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 합성고무 수요는 중국경기 침체에 따라 타이어용, 자동차부품용을 중심으로 수급이 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 지역은 수요 증가율이 둔화되고 북미·유럽은 수급밸런스를 유지하며, 일본은 내수가 균형을 이루나 범용 그레이드는 수출이 내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합성고무 생산능력이 570만톤으로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나 가동률이 7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외국기업을 중심으로 한 신규 공장의 가동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과잉생산으로 수급밸런스 붕괴
중국은 최근 국영기업 및 민영기업을 중심으로 타이어용 SBR(Styrene Butadiene Rubber), BR(Butadiene Rubber) 증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제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수요신장을 예상하고 추진하는 것이지만 2014년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설을 강행함으로써 2015년 이후 생산능력이 실제 수요를 상회해 수급밸런스가 붕괴됐다.
외국기업들도 중국수요가 장기간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2015년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 NBR(Nitrile Butadiene Rubber) 신규 플랜트 4개를 건설했으나 수요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아 가동률 감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2015년에는 새로운 합성고무 투자계획이 나오지 않아 앞으로 몇년 동안은 신증설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지역은 신증설이 없고 수요가 신장했으나 교체용 타이어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부진했으며, 미국은 2015년 타이어 생산량이 0.4% 증가에 그쳤다.
아시아는 미국이 2016년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합성고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미국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동률 조정으로 수급밸런스 개선
유럽은 합성고무 수요 증가세가 저조하나 노후 플랜트의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2016년 수급이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랑세스(Lanxess)는 유럽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대신 아시아에 신규 건설한 합성고무 플랜트의 가동률 향상시킬 계획이며, Versalis는 이태리 소재 EPDM 플랜트를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타이어 생산기업들이 동쪽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어 폴란드, 체코, 헝가리, 터키를 중심으로 신증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는 타이어용 합성고무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 및 타이완은 중국 수출을 겨냥해 생산능력을 확대했으나 중국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고 시황이 침체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원료가격을 주시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에만 공장을 가동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 말레이에서 EPDM 신증설이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미쉐린(Michelin) 산하의 Synthetic Rubber Indonesia가 2017년 가동을 목표로 SBR 12만톤 플랜트를 건설하기로 결정해 일본 엔지니어링기업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SBR, BR은 아시아·중국에서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고 있고 북미는 공급부족, 유럽은 수급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도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동은 합성고무의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 Sabic이 ExxonMobil 등과 합작으로 SBR, BR, EPDM, IIR(Isobutylene Isoprene Rubber), TPE (Thermoplastic Elastomer)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EPDM, BR은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아람코(Saudi Aramco)도 Sumitomo Chemical (SCC)과 합작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EPDM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2016년 4월에는 랑세스와 합성고무 합작기업을 설립했다.
S-SBR, 에너지 절감형으로 수요 증가
한국, 일본, 타이완, 유럽에서는 에너지 절감형인 S-SBR(Solution-Polymerized Styrene Butadiene Rubber)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본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BR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S-SBR은 일본기업이 최근 몇년 동안 싱가폴, 타이에서 신규 플랜트를 잇따라 건설했으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5년 Asahi Kasei Chemicals이 증설을 완료했고 2016년 JSR이 타이, SCC가 싱가폴에서 증설을 실시하고 있으며, JSR 등이 헝가리에서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EPDM, 아시아-북미 수급밸런스 교차
EPDM, NBR은 중국이 경제가 침체되기 전 증설한 플랜트가 가동함에 따라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다.
북미, 유럽 지역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은 시황이 좋지 않으며 2016년 1/4분기 평균 가격은 2015년 4/4분기에 비해 하락했다.
아시아 지역은 2015년 하반기 이후 수요가 감소하고 한국과 중국에서 신증설이 이루어져 시황이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에서는 TPE 원료로 사용되는 EPDM 플랜트가 폐쇄됨에 따라 밸런스가 유지될 것으로 파악된다.
