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지스톤, CR·MR 기술 투자 확대 … 대체 천연고무 확보 추진
일본 브리지스톤(Bridgestone)이 지속가능한 타이어 밸류체인 선점에 나섰다.
브리지스톤은 2050년까지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지금의 2-2.5배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타이어 수요 증가를 충당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기존 개발·조달·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선형적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리사이클 및 솔루션으로 사업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타이어 리사이클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그린 이노베이션(GI) 기금 사업으로 CR(Chemical Recycle)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지스톤은 타이어 리사이클을 재생, MR(Mechanical Recycle), CR로 구분하고 있으며 재생 및 수리를 통해 타이어의 사용기간 장기화를 유도하고 폐기가 불가피한 타이어는 에너지 소비가 적은 MR을 먼저 시도한 다음 최종적으로 CR을 적용할 방침이다.
타이어는 2회 재생하면 신제품 3개 대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및 소재 사용량을 50% 감축할 수 있다.
사용한 타이어 성분의 대부분은 석유 베이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무 성분 중심으로 타이어로 재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브리지스톤은 △정밀 열분해를 활용한 CR △저온분해 열중합을 활용한 고수율 리사이클법 개발 연구에서 GI 기금을 지원받는다.
1번째 프로젝트는 사용한 타이어를 열분해해 유화하고 분해유로부터 리사이클 나프타(Naphtha)를 제조한 다음 화학제품으로 변환하는 프로젝트이며 브리지스톤이 전공정인 유화를 맡고 화학제품 제조는 에네오스(Eneos)가 담당할 계획이다.
브리지스톤은 촉매를 사용하지 않는 저온 열분해 기술 확립에 주력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수십만톤급 대형 설비에서 실증한 다음 2031년 이후 사업화할 계획이다.
2번째 프로젝트는 브리지스톤과 에네오스 뿐만 아니라 도호쿠(Tohoku)대학, 산업기술종합연구소, JGC도 참가하며 2030년까지 사용한 타이어를 유화해 이소프렌(Isoprene)을 선택적으로 제조하는 프로세스 확립에 도전한다. 이미 특정한 촉매를 사용하면 상온에서 제조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지스톤은 CR 프로세스로 획득하는 모든 소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으며 미국 델타에너지(Delta Energy)와 열분해 재생 카본블랙(Carbon Black) 회수 사업화에 성공했다.
또 미국 란자테크(LanzaTech)와 공동연구를 통해 CR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미생물 발효시켜 알코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알코올을 고무원료로 환원하는 기술도 검증할 계획이다.
MR 과정에서 리사이클을 위해 회수한 타이어를 파쇄해 혼합하면 기존 성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리사이클이 용이한 고무와 가교기술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주행 가능한 타이어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으며 저코스트화를 다음 과제로 주목하고 있다.
이밖에 브리지스톤은 타이어용 석유 베이스 원료를 재생자원 및 재생가능한 탈석유 자원으로 대체하는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천연고무의 원료인 파라고무나무의 수율 개선 및 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구아율(Guayule) 대량 재배를 통한 천연고무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타이어용 천연고무는 93%를 타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산 파라고무나무로부터 채취하고 있으나 급격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려하면 동남아 역시 병충해 리스크가 발생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브리지스톤은 AI(인공지능) 화상해석 기술을 활용한 병충해 응급처치 기술을 개발하고 천연고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통계수리연구소와
공동으로 빅데이터와 AI를 이용한 식재 최적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구아율을 활용한 천연고무 자원 다양화도 추진한다.
구아율은 식재로부터 3년이면 천연고무를 채취할 수 있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단백질 성분 함유량이 적으면서 사막지대에서도 소량의 물로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천연고무 자원으로 유망시되고 있다. 2022년에는 미국 인디카 레이스에서 구아율 고무 타이어로 주행에 성공했다.
브리지스톤은 이스라엘 유전자 해석 메이저 NRGene과 공동연구를 통해 확보한 구아율 우량품종을 일본 기린(Kirin)과 대량으로 증식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0년대 안으로 상용화할 방침이다.
천연고무 자원 뿐만 아니라 고무 보강재 실리카(Silica)를 대체하는 천연 베이스 왕겨 실리카 및 보강섬유로 나일론(Nylon) 대신 천연 베이스 PI(Polyimide) 4를 활용하는 기술, 가돌리늄(Gadolinium) 촉매를 활용한 천연고무 대체 합성고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