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은 mRNA가 면역체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킨 것으로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상용화됐다.
2023년에는 mRNA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커털린 커리코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 수석 부사장과 미국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mRNA 연구진들은 대규모 임상을 단기간에 실시해 상용화 후 현재까지 세계 인구 약 70%가 접종받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 아이진, 에스티팜 등이 mRNA 코로나 백신 임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팬데믹 종료와 함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mRNA 백신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일본은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mRN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목표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슈도우리딘 대체하며 상용화 기반 마련
mRNA는 생체가 단백질을 만들 때 필요한 설계도(유전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유전정보는 4종류의 염기 배열로 결정되며 염기 배열 설계나 합성을 공업화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목표 단백질을 생체 내부에서 만들 수 있다면 질병 예방, 치료 등 의약품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합성 mRNA를 인체에 그대로 주입하면 인체가 이물질로 간주하고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의약품으로 사용할 수 없으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는 2005년 4종의 염기 중 우리딘(Uridine)을 슈도우리딘(Psudo-Uridine)으로 대체하면 mRNA를 인체에 주입해도 생체 내 면역수용체에 붙잡히지 않으며 염증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슈도우리딘이 mRNA 베이스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됐으며 미국 써모피셔사이언틱(Thermo Fisher Scientific)과 일본 야마사(Yamasa)가 의약품용 슈도유리딘 대량생산을 맡았다.
체내에서 분해되기 쉬운 mRNA가 분해되지 않도록 말단에 캡(Cap) 구조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은 일본 니가타(Niigata)약과대학의 후루이치 야스히로 교수가 1970년대에 발견한 것이어서 mRNA 백신 상용화까지 일본 연구자들의 공헌이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캡 구조를 부여하기 위한 시약은 현재 미국 트리링크(TriLink BioTechnologies)가 독점하고 있으며 일본 자체적으로는 글로벌 mRNA 시장에서 초반에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유럽 중심 서플라이체인 형성
mRNA는 코로나 백신 상용화 이후 서플라이체인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mRNA 제조 프로세스는 간략히 △배양기술을 사용한 플라스미드 DNA(pDNA) 설계‧제작 △플라스미드 DNA에서 효소 합성을 통해 mRNA 전사 △지질나노입자(LNP) 등 약물 전달 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을 활용한 제제화로 구분된다.
pDNA 제작 시 사용하는 효소 소재는 스위스 로슈 다이아그노스틱스(Roche Diagnostics) 등 유럽‧미국기업이 주력 공급하고 일본에서 다카라바이오(Takara Bio)가 진출을 선언했으며 CDMO 분야에서 독일 머크(Merck)와 일본 AGC, 가네카(Kaneka) 등이 경쟁하고 있다.
pDNA를 mRNA로 전사 합성할 때 사용하는 효소 시약 역시 로슈 다이아그노스틱스 포함 유럽‧미국기업이 주도권을 잡고 있으나 CDMO 분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Lonza)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다카라바이오가 최근 공장 증설을 마쳤으며, 벤처기업 알카리스(Arcalis)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제제화에 사용하는 LNP 원료는 독일 에보닉(Evonik)과 일본 NOF가 메이저이고, 제제화는 머크와 미국 사이티바(Cytiva), 후지필름(Fujifilm) 등이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알카리스는 2024년까지 mRNA 원액부터 LNP 봉입까지 일관체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열풍 식으며 국내 연구 침체
유럽‧미국 바이오기업들은 mRNA 백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2023년 10월까지 세계적으로 승인을 받은 mRNA 의약품은 화이자(Pfizer), 모더나(Moderna), 다이이치산쿄(Daiichi-Sankyo)의 코로나 백신 3종뿐이나 mRNA 백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용하면 기존 플랫폼 기술로는 개발이 쉽지 않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결핵 등 후속 감염병 백신 연구개발(R&D)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9월19일 기준 세계적으로 임상 단계에 있는 감염병 및 암 백신, 난치병 치료제용 mRNA 개발 프로젝트는 120개에 달했으며 모더나, 바이오엔테크, 큐어백(CureVac)이 선두주자로 화이자, 제넨텍(Genentech) 등 글로벌 제약 메이저와 협업하고 있다.
