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산업·공업 구조의 부가가치·그린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석탄에 편재된 에너지 소비구조를 조정함으로써 석탄 소비량은 소폭 감소하는 반면 석유 소비량은 연평균 6%, 천연가스는 9% 수준 증가해 에너지의 대외의존도가 석유는 60%, 천연가스는 30% 수준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공급부족이 2005년 5000만톤에서 2015년 4억7000만톤 이상으로 대폭 확대됨에 따라 에너지 확보가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석유·천연가스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양적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정학적·수급요인 등을 활용해 자원외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1차 에너지 공급부족 확대일로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1차 에너지 소비량은 2014년 29억7200만TOE(석유환산톤) 이상으로 2000년에 비해 약 3배 급증함으로써 세계시장의 23.0%, 아시아의 57.3%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에너지 시장은 생산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해 공급부족이 2000년 초에 비해 14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유전의 노후화로 석유 생산이 부진하고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개발코스트가 높아짐과 동시에 자동차 대중화 현상으로 자동차 보유대수가 1억5400만대 이상으로 2000년에 비해 10배 수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가처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소비기기 보급 및 이용빈도가 늘어나고 있고, 환경보전 강화 및 라이프 변화의 영향으로 가스화력, 도시가스, 자동차용 CNG(압축천연가스)·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7% 미만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석유·천연가스 소비량은 안정적으로 증가해 1차 에너지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으며,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석유는 2005년 37.5%에서 2015년 60%, 천연가스는 마이너스 3.3%에서 플러스 30%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중국 정부는 사회·정치 시스템을 안정화할 수 있는 고용 확보를 목표로 2020년까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6-7%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한 중국의 꿈(中國夢)이 실현되는 2049년까지 1인당 GDP를 준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킬 방침이어서 에너지 생산·공급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중국 에너지 시장은 2020년까지 생산·공급량이 소비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부족이 석유 4억톤 이상, 천연가스 1000억입방미터 이상으로 대외의존도가 석유는 70%, 천연가스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개발을 강화함과 동시에 해외자원의 안정조달 및 권리 확보를 추진하는 등 에너지 안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에너지 조달처 다양화·분산화 적극 추진
중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석유·가스전 개발 강화, 해외 공급·수입처 및 수송루트 다양화, 해외자원 자주개발, 석유·가스 비축 인프라 정비, 석유 대체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은 공급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다양한 해외자원 조달, 해외권리 매입 및 자주개발에 힘을 기울이면서 지형이 변하고 있다.
중국은 1993년 석유 순수입국으로 전환된 이후 중동산 수입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중동 리스크가 해외자원 조달·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은 석유자원이 풍부한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중동은 1970년대 초 4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발발한 제1차 석유파동, 1970년대 말 이란혁명 및 이라크·이란 전쟁에 따른 제2차 석유파동, 1990년 걸프전쟁, 2000년대 초 미국의 이라크 공습 영향으로 중동 산유국 유전의 생산·수출이 중단·제한됨으로써 석유 소비·수입국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공급·수출을 중단·제한할 가능성이 있어 수입국들은 중동 의존에서 벗어나 조달·수입처를 다양화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도 에너지 안보를 위해 석유·에너지 수입처의 다양화·분산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1998년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60% 이상에 달하자 중동 리스크를 경감시키기 위해 아프리카, 러시아·중앙아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반면, 미국은 셰일(Shale) 혁명의 영향으로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함에 따라 석유 수입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남미를 공략해 2014년 콜롬비아산 석유 수입량이 1009만톤으로 전년대비 156%, 브라질산 수입량은 702만톤으로 34.3% 급증했다. 남미산 원유 수입량은 2005년 300만톤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 3000만톤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러시아·중앙아시아와 함께 남미를 중요한 전략지역으로 설정하고 2008년 10월 남미지역 개발을 원조하는 미주개발은행(IDB)에 가입하고 11월 「남미 카리브 정책서」를 통해 남미에서 자원 확보 및 경제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개발은행은 2014년 6월 베네주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와 CNPC(China National Petroleum)가 중질원유 생산량을 하루 14만배럴에서 33만배럴로 확대하는 합작 프로젝트에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키로 합의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7월 베네주엘라를 방문해 융자와 석유를 교환하는 내용을 포함한 총 50억달러의 차관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가 완료되고 니카라과 운하가 개통되면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의 통과가 가능해짐에 따라 중남미산 석유자원 수입을 효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셰일 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은 원유 수출금지를 철회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은 파나마 운하 확장, 남미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 뿐만 아니라 LNG, LPG(액화석유가스) 수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석유·가스 수입루트인 인디아양과 말라카 해협 해로의 보틀넥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와 Xinjiang을 연결하는 원유·가스 파이프라인, 러시아와 Daqing을 연결하는 원유 파이프라인, 미얀마와 Yunan을 연결하는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가동하고 있으며, 2000년 후반부터 해상루트 뿐만 아니라 육상루트를 통해서도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국영기업이 아프리카, 러시아, 남미산 수입을 확대함에 따라 중동산 의존도를 50%대로 억제하고 있다.
