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 위기에서 탈피할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중국 등의 보호무역 강화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됐던 범용제품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이 2020년 3200만톤에서 2022년 4600만톤으로 급증하며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등극했으며 2025년에는 에틸렌 포함 기초유분 자급률이 1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화학‧롯데케미칼‧YNCC, 일제히 영업적자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빠른 속도로 자급률을 높이고 미래 성장시장으로 주목했던 동남아까지 최근 수요 정체에 빠져 수익성 악화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4년 1분기에는 에틸렌-나프타(Naphtha)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하회하면서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 에틸렌 생산능력 기준 석유화학 메이저 3사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1조60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7% 급증했으나 영업이익은 2646억원으로 67.1% 격감했고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4552억원, 영업적자 312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508억원, 2분기 마이너스 127억원에서 3분기 366억원으로 흑자를 냈으나 4분기 다시 마이너스 117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2023년 마이너스 1430억원으로 적자에서 탈피하지 못한데 이어 2024년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조861억원으로 0.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353억원으로 적자 폭이 1100억원 가까이
확대됐고, 특히 기초소재사업과 롯데티탄(Lotte Chemical Titan), LC USA, 롯데GS화학을 포함하는 기초화학 부문은 매출액 3조5489억원, 영업적자 1304억원을 기록했다.
기초소재 사업은 2023년 2분기 마이너스 828억원, 3분기 마이너스 242억원, 4분기 마이너스 1664억원으로 2023년 영업적자 2449억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천NCC는 2019-2021년 영업이익이 3000억원 이상에 달했으나 중국발 공급과잉 및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로 2022년, 2023년 각각 3867억원, 238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4년 1분기 역시 346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20년대 초 중국 수출을 목표로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한 곳들이 많아 타격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수익 개선을 위해 2021년 완공한 여수 No.2 NCC(에틸렌 생산능력 80만톤)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LG화학의 희망가격과 쿠웨이트 석유공사 KPC 제시가격 간 차이가 약 1조원 가까이에 달해 협상이 결렬됐고, 롯데케미칼은 롯데티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KPC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 6사, 영업이익 증가 전망
일본 화학기업들은 반도체 소재 호조를 통해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주요 화학기업 7사는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반도체 소재를 포함해 일부 사업에서 호조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불황이 계속되고 있으나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을 제외하고 주요 6사가 모두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특히, 4사는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반도체 소재 외에도 헬스케어, 자동차 분야가 주요 수익원이 되고 석유화학 사업도 일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2024회계연도 영업이익이 29.9%,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27.9%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회계연도에 영업적자 1490억엔을 기록한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또한 2024회계연도에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V자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가 성장 견인차 역할
일본 화학기업들은 2023회계연도에 중국 경기침체로 수익이 대거 악화됐으나 최근 반도체 포함 전자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수익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고 확신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2022년 하반기부터 침체됐으나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일부제품은 수요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평가되며 최종 수요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2024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시장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소재 분야 침체에 큰 영향을 미친 스마트폰 역시 수요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등 디스플레이 소재도 하반기 이후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 등 자동차용 소재를 주력 공급하는 화학기업들은 자동차부품용 수지와 복합소재, 내장재 등의 판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자동차(EV) 분야는 최근 성장세가 둔화됐고 LiB(리튬이온전지) 소재 수요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생명과학 영역은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농약은 일부 지역에서 유통재고 조정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했으나 2024년 시장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많은 화학기업들이 2023회계연도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석유화학 