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수처리로 국제인증 최고등급 … SK, 재활용에 400억원 절감
국내 반도체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는 미세조류를 활용해 바이오 항공유를 개발한다.
반도체 공장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수처리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IT 전문지 테크레이터 등 해외언론은 반도체산업에서 수자원 공급 문제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삼성전자의 수자원 재활용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기후 변화로 수자원 부족 우려가 확대되며 수자원 집약적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재활용 기술이 관련 산업에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한 물을 내부적으로 재사용하고 외부에서 재활용된 물도 공장으로 끌어다 쓰는 사례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물은 정수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재활용된 물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삼성전자는 멤브레인 필터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공장에서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물을 정화해 쓰고 있으며 일반 수자원 사용량을 최소화하며 반도체 생산공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국제수자원관리동맹(AWS: Alliance for Water Stewardship)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사업장을 기존 1개에서 7개로 확대했으며 중장기적으로 2030년 물 사용량을 2021년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초로 재활용 네온(Ne) 가스를 반도체 공정에 투입할 예정이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공정의 핵심 소재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격이 2021년 리터당 59달러에서 2022년 1613달러로 40배 넘게 폭등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안을 야기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재활용 네온가스를 반도체 공정에 투입하고 자체 수요의 75%를 재활용 네온가스로 충당할 계획이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네온가스를 재활용함으로써 희귀 소재 조달 부담을 낮추고 탄소배출량도 감축할 방침이다.
또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룰 위해 다른 핵심 소재를 재활용하는 연구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관계자는 “재활용을 통해 네온가스 순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최대 92% 줄일 수 있다”며 “국내 소재 생산기업과 협력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견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 역시 네온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해 네온 회수율 73%에 도달했으며 정제수율을 개선해 77%까지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네온 재활용 기술을 반도체 팹에 적용하면 연간 400억원 수준의 네온 구매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기업 TEMC(대표 유원양)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기술성과 사업성 검증을 마치고 생산라인 적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게 세계 최초로 반도체 공정용 재활용 네온가스를 공급헐 예정이다.
TEMC는 2015년 특수가스 시장에 진출한 후 기술 내재화로 소재를 완전 국산화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네온가스 추출부터 정제까지 모두 진행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있고 글로벌 반도체 관련기업들이 네온가스 재활용 기술에 주목하고 있어 미래 수익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연구진은 유기용매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나노여과 분리막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 유영민 화학공정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강한 고분자인 PBI(Polybenz Imidazole)를 이용해 고성능·고내구성 유기용매 나노여과 분리막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유기용매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실리콘(Silicone) 웨이퍼나 화장품처럼 고순도 물질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의약품 합성, 기초화학 원료 생산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나 최종공정에서 중간에 사용된 유기용매를 가열해 증류하거나 분리막으로 걸러낼 때 버려지는 양이 매년 200만톤을 상회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기존 분리막 소재 PI(Polyimide)는 강산성이나 강알칼리성 유기용매에 닿으면 쉽게 손상되고 유기용매를 투과시키는 정도와 용매에 섞인 특정 물질을 걸러내는 선택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PBI 분리막을 이용한 나노여과 방식은 더 다양한 유기용매 분리에 적용할 수 있으며 특히 독성이 강해 기존 분리막으로 여과하기 어려웠던 유기용매의 분리·정제 과정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고분자로 분리막을 만든 뒤 추가 화학반응을 통해 내구성과 용매 분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후가교 방법을 새로 개발했으며, 수입률이 높은 유기용매의 재사용률을 높여 경제성을 높이고 독성이 강한 유기용매의 폐기량을 줄여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BI 나노여과 분리막은 최적화를 거쳐 2026년경 상용화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