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A로 일본에 무관세 수출 가능 … 섬유용, 일본기업 영향력 약화
효성화학(대표 이건종)은 베트남 PP(Polypropylene) 플랜트를 통해 일본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자회사 효성비나케미칼(Hyosung Vina Chemicals)을 통해 베트남 남부 해안지방 바리아붕따우(Baria-Vung Tau)에서 2021년 PP 30만톤 플랜트 가동을 시작했다.
완공 후 일부 설비 결함으로 4-5번에 걸쳐 보수를 진행해 바로 풀가동하지 못했으나 2023년 8월부터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주력 수출기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화학은 PP/PDH(Propane Dehydrogenation) 사업에서 영업적자가 2021년 4분기 254억원, 2022년 1분기 546억원, 2분기 949억원, 3분기 1396억원으로 계속 확대됐고 2023년 1979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 영업이익 역시 2023년 마이너스 1913억원으로 적자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채비율은 4941%로 약 2300%포인트 상승했고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2조1475억원 중 대부분이 효성비나케미칼의 수익 악화에 따른 부채로 파악되고 있다.
효성화학은 2023년 1월 중순 총 1200억원의 회사채 수요 예측에 나섰으나 접수된 주문이 하나도 없었고 6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회사채 신용등급을 A0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2023년 2분기 토지 재평가를 시행해 자본 1500억원을 확충하고 3분기 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영업적자가 누적되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효성중공업이 1300억원, 효성첨단소재는 1200억원, 효성티앤씨는 500억원의 어음을 발행하며 효성화학 지원에 나섰으며 효성그룹 차원에서도 2024년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는 만큼 회사채 발행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추진하고 있는 삼불화질소(NF3) 등 특수가스 사업부문 매각 역시 효성비나케미칼로부터 확대된 재무구조 악화 개선을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효성비나케미칼의 PP/PDH 사업은 프로필렌(Propylene)-프로판(Propane) 스프레드 기준이 국내와 다르고 최근 정기보수 및 설비 교체 후 PDH 60만톤과 PP 30만톤 모두 가동률을 안정화해 영업적자를 17억원 선에서 방어함에 따라 조만간 수익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 수출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된다.
효성화학은 PP를 국내와 베트남(효성비나케미칼)에서 모두 생산하나 국내 플랜트 생산제품을 일본에 직접 수출하면 6.5%의 관세가 부과되는 반면, 효성비나케미칼 생산제품은 베트남이 일본과 EPA(경제동반자협정)를 체결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일본은 PP 생산능력이 2023년 262만톤에 달했으나 2024년 프라임폴리머(Prime Polymer)가 이치하라(Ichihara) 20만톤을, JPP(Japan Polypropylene)가 요카이치(Yokkaichi) 8만톤을 가동 중단함으로써 앞으로 신증설 투자가 진행돼도 총 생산능력이 274만톤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PP 메이저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이 재생 PP, 프라임폴리머와 JPP가 GFRPP(Glass Fiber Reinforced PP) 등 고기능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수익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섬유 생산기업 중 부직포 원단부터 중국산 등 수입제품을 조달하는 곳이 늘고 있어 범용 및 준고기능 분야에서는 고도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는 일본기업 대신 효성화학이 틈새수요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화학이 생산한 PP는 일본산보다 저가이지만 일본산과 비슷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일본 섬유기업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섬유용 PP 출하량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며 2020년 9만2321톤을 기록했으나 2021년 코로나19 특수가 줄어 8만8186톤으로 감소했고 2022년에는 기저귀 등 일본산 위생용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용 부직포 투입량이 급감한 영향으로 6만7405톤에 그쳤다.
일본산 기저귀는 고품질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렸고 수출 수요가 상당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관광객 수가 급감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한 중국 브랜드 기저귀를 선호하게 됨에 따라 예전만큼의 수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