사업은 공급과잉 상황에 큰 변화가 없으나 일부 원료가격이 하락하면서 스프레드가 개선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가성소다(Caustic Soda), PVC(Polyvinyl Chloride) 등 CA(Chlor-Alkali)는 최근 가격이 저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되며 주요 생산기업들은 가동률이 올라가지 않아도 코스트 상승분을 억제할 수 있도록 설비 재정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 관련 프로젝트도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스팀 크래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동쪽 게이요린카이(Keiyo Rinkai) 단지에서는 미쓰이케미칼과 스미토모케미칼,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 3사가, 서쪽에서는 아사히카세이와 미쓰이케미칼,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이 그린화 전환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개별 스팀 크래커를 폐쇄하고 상호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제마진‧시황 개선 타고 수익 “순풍”
중국 화학기업들은 영업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 1분기에는 판매량 및 수출량을 확대하면서 기초원료 가격 상승을 타고 매출 및 영업이익이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2024년 하반기 이후 정제마진이 개선된다면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일체화 컴플렉스를 가동하고 있는 화학기업의 수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관련 화학소재 수요도 회복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생산기업 집약에 따른 일시적 회복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화학기업 Rongsheng Petrochemical은 2023년 하반기부터 수익 개선이 본격화되며 26억위안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데 이어 2024년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수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저장성(Zhejiang) 저우산시(Zhoushan)에서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일체화 컴플렉스를 가동하고 있는 자회사 Zhejiang Petrochemical이 수익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Zhejiang Petrochemical은 2023년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와 SM(Styrene Monomer), 부타디엔(Butadiene), 합성고무 플랜트를 신규 가동한데 이어 2024년 1분기 신규 가동제품 시황이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동남아에 대한 합성수지 수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수익이 대폭 개선됐다.
최근 고기능 수지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Rongsheng Petrochemical의 수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민영기업 일제히 영업이익 증가
Hengli Petrochemical은 2024년 1분기 영업이익과 최종이익이 모두 2배 이상 급증했다.
합섬원료 P-X(Para-Xylene), SM 등 다롄(Dalian) 일체화 컴플렉스의 주요 생산제품과 초산(Acetic Acid), 아디핀산(Adipic Acid), 암모니아(Ammonia) 시황이 안정된 가운데 원료탄 가격이 하락해 코스트 절감 효과까지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다운스트림 역시 폴리에스터(Polyester) 섬유와 필름 분야에서 부동산과 각종 공업용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익 개선이 진전된 것으로 평가된
다.
반면, 마찬가지로 일체화 컴플렉스를 가동하고 있는 Dongfang Shenghong은 2023년 컴플렉스를 본격 가동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으나 2024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90% 이상, 최종이익은 약 70% 급감했다.
최근의 수익 악화는 30만톤을 가동하고 있는 EVA(Ethylene Vinyl Acetate)의 가격이 경쟁 심화로 급락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화동지역에서는 EVA 가격이 약 30% 급락했다.
Satellite Chemical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증가했고 최종이익은 약 50% 급증했다.
ECC(Ethane Cracking Center) 2기를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원료 에탄(Ethane) 가격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며 코스트 감축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Satellite Chemical은 최근 반도체 세정용으로 사용되는 과산화수소 생산을 시작했으며, 자회사를 통해 반도체 봉지재에 사용하는 에폭시수지(Epoxy Resin) 원료 ECH(Epichlorohydrin) 40만톤을 가동해 신제품 판매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은 2023년 중반부터 불황이 이어지며 IPO(기업공개) 연기 및 단념 소식이 잇달았고 경영난에 빠진 중소기업이 속출했다.
이후 국영‧민영기업을 가리지 않고 사업규모가 작은 곳부터 도태 및 집약이 이루어졌으며 화학산업 역시 재편이 진행되며 수익 개선이 진전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2분기 역시 화학 메이저 대부분이 호조를 누린 것으로 추정되나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상승해 정제마진이 압박을 받는다면 수익 개선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4월 한때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축소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화학기업의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합섬원료와 폴리에스터 시장 동향이 실질적으로 수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국내 석유화학 메이저의 영업실적 변화,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일본 화학 7사의 영업이익 동향, 일본 화학 7사의 영업실적 전망(2024회계연도) , 중국 민영 화학기업 영업실적(2024.Q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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