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에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기세등등했던 현물가격이 하락세에서 급락세, 폭락세로 하락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역외물량까지 대량 유입되고 있다.
봄철 집단적인 정기보수를 통해 현물가격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확보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정기보수가 마무리돼가는 시점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역외물량 유입이 겹침으로써 현물가격이 끝없이 추락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프로필렌은 이미 공급과잉에서 벗어나지 못해 약세를 전전하고 있으니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에틸렌은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나 그리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3월부터 시작된 집중적인 정기보수가 마무리되고 간헐적인 정기보수에 그침으로써 수급타이트가 해소될 기미가 역력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기업을 중심으로 정기보수를 집중함으로써 현물가격을 크게 끌어올렸던 SM이 다운스트림 침체로 공급과잉으로 전환되고 연이어 에틸렌 수요 감소로 이어짐으로써 에틸렌 가격이 톤당 1200달러 수준을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6월 이후에는 에틸렌 가격이 1000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PE 가격의 폭락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SM 제조용 수요 감소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SM은 미국산까지 대량 유입됨으로써 당분간은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2016년 경제성장률 6.5%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예측을 그대로 믿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의 부채가 예상을 초월하고 부동산 거품이 잔뜩 끼여 있는 상태에서 돈을 풀 수 없기 때문에 불황에서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고 있다.
2016년 경제성장률 6.5% 안팎을 유지할 수 있다면 연착륙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하겠지만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석유화학 시장에서도 5월에 접어들면서 중국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기세등등하던 에틸렌 가격이 4월 중순 이후 한풀 꺾였고 SM 초강세를 타고 급등과 폭등을 반복했던 PS, ABS는 급락에 이어 폭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서는 나타나기 힘든 징조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형성했던 EPS마저도 건축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약세로 전환되고 있고, 자동차 및 전기전자용 수요가 많은 ABS 및 HIPS는 하락이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 역시 한국에 이어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저평가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수출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에게 유리한 정책을 꺼내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경착륙 조짐이 확연해지면 석유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반면 국제유가가 상승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나프타는 강세 가능성이 농후하고, 하반기부터는 미국산 석유화학제품 유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