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하용하면서 생명체 복제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생명체 복제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암수 생식세포간의 결합(수정)에 의해서만 정상적인 개체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세포 융합 또는 세포 직접주입과 같은 체세포 핵이식 기술이 발전되면서 생명복제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복제기술은 생식세포 복제와 체세포 복제로 구분된다. 생식세포 복제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된 수정란의 분할 과정에 있는 난세포를 공여 핵세포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현존하는 생명체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태어날 생명체를 복제하는 것으로 일란성 쌍둥이 또는 일란성 다둥이 생산과 같은 의미이다. 체세포 복제는 현존하는 생명체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공여 핵세포로 이용하는 진정한 생명복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생식세포 복제는 1983년 과학자 맥그라스와 솔터가 생쥐를 복제한 이후 윌라슨이 1986년 면양을 복제하는 등 각종 동물에서 성공사례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1997년 2월23일 체세포 복제기술에 의해 복제양 돌리가 탄생하면서 생식세포 복제는 설자리를 잃게 됐다. 돌리 탄생 이후 각국에서 생쥐, 소 등의 복제가 뒤따랐고 국내에서도 1999년 복제 젖소 영롱이와 한우 진이가 탄생하면서 복제기술에 관한 한 선진국 대열에 동참,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돼지 복제에도 성공함으로써 인간에게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유전자 적중 돼지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각종 암이나 치매, 당뇨병과 같은 난치성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용 세포 생산도 머지않아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종간 복제의 가능성도 확인돼 복제기술의 적용 영역의 한계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명공학 기술은 쓰임새에 따라 인류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재앙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생명의 창조에 견줄 수 있는 생명복제 기술은 선용이냐 오·남용이냐에 따라 극단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악용되면 해악은 다른 과학기술에 비해 엄청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기술개발 과정 및 적용영역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수반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생명복제 기술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법적 규제장치를 속속 마련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입법 과정을 밟은 적이 있으나 15대 국회의 마감과 함께 입법안은 자동 폐기된 바 있다. 현재 제16대 국회에 입법 청원된 상태로 활발히 입법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생명안전윤리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혀 용역 사업 후 공청회를 개최, 찬반양론을 펼친 바 있다. 생명복제 기술의 규제 수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독일과 같이 2차대전시 생체실험의 악몽을 겪었던 국가에서는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허용 법규가 의회를 통과했으며, 미국·일본 등에서는 인간개체 복제는 철저히 금지하되 과학발전과 의료기술개발 측면에는 지원하거나 허용하려는 법제정 과정에 있다. 우리나라는 일부 과학자들이 미흡한 환경에서도 생명공학 기술의 선도국 내지 선진국으로 부상하고자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으나 생명윤리 및 사회의 건강성을 내세우는 시민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로 기술개발 진척이 주춤한 상태이다. 21세기에는 생명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경제 선진국은 존재할 수 없다. 바이오 의학기술 개발을 경시한 국가는 열악한 의료복지 수준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도 더 이상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생명공학 기술이 인류의 3대 숙제인 식량, 환경, 질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생태교란, 위험한 먹거리 생산, 치명적 질환의 전파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의 건강성을 도모하면서 과학의 참된 쓰임새로 이끌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분야이다. <Chemical Daily News 2001/0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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