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87년 물질특허 제도를 도입한 지 20년이 경과한 2007년부터 존속기간 만료로 특허권이 소멸되는 물질특허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물질특허는 2015-2017년 만료대상이 540건으로 정밀화학 56%, 고분자 23%, 생명공학 21%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화학소재는 2015-2017년 만료대상이 123건으로 전체의 22.8%에 달해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밀화학은 의약, 농약, 식품, 화장품에 집중되고 있고 고분자 분야가 화학기업들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허권은 20년의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존속기간 중 특허권자와 특허기술의 실시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거나 부담스러운 특허 사용료 때문에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던 관련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화학소재 특허 만료예정인 123건 중 상품화에 성공한 것은 1건에 불과해 신기술을 응용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화학소재는 의약 또는 생명공학 소재와 달리 하나의 물질이 직접 상품화되지 않아 기술융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화학기업들은 특허 만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화학기업 중 유일하게 연구팀별로 특허팀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분야별 특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특허사무소를 통해 IP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화학기술, 글로벌 메이저가 90% 이상 차지
물질특허는 화학적 및 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생산된 유용성을 가진 신규물질 자체에 부여되는 특허로 일반 화학물질 외에도 유전자, DNA 단편, 단백질, 미생물 등을 포함하며 관련된 모든 대상에 특허권의 효력이 발생한다.
물질특허 창출을 위해서는 관련기술의 집약 및 장기투자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성공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경쟁기업의 시장진입을 봉쇄할 수도 있다.
국내 물질특허 제도는 미국이 국내기업의 의약 및 농약 분야 모방을 계속한다고 불만을 제기함에 따라 1987년 7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물질특허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물질을 개량하거나 물질을 유사한 용도로 이용해 글로벌기업들과 특허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2년 1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특허분쟁 191건 중 국내기업의 제소사건은 10건에 불과한 반면 피소사건은 181건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화학소재 특허의 90% 이상을 글로벌 메이저들이 장악하고 있고 국내 부족역량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국내 화학기업들이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LCD 액정화합물, 국산화 시작했으나…
전기·전자용 화학소재는 LG디스플레이의 「사이클로프로판 화합물 및 제조방법과 이를 이용한 액정화합물」, J&C의 「이플루오로옥시메탄 유도체 및 액정 조성물」 등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화합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는 LG화학의 「이온 전도성 고분자 전해질 및 전기화학소자」가 2016년 3월23일 만료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소재는 Mitsui Chemicals과 JNC 등 대부분 일본 특허가 장악하고 있다.
LCD 액정화합물은 Merck와 일본 Chisso가 국내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일본 DIC가 일부를 차지하는 등 국산화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액정화합물 시장은 2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투입금액만 1조원으로 국산화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진쎄미켐(대표 이부섭)은 2015년 3월 LCD 액정화합물 개발에 성공해 2016년부터 대량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3년 안에 전량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2002년부터 국책과제를 통해 액정개발에 뛰어들었으며 개발기간 12년 동안 정부지원 100억원을 포함 총 40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독일기업의 특허를 피해 수요기업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국산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Merck는 2015년 초 플렉서블(Flexible)용 디스플레이 액정을 개발해 LCD 디스플레이에 플렉서블 기능 구현이 가능해짐으로써 국산 기술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CD 액정화합물은 Merck를 비롯해 일본기업들의 특허가 2015-2017년 대량 만료돼 동진쎄미켐이 특허를 벗어나 국산화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도 1990년대 초반까지도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했으나 1986년부터 1993년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포토레지스트는 2013년 매출이 4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국산화를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LCD 액정화합물이 투입되는 패널 가격은 국내기업에 이어 중국기업이 저가공세로 일관함에 따라 소재 부문도 고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 주력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독일 및 일본기업들은 특화된 LCD 액정 기술개발에 돌입했다”며 “LCD 액정 기술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소재기업이 필요하나 R&D 투자에 적극적인 생산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다음호에 계속
<허웅 기자: hw@chemlocus.com>



표, 그래프: <전기전자 소재 특허 만료일정(2015-2017)><플래스틱 소재 특허 만료일정(2015-2017)><플래스틱 소재 특허 만료일정(2015-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