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석유화학산업은 장기간 이어진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산업 전체 이익액은 2022년까지 전년대비 30%의 성장률을 나타냈으나 2023년 20% 수준 급감했고, 특히 범용제품은 공급과잉이 심화되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석유화학산업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국영 석유화학기업 사이노펙(Sinopec)은 에틸렌(Ethylene) 신증설 투자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며 중국 정부가 기초소재 뿐만 아니라 고부가 유도제품까지 자체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냄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받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4사, 수익 악화 심각하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에틸렌 수출량 중 60%를 중국에 내보내 중국의 성장 둔화 및 수요 침체에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23년 석유화학 수출액은 457억달러(약 61조1694억원)로 전년대비 15.9% 감소했고 중국 수출액이 170억달러(약 22조7545억원)로 17.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요 석유화학기업 4사는 일제히 수익이 악화됐다.
LG화학은 2023년 전체 매출이 55조2498억원으로 8.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조5292억원으로 15.1% 감소했고 석유화학 사업은 영업적자 143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이 19조9491억원으로 1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332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으나 석유화학 사업에서만 영업적자 2449억원이 발생했다.
한화솔루션은 매출이 13조2887억원으로 2.7%, 영업이익은 6045억원으로 37.4% 급감했으며 석유화학 사업은 매출이 5조974억원으로 13.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95억원으로 89.9% 급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3년 매출이 6조3223억원으로 20.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590억원으로 68.7% 급감했다.
국내 석유화학 4사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및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신증설에 따른 수요 위축 및 판매가격 하락으로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수익 악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체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은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며 배터리 소재, 친환경‧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규모화 성공했지만 수익성 악화일로…
중국은 화학산업 규모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으나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석유화학 및 화학산업 전체 매출액은 15조9500억위안으로 1.1% 감소했으며 이익총액은 8733억위안으로 20.7% 급감했다.
석유‧천연가스 부문은 2022년 호조를 누렸으나 2023년에는 매출이 1조4393억위안으로 3.9% 감소했고 이익액은 3010억위안으로 15.5% 급감했다.
석유정제 부문은 매출이 4조9572억위안으로 2.1% 증가했으며 이익액은 656억위안으로 192.3% 폭증했다. 2022년 한차례 침체를 겪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화학산업 부문은 매출이 9조2712억위안으로 2.7% 감소하고 이익액은 4862억위안으로 31.2% 줄어 전체 이익총액 급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농약 이익액이 62.2%, 기초화학제품은 50.6%, 화학비료와 합성소재 역시 각각 29.2%와 21.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유‧천연가스 생산량은 4억톤으로 3.9% 증가했으며 원유 가공량은 7억톤으로 9.3% 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주요 화학제품 생산량은 에틸렌이 3189만톤으로 6.0%, 황산이 9580만톤으로 3.4% 증가하는 등 기초제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본격화돼 7억톤으로 6.0% 늘었다.
