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인트산업은 글로벌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특수 페인트 매출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인트는 고도의 기술 집약이 요구되는 정밀화학산업으로 다운스트림인 건설, 철강, 금속, 자동차, 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종 마감재로 관련제품을 미장·보호하고 수요기업과 소비자가 요구하는 색상 및 특수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시장은 1980년대 초반 건설, 전자, 통신, 관광 등 다양한 산업 부문 투자에 따른 페인트 수요 증가로 현재 약 4조원 수준까지 확대됐으나, 최근 건설 수요 감소 및 내수 시장의 성장 한계로 목공·건축용 페인트 수요가 정체됨에 따라 특수 페인트 매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폭우 대비용 차열·방수페인트, 우주항공용 실란트 소재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페인트 시장은 현재 KCC,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조광페인트 등 5사가 전체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가운데 제조공정이 단순하고 소규모 자본으로 시장 진입이 가능한 특성으로 군소기업 약 150여사가 양립하고 있다.
KCC는 국내 1위 페인트 생산기업으로 시장 점유율이 2022년 32.2%에서 2023년 35.1%로 오른 후 2024년 1분기 35.4%로 추가 상승했다.
조광페인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22년 6.0%에서 2023년 5.4%로 떨어졌으나 2024년 1분기 5.6%로 소폭 상승했으며 강남제비스코 역시 2022년 7.9%에서 2023년 7.0%로 떨어진 후 2024년 1분기 7.2%로 소폭 회복했다.
노루페인트는 2022년 16.0%에서 2023년 15.3%로 떨어진 후 2024년 1분기 14.8%로 추가 하락했고 삼화페인트 역시 2022년 12.9%에서 2023년 12.2%로 떨어진 후 2024년 1분기 12.0%로 추가 하락했다.
KCC, 국내 최초 국방 함정용 “국산화”
KCC(대표 정몽진·정재훈)는 함정의 스텔스 성능을 개선하는 차열페인트를 개발했다.
KCC는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함정용 고내후성 차열페인트를 개발했다.
미국, 영국 등은 함정의 가열된 선체에서 발산되는 적외선(IR)을 감소시켜 스텔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내열성과 내후성이 뛰어난 차열페인트를 함정 외부 도장의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함정 외부도장용 특수 페인트는 기술 보호 대상인 국방 관련 물품으로 분류됨에 따라 해외제품을 국내 함정에 사용하지 못했다.
KCC의 차열페인트는 선체 온도 상승의 주요 원인인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높은 비율로 반사함으로써 함정 표면의 온도 상승을 방지하며 외국제품보다 반사율이 높아 차열 성능이 30% 이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폴리실록산(Polysiloxane) 수지를 적용해 햇빛, 온도, 습도 등 각종 기후에 견디는 내후성이 높고 오염에 강하며 기존 에폭시(Epoxy)계 대비 색상 및 광택이 2배 이상 오래 유지돼 유지보수를 위한 도장 횟수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 온도를 낮추어 냉방 에너지 사용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페인트, 에너지 절감에 도시 열섬화 방지
삼화페인트(대표 류기붕·배맹달)는 에너지 절감형 차열 페인트로 기능성 페인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쿨앤세이브는 열 차단 효과가 있는 특수 안료를 적용한 차열·방수페인트로 옥상 및 외벽에 도장하면 여름철 최대 섭씨 50-60도까지 올라가는 건물 외부 온도를 최대 4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에너지 절감 페인트 전문 인증기관인 CRRC(Cool Roof Rating Council) 인증을 획득했으며, 특히 쿨앤세이브 아쿠아 방수는 폭염·폭우 피해를 예방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수용성 소재로 친환경성까지 확보했다.
바이로드 쿨은 적외선을 반사하는 특수 안료를 적용한 MMA(Methyl Methacrylate) 타입의 바닥·도로용 차열 페인트로 미끄럼 저항성 및 내구성이 탁월해 스쿨존, 버스 승강장, 자동차·자전거 도로, 공원 등에 사용하면 유지 관리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시험한 결과 적외선 영역 반사율이 일반 MMA 페인트에 비해 28% 높았으며 바이로드 쿨을 적용한 도로의 표면온도는 일반 아스팔트 및 콘크리트 도로에 비해 최대 18.8도 낮은 것으로 나타냈다.
삼화페인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유성제품을 수성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출시한 워터세이프 300은 소형 수영장용 수성 페인트로 유성 페인트와 유사한 수준의 내수성과 우수한 내후성, 강한 부착력을 보유했으며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및 4대 중금속을 최소화해 실내공기질 및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이앤씨, 콘크리트 탄산화 방지용 개발
삼화페인트는 공동주택 내구성 향상 페인트로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인증을 취득했다.
포스코이앤씨와 공동으로 개발한 공동주택 내구성 향상 페인트는 콘크리트 속에 물과 이산화탄소(CO2)가 침투하는 것을 최소화해 콘크리트 탄산화를 방지하는 페인트이다.
