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는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경제 시스템의 저탄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에너지 절약 및 이산화탄소(CO2) 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탈탄소 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린수소와 그린수소 베이스 저탄소형 메탄올(Methanol), 암모니아(Ammonia)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저탄소형 원료 및 연료는 수출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쌍탄 내걸고 그린수소 투자 확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쌍탄 목표를 발표했다.
쌍탄이란 2030년 탄소 피크아웃과 2060년 탄소중립을 의미하며, 중국 정부는 2021년(제14차 5개년 개혁)부터 재생가능 에너지 베이스 그린수소와 그린수소 베이스 메탄올·암모니아 투자 촉진 정책을 속속 공표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회를 포함한 5개 기관은 2021년 11월 에너지 대량소비산업의 중점영역에 대한 에너지 효율 모델과 표준을 공동발표했다.
△석탄 △석유 △화학 △강철 등 에너지 대량소비형 산업의 사업 지속에 필요한 최저한의 에너지 소비기준을 강화됐으며, 기준에 미달하는 공장을 도태시키는 방침이 발표됨에 따라 석탄 베이스 메탄올(CtM: Coal to Methanol)은 사실상 장기적인 사업 지속이 어려워지고 있다.
아울러 2022년 3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은 공동으로 2021-2035년 수소 에너지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고, 중국 공산당과 중앙정부 역시 경제·사회 발전의 포괄적 그린 전환 가속에 관한 의견서를 발표하는 등 수소 에너지 이용 확대를 위해 생산부터 저장·운송·이용 등 공급망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사이노펙(Sinopec)이 2023년 말 발표한 중국 수소 에너지 산업발전보고에 따르면, 2022년 수소 에너지 소비량은 약 3500만톤이며 탄소중립 목표인 2060년에는 8600만톤으로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를 포함한 관련 시장도 4조6000억위안(약 87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2024년 6월 말 기준 전국 총 발전용량의 약 40%가 재생가능한 전력원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정부의 보장과 풍부한 재생가능한 전력원의 영향으로 그린수소 메탄올·암모니아 일관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China Orange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상반기에 계획 발표부터 체결, 착공, 완성 등 총 115건의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발표됐으며 수소 생산능력이 최소 390만톤에 달하고 있다..
내몽골자치구, 수소 생산능력 30% 집중
중국은 네이멍구(Neimenggu) 자치구에 그린수소 생산능력을 집약시킬 계획이다.
그린수소 프로젝트 가운데 전체의 30%에 달하는 41개(180만톤)가 네이멍구에 집중돼 있다. 네이멍구 다음은 신장(Xinjiang)이 17개로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멍구 자치구에 따르면, 네이멍구는 풍력발전용량이 중국 1위(15%)이며 태양광발전 역시 6위(5%)로 높은 수준이다.
산업용 전력 가격을 연안 도시부의 33-25% 수준으로 조달 가능한 점이 그린수소 투자 집중의 원인으로 분석되며, 탄소 배출량 감축을 추진하는 화학기업이 공장을 이전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 3성과 신장위구르, 간쑤성(Gansu) 등 서부에서도 같은 이유로 투자가 활발한 편이다.
그린수소는 메탄올과 암모니아 원료용 뿐만 아니라 석탄화학용 석탄가스화 프로세스, 정유공장의 탈황 프로세스, 연료전지자동차(FCV) 등 광범위한 용도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이노펙은 2023년 여름 신장위구르 자치구 쿠차(Kuche)에서 그린수소 2만톤 생산을 개시해 탈황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사이노펙은 네이멍구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최장 1000킬로미터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베이징(Beijing)과 베이징 주변 지역으로 운송해 자동차 연료로 이용할 방침이다.
Yulin Chemical, Baofeng 등 중국 석탄 메이저들은 석탄 베이스 올래핀(CTO: Coal to Olefin) 프로젝트에 석탄 가스화 등 그린수소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수소는 저장·운송 코스트가 높아 생산지에서 소비하지 못하면 수소와 질소를 합성한 암모니아 또는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한 메탄올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다.
