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탄소섬유로 불리는 CNF(Cellulose Nano Fiber)를 실용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CNF는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5배 이상이며 삼림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부하가 적고 지속가능한 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의 제지 및 화학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용도 개발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국내 탄소섬유 생산기업들은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NPC, CNF 5000톤 양산체재 구축
Nippon Paper(NPC)는 Ishinomaki 공장에 16억엔을 투입해 2017년 4월 가동을 목표로 CNF 5000톤 생산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2016년 5월 발표했다.
NPC가 CNF 제조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 것은 2007년으로, 2013년 10월 Iwakuni 공장에 30톤 실증설비를 가동했으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도쿄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특수촉매로 산화 처리하는 제조공법을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기술개발을 추진해 왔다.
2015년 가을부터 자회사인 Nppon Paper Crecia가 판매하는 성인용 기저귀 등 소취시트 용도로 CNF 공급을 시작했으며, 점성 및 보수성을 활용한 첨가제 용도로 실용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수안전성 및 가스차단성을 이용한 시트용, 경량화와 강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플래스틱 및 고무와의 복합소재용 등을 개척해 수요를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CPP, CNF 상업화 추진
Chuetsu Pulp & Paper(CPP)는 Kwauchi 공장에 약 12억엔을 투입해 CNF 상업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2013년 3월부터 약 100톤 생산설비를 통해 샘플을 공급해왔으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4월 가동을 목표로 양산체재를 구축한다. CNF 시장 확대에 따라 추가 증설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PP는 5년 정도 전부터 CNF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큐슈대학 연구진이 발명한 수중대항충돌(ACC) 공법으로 실용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ACC 공법은 펄프와 물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부하가 적고 수지에 소량을 섞으면 가볍고 강도 높은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Idemitsu Lion Composites과는 PP(Polypropylene)에 CNF를 균일 분산시킨 복합소재를 개발하며 판로 개척도 가속화하고 있다. 음향기기 공급기업인 Onkyo는 2016년 CPP의 고음 재현성이 뛰어난 CNF를 채용한 진동판을 탑재한 스피커를 판매할 예정이다.
CPP는 일본산 대나무를 활용해 CNF를 제조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나무를 활용한 CNF는 강도 및 투명성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나무는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자연림을 침식하는 대나무에 의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걸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핵심사업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펄프를 활용한 유망소재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는 전략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Dio, 저가 제조공법 개발
Dio Paper는 CNF의 저가 제조공법을 개발하기 위해 2016년 4월 Mizushima 공장에서 실증설비를 가동했다.
실증설비 생산능력은 100만톤 가량으로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연구 지원을 받아 건설했으며 샘플 공급량 및 공급처를 늘려 조기 사업화를 목표로 한다.
그레이드가 상이한 해섬공정을 조합한 CNF 제조공정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의 5분의 1로 줄이는 기초기술을 확립한 후 약품 등을 통한 전처리 공정을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10분의 1로 줄이는 실증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2017년 봄에는 복합소재 제조에 적합한 드라이 파우더 상태의 CNF를 공급하기 위해 건조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Dio Paper는 Mizushima 공장에서 생산하는 화학·기계·고지 펄프를 통해 다양한 특징을 지닌 CNF를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2020년 상업 플랜트 건설을 목표로 제조코스트를 kg당 1000엔 이하로 절감하고 품질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Oji, 퍼스널케어·디스플레이 용도 개척…
Oji Holdings는 CNF를 2-3년 안에 실용화하고 채용 제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Nikko Chemicals과 협력해 화장품 용도의 증점제로서 크림 및 유액 상품화를 모색하고 강도 및 유연성이 뛰어난 투명시트는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Wearable) 단말기 액정화면에 표면 유리 및 편광판을 보호하는 필름 대체 수요를 개척하고 있다.
화장품 용도로는 점성이 뛰어나고 끈적거리지 않는 이점을 활용해 증점제 이외에 반짝거리는 안료를 액체 속에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특성을 강조함으로써 마스카라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광학필름 분야에서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및 TAC(Triacetyl Cellulose)에 비해 강도가 높고 투명성도 겸비하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스마트폰 액정 디스플레이용 채용을 제안할 방침이다.
