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산업은 인력 구조조정이 양극화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 자급화에 따라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CPL(Caprolactam) 등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정부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PTA 생산능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남석유화학과 한화종합화학은 인력 감축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CPL 생산기업 카프로도 고강도의 인력 감축을 마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과 삼남석유화학은 감원에 대한 구조조정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삼남석유화학은 PTA 생산능력이 180만톤이지만 2개 플랜트의 가동중단으로 생산직 일부를 삼양사로 전출하고 희망퇴직도 받아 직원수를 2012년 227명, 2013년 216명, 2014년 204명, 2015년 168명으로 줄였다.
한화종합화학은 PTA 200만톤 중 1개 라인을 가동중단하고 잉여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2016년 9월 잡셰어링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2014-2016년 직원수가 34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잡셰어링은 생산직의 근무시간을 주 42시간에서 33.6시간으로 단축하고 급여를 평균 10-20% 낮추어 정리해고 없이 완전고용을 유지하는 제도이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울산공장은 대산공장에 비해 구조조정이 요구됨에 따라 정리해고 없이 구조조정할 수 있는 대안을 고심했다”며 “유휴라인이 정상가동하면 기존 근무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PTA 사업은 생산능력 축소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유휴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삼남석유화학은 감원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 흑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한화종합화학은 잡 셰어링으로는 인건비 축소가 어려워 일부 직원을 한화 화학 계열사인 한화토탈, 한화케미칼 등으로 전출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프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인력 감원을 강행해 직원수를 2013년 330명에서 2016년 6월 240명으로 90명 가까이 줄였다.
카프로 관계자는 “적자 생산을 극복하기 위해 인력 감원이 불가피했으나 No.2 플랜트를 재가동하면서 일부 직원들을 복직시키고 있다”며 “신규사업 등을 추진해 퇴직한 직원들을 최대한 복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PET(Polyethylene Terepthalate) 필름을 생산하고 있는 SKC, 폴리에스터(Polyester)를 생산하고 있는 TK케미칼도 구조조정으로 생산라인을 축소해 인원 감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C는 최근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필름 사업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해 직원수가 2014년 1749명, 2015년 1588명, 2016년 7월 1423명으로 300명 이상 감소했다.
특히, 2016년 상반기에 PET필름 생산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받아 100여명을 감축했다.
석유화학 구조조정은 다운스트림에서 업스트림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형 석유화학기업들도 선도적인 실행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가동하고 있는 석유화학기업들은 2015-2016년 시황 호조로 인수합병 및 신규 투자를 확대해 오히려 직원수가 증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직원수가 2014년 1만3623명, 2015년 1만4280명, 2016년 6월 1만4863명으로 증가했으며 롯데케미칼도 2014년 2669명, 2015년 2741명, 2016년 6월 2778명으로 늘어났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뿐만 아니라 여천NCC, 대한유화, 한화토탈 등도 직원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다만, SK종합화학은 신규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R&D 투자도 SK이노베이션이 전담하고 있어 직원수가 2014년 1053명에서 2016년 6월 998명으로 감소했다.
시장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사업구조가 다양한 대형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시행해도 감원하지 않고 다른 사업부서로 전출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인력 구조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