원유‧천연가스 소비량은 11억톤으로 8.0% 증가했으며 기초화학제품 소비량 역시 6.2% 증가했다. 에틸렌이 5.7%, 메탄올(Methanol)은 8.0%, 가성소다(Caustic Soda)는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학원료 평균 가격은 주요 무기화학 원료 49개 품목 중 41개에서 하락했고 유기화학 원료 역시 72개 중 65개에서 하락해 수익은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CPCIF는 수출가격 하락이 2023년 화학산업 수익 악화에 상당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은 화학산업 수출입액이 2023년 9522억달러로 9.0% 감소했으며 일부 화학제품은 수출가격이 폭락해 2022년과 비슷한 양을 수출하고도 수출액은 10.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성장 선언했지만 국내 수혜는…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 육성을 선언했으나 화학제품도 자국 생산제품 채용을 우선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석유화학산업에는 호재가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화학산업을 포함해 전체 수출액이 2023년 14조위안으로 4.0% 감소함에 따라 내수시장 고도화 및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23년에는 내수 축소가 예고돼 공급과잉이 심화되며 수출에 주력함으로써 수익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무역마찰 등으로 수출 확대가 여의치 않았고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 아래 내수시장부터 확대한 후 수출량 확대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12월 베이징(Beijing)에서 진행한 중앙경제정책회의에서는 2024년 소비 촉진 및 경제 회복과 관련된 정책 방향을 공개하며 내수시장의 중심을 그린‧스마트제품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가전산업은 리사이클 체제까지 확립해 이산화탄소(CO2) 감축에 기여하고 자동차는 신차 판매를 중심으로 지원하나 중고차 유통망을 확대하거나 소재 리사이클 플랫폼도 정비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경제 회복 관련 계획은 수출량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터리 수출 침체에 AI 적용…
국무원은 2023년 무역규모가 41조위안으로 0.2% 증가에 그쳤으며 수출은 23조위안으로 0.6%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품목별 수출량에서는 희비가 교차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EV) 시장이 침체돼 LiB(리튬이온전지) 수출량은 36억개로 3.8% 감소했으나 전체
자동차 수출량은 522만대로 57.0% 급증했고,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수출량이 13만대로 46.0%, 전기자동차는 154만대로 6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전지(PV)는 수출량이 56억대로 38.0% 급증한 반면, 최근 가격이 하향안정화된 영향으로 수출액은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상무부는 수출 확대를 위해 생산 코스트 감축 및 효율화를 지원하며 의류, 가구, 가전, 전기자동차, LiB, 태양전지 등을 주요 수출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iB는 수출 시 위험화물로 취급해 세관 포장과 안전검사 관련 결과서 제출이 요구되며 일반 화물보다 수출 소요시간이 길다는 한계가 있어 선전(Shenzhen) 세관처럼 검사 프로세스 최적화를 위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기능제품 중심 구조재편만이 살 길…
CPCIF는 2024년을 중국 석유화학산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할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산업은 오래 전부터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이 문제로 지적됐고 중국 정부도 하이엔드 소재 및 신소재 개발이 더디다는 점에서 2016년 이후 고기능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범용제품 생산능력이 대폭 증가했으며 범용제품과 고기능제품 간 생산능력 격차가 예전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PCIF는 중국 석유화학산업이 범용제품 공급과잉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PA
(Polyamide) 66와 반도체 제조용 폴리실리콘(Polysilicon) 등 하이엔드 화학제품 소비량을 늘려 설비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LiB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주요 배터리 소재는 현재 추세로 신증설 투자를 진행하면 2025년 공급이 수요를 12배 상회하는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가 도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요에 맞추어 생산 확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석유정제 분야는 2025년까지 에너지 절감, 탄소 배출량 감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곳을 중심으로 가동중단 및 폐쇄를 진행함으로써 미정제유 생산량을 10억톤 이내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생산능력 200만톤 이하의 소규모 정유공장은 정부가 에너지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지 판단한 후에 승인함으로써 난립을 막아야 하며 생산능력 1000만톤급의 정유공장이 전체 정유공장 중 차지하는 비중을 55%까지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이노펙, 2028년까지 에틸렌 1000만톤 확대
사이노펙은 에틸렌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사이노펙은 중국 정부가 2030년 탄소 피크아웃을 달성하기 위해 2026-2030년 추진할 차기 5개년 계획에서 에틸렌 신증설 허가 제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유공장 고도화와 올레핀, 아로마틱(Aromatics), 유도제품까지 석유화학 체인 전반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중국의 에틸렌 실효 생산량이 5000만톤대 후반에 달한 가운데 사이노펙의 생산량이 약 1500만톤으로 30.0% 수준을 차지했고 2028년에는 전체 에틸렌 생산량이 7000만톤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이노펙이 1000만톤 이상을 추가 건설함에 따라 상당 비중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이노펙은 최근 에틸렌 생산 확대를 위해 사우디 등 해외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원료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톈진(Tianjin) 남항 산업단지에서는 2023년 말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톤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완공했으며 2024년 POE(Polyolefin Elastomer) 등 유도제품 플랜트 11기를 건설하고 있다.
