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은 자동차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알루미늄(Al), 마그네슘(Mg), 티타늄(Ti) 등 비철금속은 강철(Steel)에 비해 비중이 낮고 비강도가 우수해 자동차 경량소재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시장규모는 2012년 2조4000억원에서 2017년 3조9000억원으로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용 비철금속은 대부분 합금 및 복합소재 형태로 적용되기 때문에 비철금속의 제련·정련, 후속처리, 재활용 등 다양한 가공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는 소재 사용비중이 강철 63%, 비철금속 10%, 플래스틱 12%. 기타 15%로 나타나고 있으나 연비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강철부품 비중이 40%대로 낮아지고 비철금속과 플래스틱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2025년까지 자동차 연비를 리터당 23.2km, 일본은 2020년까지 20.3km, 유럽은 26.5km, 한국은 20km 이상으로 강화항 방침이다.
비철금속은 연비 규제, 배기가스 감축 등 글로벌 친환경 추세에 따라 자동차용 수요가 증가할 것이 확실시돼 추가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알루미늄, 글로벌 시장 채용 “확대”
알루미늄은 자동차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알루미늄은 중량이 강철의 1/3로 가볍고 자연적으로 보호 산화막이 생성돼 부식저항성도 높아 자동차용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 대당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2012년 140kg 수준에서 2020년까지 160kg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가격이 강철보다 2-3배 비싸고 성형이 어려운 것이 수요 신장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가공이 쉬운 주단조법을 적용할 수 있으면서 재활용 알루미늄을 적용할 수 있는 엔진, 변속기 케이스, 휠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연비 및 온실가스 규제 등이 강화됨에 따라 강철 대체가 시급해 국내 자동차기업들이 알루미늄 패널을 차체에 적용하고 있다.
알루미늄 압연제품 글로벌 1위 생산기업 Novelis는 자동차용 알루미늄 패널 수요가 1%에 불과하지만 2025년까지 11%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비철금속 중 가장 주목받는 소재가 알루미늄”이라며 “코스트가 비교적 저렴하고 가공성이 우수해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알루미늄은 에너지 및 원료 비중이 60%로 코스트 절감이 시급했으나 최근에는 가격이 많이 하락해 채용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기능 알루미늄 합금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제련설비가 없기 때문에 중국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비철금속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 글로벌 1위 생산·소비국으로 부상했다.
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알루미늄 패널 수요가 연평균 25%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기업들도 제련설비를 마련해 수입의존도를 낮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기업, 알루미늄 적용 “활발”
알루미늄은 자동차 패널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한 모델이 2015년까지 1종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하이브리드자동차(HEV),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등 국내기업은 2016년 출시하는 친환경자동차 6종, 내연기관 자동차 1종 등 신차 7종에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가 2016년 초에 출시한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HEV」는 후드, 테일 게이트에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해 강철 대비 해당 부품 무게를 약 40% 감축했고 9만대를 생산·판매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의 소형 하이브리드 「니로」도 후드, 테일 게이트, 서스펜션 너클, 브레이크 캘리퍼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초고장력강판(AHSS),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적용 비중도 늘리는 등 경량소재를 기존 자동차부품에 다양하게 접목하고 있다.
한국GM은 국내 자동차 생산기업 중에서 알루미늄을 가장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한국GM은 2016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EREV(주행거리연장전기차) 「볼트」와 신형 「말리부」차체에 알루미늄을 채용할 예정이며 5만대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신형 「말리부」에는 섀시, 서스펜션 너클, 후드 등에 적용해 무게를 약 136㎏ 줄였고 「볼트」는 후드, 도어, 테일 게이트, 휀더 등 차량 외판재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기존 모델보다 45㎏ 감량했다.
알루미늄은 코스트 문제로 재규어, 랜드로버, 롤스로이스,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고급 자동차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됐으나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채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알루미늄 적용에 따른 코스트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적용 차종을 한정 생산하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그네슘, 알루미늄 대체 가능할까?
마그네슘도 자동차용으로 주목되고 있다.
마그네슘은 강철보다 55%, 알루미늄보다 32% 가벼워 높은 수준의 경량소재로 평가되고 있으며 진동 흡수능력도 우수해 자동차 소음 및 진동의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가격이 알루미늄보다 1.8배 높고 부식에 취약해 가공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에 목적에 맞는 특수 부품용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마그네슘은 비중이 1.74g/㎤으로 상용화된 금속 중 가장 가볍고 대량 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평가되고 있으나 알루미늄과 코스트 경쟁에서 밀려 채용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용 마그네슘은 스티어링휠 코어, 시프트프레임, 실린더 헤드커버에 사용되고 있으나 높은 가공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마그네슘 제련사업에 진출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제련 및 합금개발 기술력이 다소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그네슘이 알루미늄과 비교해 코스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마그네슘 가격이 알루미늄의 1.3배 수준까지 좁혀져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그네슘 가격은 2016년 kg당 3.7-3.8달러, 알루미늄은 kg당 1.5-1.6달러로 나타나고 있으나 앞으로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가격 폭이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마그네슘은 자동차 부품용으로 적용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높은 수준의 경량소재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요구된다”며 “리사이클링도 가능해 친환경적 요소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티타늄, 경량소재로 주목되나 전량 “수입”
티타늄도 자동차 경량소재로 주목된다.
티타늄은 무게가 강철보다 63% 가볍고 비강도는 알루미늄 합금의 2-3배이며 내식성, 인체친화성이 매우 우수한 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티타늄은 넓은 온도 스펙트럼에서도 우수한 비강도를 유지할 수 있어 고온에 노출되는 엔진용 구조재로 사용되는 등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고온에서 내피로성이 요구되는 엔진 부품의 대체 소재로 유망해 경주용 및 스포츠 자동차의 부품으로 일부 상업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기술보호 정책에 따라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등 4개 국가만이 독점적으로 티타늄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기업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시장규모가 1조원으로 추정되나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입 코스트도 매년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어 채용 확대가 저해되고 있다.
티타늄은 잠재력이 높은 소재로 평가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2016년 33만평방미터의 티타늄 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시험인증센터, 산업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티타늄 사업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티타늄은 가격이 비싸고 가공이 어려워 국내에서 상용화하기 쉽지 않으나 우수한 물성을 지닌 것만은 확실하다”며 “포항시의 투자로 국내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량소재, 자동차 생산전략에 따라…
자동차 경량소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 소재는 비철금속, CFRP, EP(Engineering Plastic), PP(Polypropylene) 컴파운드, PE(Polyethylene) 컴파운드 등 다양한 소재들이 복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경량화를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개발·적용하는 등 경량화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알루미늄 채용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 EP, PP 컴파운드 등 합성수지를 기반으로 생산한 자동차 부품들은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경량소재의 채용 전략이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스트 경쟁력, 중량, 강성, 양산성 등 모든 조건을 갖춘 경량소재가 아직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기업의 상업화 전략이 양산성이냐 코스트냐에 따라 채용 소재가 엇갈리고 있어 복합소재의 연구개발(R&D)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경량소재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며 “자동차 생산기업은 상업화 전략에 따라 화학기업, 소재 가공기업들과의 합작을 통한 공동개발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