커털린 커리코 바이오엔테크 부사장 역시 코로나 백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암을 포함해 mRNA 백신 임상 속도를 가속화함으로써 인류 건강 수호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아 202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 백신 분야에서는 현재 모더나와 머크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대상으로 최종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 아이진, 에스티팜이 mRNA 코로나 백신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 면역증강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재조합단백질 백신인 유코백-19 임상3상 중간결과를 성공적으로 확보했으며, 아이진은 mRNA 기반 코로나 백신 임상 1/2a상 연구에 진입했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를 겨냥한 mRNA 백신 임상1상을 최근 완료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또 다른 백신 임상1/2a에 대한 시험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mRNA 백신·치료제 기술·플랫폼 개발 등 의료용 신물질 안전성에 대한 첨단 평가기술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2023년 하반기 이후 코로나 백신 개발 열풍이 식었고 끊임없는 변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mRNA 백신 개발에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차세대 백신에 암 정복까지 도전장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mRNA 플랫폼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백신 개발에 일반적으로 10년이 걸리는 가운데 모더나, 화이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mRNA 백신을 빠르게 개발해 11개월만에 상용화한
것은 60년 이상의 기초연구 덕분이라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mRNA는 DNA 단백질 생성 메커니즘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mRNA의 존재를 처음으로 규명한 1961년 학계에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1976년 커털린 커리코가 mRNA를 바이러스 퇴치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초 mRNA 치료법이 처음 발견돼 200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들이 현재 백신 기술의 기반이 되는 연구를 논문에 게재했다.
반면, 국내에서 백신에 mRNA를 사용한 사례는 전무한 수준이며 미국에 기술력이 30년 가량 뒤쳐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은 바이오산업 투자를 확대하며 mRNA 백신에 성공했고, 특히 일본은 다이이치산쿄를 통해 2023년 8월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까지 받았다.
일본에서는 메이지세이카(Meiji Seika Pharma)와 오사카(Osaka)대학 미생물 질병 연구회 등이 접종량을 줄여도 기존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차세대 mRNA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암 백신 분야에서도 mRNA 신약 개발 벤처 나노캐리어(Nano Carrier)가 나노mRNA(Nano mRNA)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본격 착수했을 뿐만 아니라 나고야(Nagoya)대학 벤처기업 크래프튼(Crafton Biotechnology)이 설립될 만큼 기초연구 축적이 착실히 이루어지고 있다.
AGC, mRNA용 플라스미드 DNA 생산 확대
일본은 mRNA 백신 자체 뿐만 아니라 관련 원료 공급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AGC는 현재 독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서 mRNA 의약품 및 유전자 치료제 원료용 pDNA를 생산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공급실적을 확보한 상태이다.
최근에는 2024년까지 치바(Chiba)에서 pDNA를 사업화함으로써 일본 수요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고 선언했다.
AGC 치바공장은 저분자 의약품, 미생물‧동물세포 베이스 바이오 의약품 원액 CDMO를 위한 곳이며 기존 배양공정 설비를 응용하고 일부 전용 정제공정을 도입함으로써 pDNA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pDNA는 세균의 세포 내에 염색체와 별도로 존재하면서 독자적으로 복제‧증식할 수 있는 염색체 이외 원형 DNA 분자로 목적 유전자를 조합해 세포에 원하는 기능을 갖게 하는 유전자 벡터로 사용된다.
아데노 수반 바이러스(AAV) 등 바이러스 벡터 발현용, 유전자 치료제, mRNA 백신 및 치료약 원료로도 사용되나 생산기업이 한정돼 있어 수급이 타이트한 상태이다.
AGC는 2023년 독일공장을 증설하고 mRNA 전용 CDMO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일본에서는 치바공장의 뒤를 이을 2번째 바이오 기지로 요코하마(Yokohama) 기술센터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pDNA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코하마 공장에 동물세포 사용 배양조 등을 설치해 항체 의약품, mRNA 의약품, 유전자‧세포치료제 생산을 시작하면 치바공장은 pDNA 생산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원액부터 이어지는 일관체제를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GC는 일본, 유럽, 미국 CDMO 사업장에서 저분자 의약품, 항체 의약품, 유전자‧세포치료 등 모달리티(Modality) 폭을 넓히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태리에서 공장을 인수하고 유전자‧세포치료제 공장으로 상용 프로젝트 수주를 늘리고 있으며 미국공장은 바이러스 벡터 부유배양 장치를 증설하는 등 설비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