영국 이네오스(Ineos)로부터 출자를 받았으며 유도제품 중 하나인 HDPE(High-Density Polyethylene)는 이네오스 기술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톈진에서 사빅(Sabic)과 에틸렌, PC(Polycarbonate) 합작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빅 모회사인 아람코(Saudi Aramco)와는 에틸렌 생산능력 180만톤의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쑤성(Jiangsu) 난징(Nanjing)에서는 바스프(BASF)와 50대50으로 설립한 합작기업인 BASF-YPC를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 100만톤의 No.2 NCC를 건설하고 있으며 프로필렌(Propylene)은 50만톤 생산해 유도제품 원료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밖에 광둥성(Guangdong) 잔장(Zhangjiang)에서는 쿠웨이트와 합작투자로 기존 일체화 컴플렉스 확장을 위한 환경영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원유 처리능력을 하루 45만배럴, 에틸렌 생산능력은 180만톤으로 각각 2배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정유공장도 화학 플랜트로 전환
사이노펙은 내륙부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연료 생산량을 줄이고 화학제품 원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허난성(Henan) 뤄양(Luoyang)에서는 자회사 Luoyang Petrochemical를 통해 PA66 메이저 Pingmei Shenma Group과 함께 정유공장과 석유화학 플랜트를 연결해 경쟁력 및 환경성을 높이는 공사에 착수했다.
Luoyang Petrochemical의 정유공장과 석유화학 플랜트가 황하 북안에 위치했기 때문에 황하보호법에 따라 생태보전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이노펙은 2023년 말 후난성(Hunan) 웨양(Yueyang) 지방정부로부터 정유공장 고도화 및 석유화학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생태환경부 승인을 취득했으며 조만간 착공할 예정이다.
약 360억위안(약 7조2000억원)을 투입해 원유 정제장치를 일부 재정비하고 에틸렌 생산능력 100만톤의 NCC를 건설하며 EVA(Ethylene Vinyl Acetate) 40만톤 등 유도제품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이노펙의 산둥성(Shandong) 소재 자회사 Qilu Petrochemical은 기존 상압‧감압 증류장치와 에틸렌 크래커를 증설해 원유 처리능력을 일일 45만배럴, 에틸렌 생산능력은 180만톤으로 확대하는 일체화 투자를 진행한다.
Qilu Petrochemical은 1966년 성리(Shengli) 유전 개발을 통해 얻은 원유를 처리하기 위해 출범한 자회사이며 최근에는 정부 탄소중립 정책에 맞춘 화학제품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 저장성(Zhejiang) 닝보(Ningbo)와 광둥성 마오밍(Maoming)에서도 각각 에틸렌 신증설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닝보에서는 자회사 Zhenhai Refining & Chemical을 통해 No.3 NCC를 건설하고 에틸렌 생산능력을 370만톤으로 확대하며 아로마틱과 부타디엔(Butadiene) 추출설비 등을 추가로 건설해 POE를 포함해 총 18종의 유도제품 생산에 나선다.
마오밍에서는 Maoming Petrochemical의 기존 NCC 중 소규모 분해로는 가동중단 및 해체하고 에틸렌 생산능력 100만톤의 신규 분해로를 건설함으로써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을 160만톤으로 확대하며 아로마틱 및 부타디엔 추출 플랜트, PE(Polyethylene) 등 유도제품 플랜트도 함께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국내 석유화학 4사 영업실적(2023),중국 화학산업 매출‧이익(2023), 중국의 화학 생산·소비 증감률(2023), 중국의 에너지·화학제품 수입 증감률(2023), 중국의 에너지·화학제품 수출 증감률(2023), 중국의 하이엔드 화학제품 수급 예상(2025), 중국의 배터리 시장점유율(2025),중국의 화학제품 수급 변화(2023) -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