콘크리트는 대기 중의 물과 이산화탄소 영향으로 서서히 알칼리성을 상실하는 탄산화(콘크리트 중성화) 현상이 발생하며 탄산화 상태를 방치하면 콘크리트 내 철근 부피가 팽창하면서 콘크리트 외벽에 균열이 생기고 심하면 구조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삼화페인트의 아이럭스 슈퍼케어는 KS F 2584(콘크리트 촉진 탄산화 시험방법) 성능 검증을 통해 우수한 콘크리트 탄산화 현상 방지 효과를 확인받았다.
또 기존 수성 페인트 시공 방법과 도막두께가 동일해 신축 건축물 및 기존 건축물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고 한국표준규격 KS M 6010(수성 페인트) 규격을 만족해 건설 폐기물과 탄소 배출량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아이럭스 슈퍼케어를 포스코이앤씨가 신규로 착공하는 공동주택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화페인트의 내화페인트 플레임체크 EXP-321는 중도 기둥용 도막두께 9.90밀리미터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으로부터 10밀리미터 이하 중도 기둥용 도막두께를 인정받았다.
내화페인트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철골 구조물로 열이 전달되는 것을 차단·지연하는 기능이 있다. 얇은 도막두께는 작업시간을 단축하고 재료비를 절감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내화 성능을 유지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얇은 도막두께가 장점이기 때문에 큰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남제비스코, 방수 강화에 자율주행용 도전
강남제비스코(대표 황익준·김재현)는 방수 보수용 페인트 제비스코 방수크림을 출시했다.
방수 페인트는 건물 옥상이나 지하에 많이 사용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노후되거나 충격 등 외부 영향으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제비스코 방수크림은 방수 기능이 저하된 부위의 미세한 틈으로 침투해 강력한 방수 도막을 형성하며, 균열로 틈이 생긴 콘크리트와 창틀 주변, 목조건물 단차 부위나 이음부, 벽돌 균열 등 방수 보수가 필요한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제비스코 방수크림은 경화제를 사용하지 않아 작업이 간단하고 일반 소비자도 누구나 쉽게 작업할 수 있다”며 “냄새와 독성이 거의 없는 환경친화적인 수용성 페인트”라고 강조했다.
4월 출시한 푸른솔 발수 투명은 아크릴 에멀젼 수지와 고성능 실리콘 발수제를 주성분으로 한 친환경 수성 페인트로 수분 침투에 따른 건물 외벽 노화와 부식을 방지할 수 있다.
몰타르, 석고보드, 슬레이트, 석재 등 다양한 무기 건축자재에 시공이 가능하며 건조도막(도장 후 형성되는 피막)의 투명도가 높아 미려한 외관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장 작업이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솔은 미국 농무부 USDA 인증을 받은 바이오매스 페인트인 푸른솔 바이오 클린, DL이앤씨와 공동 개발해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 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페인트 푸른솔 듀라쉴드 프라이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자율주행 상용화에 대비해 2019년부터 LiDAR 센서 대응형 자동차용 코팅 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노루페인트, 실란트 초격차 확보 시작
노루페인트(대표 조성국)는 우주항공·방산용 실란트 소재 기술개발에 참여한다.
노루페인트는 경상남도 양산시,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 경남테크노파크, 새론테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우주항공·방산용 실란트 소재 초격차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국비 200억원을 포함 344억원을 들여 양산일반산업단지 소재 양산산단혁신지원센터에 우주항공·방산용 실란트 소재 국산화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 인증체계 설비를 건설·운영할 예정이다.
노루페인트는 새론테크와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양산시, 경남테크노파크,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증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양산시는 고무·화학제품 생산기업이 많아 실란트 소재 기술개발에 적합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란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우주항공·방산 산업계가 소재 국산화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국산화에 성공하면 연간 120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 기대된다.
우주항공·방산용 실란트는 항공기 제조·정비 분야 핵심 기능소재로 연료탱크 누설 방지, 조종실·객실 압력 유지, 비행 중 부품 풀림 방지, 부품 접합면 기밀 유지 등에 필요해 건축용 등 다른 산업용 실란트 소재보다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실란트는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외에도 철도, 조선, 건설, 자동차, 미래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며 “ADEX 2023 행사에서 항공소재개발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양한 항공소재 국산화 개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료가격, 미국 금리 인하 영향 “주목”
페인트는 2024년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페인트는 합성수지, 안료, 용제, 첨가제 등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후방산업인 석유화학 경기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최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조광페인트는 첨가제, 용제, 안료, 모노머, 수지 등 페인트 원료를 내수 75%, 수입 약 25%로 매입하고 있다.
용제류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공급단가가 2022년 kg당 1600원에서 2023년 1450원, 2024년 1분기 1440원으로 계속 떨어졌으며 수지 및 모노머류 역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각각 2022년 6210원에서 2024년 1분기 4870원, 5800원에서 5340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첨가제류는 환율 상승에 따라 2023년 9150원에서 2024년 1분기 9550원, 안료류는 2350원에서 2530원으로 상승했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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