중국은 수입처를 분산·다양화한 결과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량이 1990년대 중반 200만톤 이하에서 2014년 5300만톤까지 증가해 전체 석유 수입량 가운데 아프리카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에서 20%로 상승했고, 러시아·중앙아시아산도 10만톤 이하에서 4000만톤 수준으로 폭증해 0.2%에서 13%로 대폭 상승했다.
러시아, 아시아 에너지 시장 공략 강화
중국은 셰일 혁명의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구도가 변화함에 따라 러시아산 석유·가스 조달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요 산유국의 경제 및 석유 공급상황을 파악한 후 자금과 시장우위성을 활용해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석유를 안정적으로 수입·확보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석유·에너지 무역이 어려워지자 중국으로부터 총 250억달러의 융자를 제공받는 대신 원유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2011년부터 20년간 원유 1500만톤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당시 푸틴 수상과 원자바오 수상은 원유 공급량을 1500만톤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는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은 2007년 7월 천연가스 거래계약을 체결한 후 미얀마 서부의 벵골만에 접하고 있는 Kyaukpyu와 중국 Kunming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2010년 착공해 2013년 5월 말 완공·개통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해당 파이프라인을 통해 연간 120억입방미터의 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4년 5월 천연가스 공급에 관한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2018년부터 20년간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연간 380억입방미터 수입할 계획이다.
CNPC는 2006년부터 러시아 Gazprom과 협상을 본격화했으나 공급가격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장기간 보류한 바 있으나 최근 유럽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유럽보다 약간 낮은 1000입방미터당 350-370달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NPC와 Gazprom은 2014년 11월 「서측 파이프라인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공급에 관한 구조 협의서」에도 조인했다. 공급기간은 30년, 연간 공급량은 300억입방미터에 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휴·협력을 통해 천연가스를 거래하고 있으나 에너지를 둘러싼 지정학적 요인 영향으로 러시아 에너지 시장이 불안해지자 러시아가 먼저 대규모 공급계약을 추진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편입에 따른 미국 및 유럽 경제제재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제적인 고립을 회피하기 위해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과의 경제·에너지 제휴·협력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은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할 뿐만 아니라 말레이지아, 카타르, 파푸아뉴기니산 LNG 수입도 확대하고 있다.
셰일 혁명이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판단된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 확대의 영향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중동은 미국 대신 유럽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은 중동산 천연가스 뿐만 아니라 미국산 과잉물량이 유입됨에 따라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유럽 에너지 시장에 대한 가격지배력, 위상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러시아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에너지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셰일 혁명의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구조가 변화하자 장기간 보류된 러시아와의 가스 거래가격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 다음호에 계속
표, 그래프 : <중국의 해외자원 자주개발 지표(2014)><중국의 1차에너지 소비동향><중국의 에너지 수급현황(2014)><중국의 원유 수입선 변화><미국·중국의 석유·액체연료 수입량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