저장성(Zhejiang)에서는 중국 민간·국영기업 4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이용하는 저탄소 배출형 메탄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No.1, No.2 합쳐 5500만톤 체제가 목표이며 플랜트 배출 포집 등으로 이산화탄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발전 메이저 Envision도 2024년 3월 네이멍구 츠펑시(Chifeng)에서 그린 암모니아 No.1 공장을 건설했다. No.1 공장의 생산능력은 30만톤이며 Envision은 No.3까지 총 150만톤으로 세계 최대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메탄올, EU 규제로 선박연료용 수요 급증
다만, 중국은 그린·저탄소 배출형 메탄올 및 암모니아 내수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편이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제품 시황이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트가 높은 그린제품 수요가 적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다만, 해외 수요기업의 거래문의와 정책적 시장창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메탄올은 선박연료용으로 먼저 공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24년 1월 해운산업을 배출권 거래제도(ETS)에 편입함에 따라 EU 역내에 기항하는 선박은 배출량에 대응하는 이산화탄소 배출권 구입이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해운산업의 배출량 감축이 시급해진 가운데 글로벌 메이저 머스크(Maersk)는 공급기업에게 그린 메탄올 조달가격으로 톤당 1000달러를 제시했다.
아시아 천연가스 베이스 메탄올 가격의 약 3배 수준이며 즉시 중국에서 선박연료용 공급 분위기가 고조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머스크는 2024년 메탄올 연료선 운항을 시작했으며 2023년 중국에서 풍력발전기 최대 메이저 Goldwind와 그린 메탄올 조달계약을 체결했다. Goldwind는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그린 메탄올을 생산해 머스크에게 50만톤 공급할 계획이다.
유럽선급협회 DNV에 따르면, 2023년 메탄올 선박 발주량은 138척이며 선박연료용 그린 메탄올 수요는 2028년 즈음까지 600만톤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도 2024년 7월 석탄화력발전소의 그린 암모니아 연소를 장려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방침을 발표했다.
국가발전개혁위가 발표한 2024-2027년 석탄발전의 저탄소화를 위한 개조·건설에 관한 행동계획에 따르면, 2025년 즈음까지 그린 암모니아를 10% 이상 혼소 가능한 석탄화력발전소를 신규 건설 또는 개조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린 암모니아는 연평균 3억톤에 달하는 신규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린수소·암모니아, 공급과잉 우려
중국 에너지 전환 관련 시장 역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수전해용 전해조 투자계약총액은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으며 수요처 확보와 자가소비 준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로 수년 이상 투자 계획 인가를 취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린수소 관련 산업은 정책적 뒷밤침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산업의 급격한 확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시장 성장과 괴리된 투자과열 양상이 우려된다.
또 메탄올 상업 생산량이 그린수소 베이스 암모니아보다 적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암모니아 합성에 필요한 질소는 압력변동흡착법(PSA) 및 분리막법, 심냉분리법으로 공기로부터 분리·제조하는 기술을 확립하고 있는 반면 메탄올은 이산화탄소 수급이 어려운 점도 이유로 판단된다.
중국에서 상용화된 그린수소 베이스 메탄올은 생산능력이 최대 10만톤 수준이며 플랜트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을 원료로 사용한다.
1년에 100만톤을 웃도는 저탄소 배출형 메탄올 투자 프로젝트도 있으나 원료로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저탄소형 메탄올을 선도하는 장쑤성(Jiangsu) 합성원료 메이저 Shenghong Petrochemical은 2023년 가을 산업단지 내부의 PDH(Propane Dehydrogenation) 장비에서 부생되는 수소와 여러 화학공장이 배출하는 이산화퇀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메탄올 플랜트를 가동했다.
생산능력은 10만톤이며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15만-16만톤 수준이다.
환경부하가 가장 적은 e-메탄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DAC(Direct Air Capture) 기술이 필요하다.
중국기업과 학계에서도 DAC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7월에는 China Energy Engineering(CEEC)이 상하이(Shanghai) 교통대학과 공동으로 600톤의 이산화탄소룰 포집할 수 있는 DAC 장비를 개발한 바 있다. (윤)
표, 그래프: <중국의 주요 에너지 전환 장려 정책, 중국의 2024년 상반기 그린수소 투자 프로젝트, 그린수소·저탄소형 화학제품 투자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