CR(Chloroprener Rubber)은 글로벌 수급 밸런스와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북미에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만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실리콘고무는 중국의 경기 침체에 따라 아시아 지역이 공급과잉에 빠져 있으며, 불소고무는 최근 대형 메이저가 중국공장을 잇따라 건설함에 따라 공급능력이 증가했다.
일본, 합성고무 시장침체 장기화
일본은 합성고무 수급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내수 공급 및 해외에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에 대한 수출이 상당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4년 내수용 출하가 96만톤, 수출이 64만톤, 수입이 16만8000톤이었으며, 2015년에는 일본의 타이어 생산량이 전년대비 5% 감소함에 따라 함성고무 내수도 줄어들었다.
일본은 2015년 중국 수출이 10% 이상 감소했으며, 합성고무 내수 출하량 91만톤, 수출 62만톤, 수입 16만5000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물량 중에는 해외에 진출한 일본계 합성고무 공장의 수요도 포함돼 있다.
2016년에는 내수 출하가 늘어나는 반면 중국 수출은 감소함으로써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합성고무, 부타디엔 연동 하락세 장기화
합성고무 가격은 통상 부타디엔(Butadiene), SM(Styrene Monomer) 가격에 따라 매월 변동되고 있으나 2015년 하반기 이후 부타디엔 시장이 침체되고 있어 합성고무의 채산성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합성고무 가격이 원료인 부타디엔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수익이 거의 없으며 2016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타디엔은 2015년 여름경 아시아 정기보수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부족해져 상승했으나 10월 이후 중국의 경기침체 등에 따라 톤당 800-11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합성고무도 2015년 말 SBR이 1250달러, BR이 1100달러 수준을 형성했다.
2016년에도 중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돼 부타디엔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합성고무 시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중국산 SBR, BR이 제조코스트를 반영하지 않은 매우 낮은 가격에 유입되고 있어 한국, 일본기업들이 범용 수출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어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구조재편 활발
롯데케미칼은 이태리 Versalis와 약 5000억원을 합작투자해 설립했으며 S-SBR 및 EPDM 20만톤을 2016년 하반기 상업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2018년까지 SIS(Styrene Isoprene Styrene)/SBS(Styrene Butadiene Styrene) 5만톤 플랜트도 건설할 예정이다.
세계 No.1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랑세스는 아람코와 50대50으로 합작해 Alanxeo를 설립했다. Alanxeo는 2016년 하반기부터 원료를 저가에 구입할 수 있는 잇점이 부각되고 있다.
Sabic은 ExxonMobil과 합작해 2016년 여름 EPDM, BR 플랜트를 가동하고 SBR, IIR, TPE, 카본블랙 등도 생산할 계획이다. 양사의 협력도 저가의 원료를 요구하는 ExxonMobil과 생산제품의 고부가화를 요구하는 Sabic의 의도가 일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는 DuPont이 일본 Denka에게 CR 사업을 매각했고, Dow Chemical과 합병해 석유화학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북미는 저렴한 셰일(Shale) 가스·오일을 원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LG·금호, S-SBR 연구개발 강화 시급
중동의 합성고무 생산기업들은 높은 가격 경쟁력을 통해 메이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중국 SBR, BR, EPDM 메이저는 양산을 통한 코스트 절감을 실현하고 있으나 중국의 경제 침체 및 과잉생산으로 몇 년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및 금호석유화학은 최대 다운스트림인 타이어 시장이 침체돼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SBR 가동률이 50-60%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S-SBR도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기술력이 떨어져 범용 그레이드 공급에만 의존함에 따라 R&D(연구개발)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북미기업들은 셰일가스·오일을 원료로 저가의 C2, C3를 생산해 EPDM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에 따라 유럽기업들은 고부가가치 그레이드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
일본기업들도 범용 그레이드는 원료가 저렴하고 양산이 가능한 해외에서 생산하고 일본공장은 S-SBR 등 고부가가치 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