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혁 현대정유 사장이 지난 2년간 대규모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현대정유는 4월22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서영태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사명도 현대오일뱅크(Hyundai Oilbank)로 새롭게 변경했다. 신임 서영태 사장은 "정유업계의 고질적인 저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물류, 구매, 저유소 운영, 제품교환 등 여러 분야에서 국내외 정유사와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수익성 없는 주유소를 처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인천정유의 석유제품을 받아 자사의 주유소망을 통해 팔아주는 대리점 계약도 계약기간이 끝나는 6월말 이후 재연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2001년 12월 현대정유에 입사한 후 CFO와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구조조정을 총괄해온 서영태 사장이 현대오일뱅크의 지휘봉을 쥐게 되면서 조직·사업개편 등 추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노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몽혁 사장이 퇴진함으로써 합작사인 아랍에미리트의 IPIC가 현대오일뱅크의 경영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IPIC는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100% 출자한 석유 전문투자회사로 1999년 신주인수 방식으로 현대오일뱅크에 약 6127억원을 투자해 지분의 50%를 확보했으며, 그 동안 현대오일뱅크의 이사진 7명 중 4명을 확보할 만큼 경영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현대정유는 1999년 서영태 부사장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정몽혁 사장의 행동반경은 크게 축소됐으며 현대가 자금지원에서 발을 빼면서 현대가족의 일원인 정몽혁 사장의 퇴진은 예고됐었다. 아울러 최근 2년간 5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권 교체 등 분위기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대주주인 IPIC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제기해왔다. 정몽혁 전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4째 동생인 정신영씨(작고)의 외아들로 생전에 정주영 명예회장이 끔찍이 아껴 "현대그룹의 정유와 화학은 몽혁이 몫"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정몽혁 전 사장은 1993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현대정유 경영을 맡았으며, 1996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1994-98년 현대석유화학 사장을 지내다 석유화학이 부도가 난 뒤 현대가 채권단에 지분을 포기하자 경영에서 손을 떼고 지난 2년간 현대정유 경영에 전념해왔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에서 파생된 기업과의 관계를 완전 청산하게 됐다. 현대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은 현대중공업 32.21%, 현대자동차 6.33%, 인천제철 3.68%, 현대산업개발 2.25% 등이며 정몽혁 전 사장은 2%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Chemical Daily News 2002/0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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