Oji는 2016년 가을 Tomioka 공장에서 40만톤 실증설비를 가동하고 실용화를 위한 기술과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등 용도개척을 위한 체재를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DKS, CNF 실용화 선도…
Dai-ichi Kogyo Seiyaku(DKS)는 화학기업 가운데 CNF 사업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DKS는 2015년 Mitsubishi Pencil이 볼펜 잉크의 점성을 늘리는 겔화제에 CNF를 활용한 증점제를 채용함에 따라 세계 최초로 CNF를 실용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는 생활용품 및 화장품 분야에서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원예용 살충제 스프레이 등을 신규 용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겔 상태로도 분무가 가능하며 잘 흘러내리지 않는 이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잘 씻겨 내려가지 않는 트리트먼트, 높은 분산성을 요구하는 자외선차단제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DKS는 새로운 화학반응을 통해 CNF에 소수성을 부여함으로써 수지와의 상용성을 높이는 방법도 개발했으며 수지를 보완하고 용제의 증점에도 이용하기 위해 시장조사에 들어가 샘플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DKS는 계면활성제를 비롯한 공업용 약제 분야에서 다양한 수요처와 거래실적을 쌓아왔기 때문에 제지기업이 갖고 있지 않는 강점을 활용해 CNF를 계면활성제 및 CMC(Carboxy Methyl Cellulose)에 필적하는 주력사업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Unitika, 배합으로 나일론6 개발
Unitika는 CNF를 배합한 고기능 나일론(Nylon)6을 개발했다.
중합공정에서 CNF를 수지에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새로운 제조공법을 확립함으로써 변성공정 등에 따른 물성 열화 등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CNF 자체를 활용하는 신규 제조공법은 CNF 고유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변성공정이 없기 때문에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고 발포성형이 가능해 부품을 경량화·고강도화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및 전자전기 분야에서 엔진 흡기계 부품 및 도어트림, 케이스 용도로 활용하고, 소각 시 연소 잔사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용도를 개척할 방침이다.
CNF 강화 나일론6은 발포제품을 포함해 이미 수요처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Unitika는 CNF 첨가량을 수퍼센트에서 10%로 끌어올림으로써 우수한 성형성을 겸비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CNF 공급기업 및 성형가공기업과 함께 시장을 공략하고 성형소재 뿐만 아니라 섬유화 및 필름화도 검토할 계획이다.
MCC, CNF 내부구조 가시화
Mitsui Chemicals(MCC)은 CNF가 수지 속에서 분산하는 모습을 가시화해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MCC 분석센터는 CNF와 수지의 대비가 뚜렷이 보이도록 하는 「CNF계 폴리머 소재의 내부구조 해석」 명칭으로 4월부터 위탁 평가시험을 실시해 왔다.
독자의 전처리 염색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투과형 전자현미경을 통해 CNF와 수지 각각의 내부구조를 높은 정밀도로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CNF 내부구조를 나노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는 서비스는 세계 최초이다.
기존에는 수지 박막층만 관찰할 수 있고 CNF의 내부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신기술을 활용하면 수지 속에서 분산하는 CNF의 상태를 보다 정밀도 있게 조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CNF를 수지에 혼합함으로써 자동차부품의 강도를 향상시키고 경량화하는 등 CNF를 활용하는 소재 개발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CC는 CNF의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제지기업 및 화학기업을 비롯해 연구기관, 관련기업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CNF를 생산하는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거래처 획득을 위한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태광·효성, 탄소섬유 입지도 열악…
국내 탄소섬유 생산기업들은 선발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가운데 일본기업들이 차세대 탄소섬유의 실용화를 본격화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탄소섬유는 효성과 태광산업이 생산하고 있으나 외관, 안정성, 브랜드 이미지 등 경쟁력이 약해 채용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선루프 프레임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GS칼텍스도 Toray의 탄소섬유를 채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내 가공기업들도 품질이 우수한 일본산을 선호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CNF의 상업화 및 보급화에 성공하면 국내 탄소섬유 생산기업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은 중간성능의 그레이드를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경쟁력이 미흡하고 자동차, 항공기 등 구조소재에 사용되는 복합소재가 갖추어야 할 특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