사카가스(Osaka Gas)가 메타네이션한 메탄을 통해 도시가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규슈(Kyushu)대학과 공동 연구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분리‧포집, 변환‧고정화 기술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아울러 일본 동부지역인 게이힌(Keihin) 산업단지에서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과 연계하고 있으며, 서부지방에서도 인근기업들과 협력해 산업단지 차원의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원료‧연료 융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경기침체 및 원료‧연료 가격 폭등으로 탄소중립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환경이 개선되면 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사카가스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협력
미쓰이케미칼은 오사카가스와 이산화탄소 활용에서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2023년 5월 이즈미키타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양사 공장과 발전소 등에서 배출된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하고 메탄과 메탄올(Methanol) 등으로 재자원화해 CCU 처리한 후 땅속에 매장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사업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분리‧포집량은 최대 100만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 이후 CCU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집 대상은 미쓰이케미칼 오사카 공장의 플랜트, 보일러 뿐만 아니라 오사카가스의 이즈미키타 천연가스 발전소 등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이며, 이산화탄소 포집 후 메탄, 메탄올 등 원료로 재자원화할 예정이다.
메탄은 도시가스 원료로 사용되며, 오사카가스가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메타네이션해 유도한 후 인근 수요기업에게 공급할 방침이다. 메탄올은 미쓰이케미칼이 개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합성해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응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4년 3월 이전에 개념설계 및 경제성 시험을 마치고 4월 이후 사업화를 목표로 정부의 탄소중립 지원제도대상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양사는 2030년까지 CCU 사업화를 진행하며 CCS는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입기술 선정, 사업화 시기 등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분리‧포집은 화학흡수나 물리흡착 등 다양한 기술을 고려하고 있다.
코스모에너지, 정유공장을 플래스틱 CR 기지로 전환
코스모에너지(Cosmo Energy)는 탄소중립을 위해 외부와의 연계를 통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분리‧포집 기술을 정유공장에 적용해 석유정제 공정을 저탄소화하고 이산화탄소를 유가물로 변환하는 CCU는 2020년대 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코스모오일(Cosmo Oil) 중앙연구소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모에너지는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도입과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유공장에서는 기존 설비능력을 100% 활용하는 쇼트포지션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정유공장 통폐합 없이 탄소중립에 도전할 방침이다.
쇼트포지션 전략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석유정제 공정을 어떻게 저탄소화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모오일 중앙연구소가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SAF 사업화에 필요한 배수처리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동접촉분해(FCC) 장치를 대상으로 앞으로 예상되는 수요구조 변화와 투입 원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코스모오일은 FCC 장치를 폐플래스틱 CR 플랜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구소에 있는 FCC 파일럿 설비를 활용해 촉매 시험부터 평가까지 일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코스모에너지는 2023년 들어 외부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1월 도다(Toda)와 정유공장 및 석유화학 플랜트에 이산화탄소 분리‧포집 기술을 적용하기로 합의했으며, 도다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코스모오일 중앙연구소가 스케일업을 진행한다.
메탄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메탄 직접개질 프로세스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암모니아 등으로 에너지가 전환되면 메탄을 포함해 경질 가스 공급이 남아돌게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월에는 CCU 기술 개발을 위해 교토(Kyoto)대학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2020년대 사업화를 목표로 용융염전해를 활용하는 이산화탄소 고정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정유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앞으로 3년 동안 확인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고정화 기술은 수소를 투입할 필요가 없어 그린수소보다 더 이른 시기에 사업화가 이루어진다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범용성이 높은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슈난, 석유화학단지 전체를 탄소중립화
석유화학단지 차원에서 탄소중립에 도전하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야마구치현(Yamaguchi) 슈난시(Shunan)는 2023년 5월 슈난 탄소중립 구상과 슈난 석유화학단지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슈난 석유화학단지 전체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탈탄소, 탄소순환을 기본 방침으로 내걸고 있다. 암모니아와 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 및 탄소원으로 사용하는 미래형 석유화학단지를 완성하겠다고 선언해 주목된다.
탄소중립 구상 및 로드맵 작성을 주도하고 있는 슈난 석유화학단지 탈탄소 추진협의회는 탄소중립 시대에 필요한 프로세스와 요소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산관학 플랫폼으로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 도소(Tosoh), 도쿠야마(Tokuyama), 제온(Zeon) 등 석유화학단지 입주기업과 일본 화학공학회가 참여하고 있다.
기본 방침인 탈탄소 및 탄소순환은 에너지 탈탄소화, 원료‧생산제품 탄소중립화, 이산화탄소 고정화 및 활용(CCUS) 등을 통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목질 바이오매스 연료를 활용한 보일러로 혼소 혹은 전소를 실현하고 3단계에 걸쳐 암모니아 활용을 늘릴 방침이다.
2030년까지 보일러에서 암모니아 혼소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이데미츠코산이 100만톤 이상의 암모니아 공급체제를 정비하고 2단계로는 2040년까지 암모니아 전소 설비 확대를 추진한다. 2050년까지는 슈난 소재 수소‧암모니아 생산기지를 정비하고 야마구치현 내부 혹은 세토우치(Setouchi) 지역에 대한 암모니아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틸렌(Ethylene)과 다른 화학제품을 탄소중립화하기 위해서는 인공물 리사이클과 바이오매스로 제조하는 탄소순환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 화석연료 사용이 확대되면서 축소되고 있는 석유 베이스 나프타는 공급 대체 탄소원이 바이오매스, 폐플래스틱, 탄산칼슘 베이스 시멘트 제조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등으로 한정돼 있어 야마구치현에 있는 산림이나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활용한 바이오 나프타 및 가스, 알코올, 폐플래스틱, 도시 폐기물, CCU 등으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의회 참여기업들이 각각의 대체 탄소원별로 팀을 구성하고 실현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화학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석유 베이스 나프타를 탄소로 전환하면 무려 2600만톤에 달하는 반면 폐플래스틱 탄소량을 전량 리사이클해도 730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산림도 인공림만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1도 벌채 및 식림했을 때 2500만톤에 달해 높은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