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학기업들은 일본시장이 성숙화됨에 따라 해외사업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사업부문별로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그룹의 구심력을 집결함으로써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북미·유럽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한 경영, 그룹기능 강화, 자금운영 효율화, 인재 육성 등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아닌 지역별로 구심력 강화
일본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결시키고 있다.
사업부문별로 추진하던 해외사업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면서 그룹의 구심력을 강화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MCH)은 「탈(脫) 일본주의」를 새로운 글로벌 전략으로 내세우며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구조를 개혁하고 있다.
화학 계열사 3사를 통합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사업규모, 기술력, 수익성 등을 세계 수준으로 향상시켜 고수익·고성장형 화학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학 3사 통합기업을 중심으로 유럽, 미국, 중국, 아시아 지역별로 제조, 판매, 마케팅, 기술지원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MCH가 보유한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Asahi Kasei Chemicals(AKC)은 2025년 해외매출을 1조5000억엔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역별로 다른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 Dusseldorf에 설립한 AKC Europe을 통해 자동차 소재 사업을 중점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미 관리부문 통합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KC Europe은 앞으로 유럽의 자동차기업 및 탑티어(Top-Tier)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통합능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구급의료기기, 전지 분리막, 수지 컴파운드 등 다양한 사업을 광범위하게 추진하고 기존과 마찬가지로 사업부문별로 성장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다만, 지역별로 전체적인 전략을 추진한다는 큰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으며 지역기업에게 수익 책임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등 매트릭스 경영기법도 도입할 예정이다.
AKC는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3개 조직을 신설했다.
첫째는 「오토모티브 사업 추진실」로 고기능 폴리머 및 섬유, 전자 등 기존 소재사업을 통합해 자동차 생산기업에게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안할 방침이다.
둘째는 유럽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AKC Europe으로 고기능 폴리머를 비롯한 5개 소재부문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유연한 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시장 개척, 새로운 가치 창출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셋째는 오토모티브 사업추진실과 AKC Europe의 조직에 설치된 「마케팅 해외기획실」로 사업단위별 부분적 마케팅을 그룹 전체 마케팅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마케팅 해외기획실은 버추얼 랩(Virtual Lab) 등 공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경제동반자(EPA)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별 사업영역을 통합하는 「통상정책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통상정책 기능 강화를 통해 발효가 완료된 통상협정을 최대한 이용하고 최종적으로는 투자입지의 판단 요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Kaneka는 1970년대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해왔으며 2020년까지 실행하는 10개년 경영계획을 통해 해외매출 비중을 70%로 올려놓을 방침이다.
PVC(Polyvinyl Chloride) 개질제, 발포수지, 액체수지 변성 실리콘 폴리머 등의 해외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벨기에, 텍사스, 말레이를 중심으로 생산설비를 구축했고 최근에는 신설조직인 글로벌기업부를 통해 그동안 사업부문별로 추진해온 해외사업을 그룹 단위로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기업부는 현지 계열사가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외사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Kaneka Thailand가 사업용 부지를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프리카 가나에 주재원 사무소를 개설하고 두발 장식용 합성섬유 사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투입했다.
앞으로 아시아, 미국, 유럽에서 각각 통합기업을 설립하고 본사기능을 일부 이전함으로써 Kaneka로서의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지역 특색에 따라 각기 다른 성장전략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Nippon Shokubai(NSC)는 세계시장에서 아크릴(Acryl) 체인을 강화함으로써 해외매출 비중이 이미 50%에 달하고 있고 2018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벨기에에 아크릴산(Acrylic Acid) 10만톤, SAP(Super-Absorbent Polymer) 10만톤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Arkema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생산 확대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NSC는 신기술 도입, 규모화에 이어 지역전략을 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Sekisui Chemical은 현재 2800억엔 수준인 해외매출을 2020년 초까지 5000억엔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기능 플래스틱을 비롯해 3개 자회사가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룹 통합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Sekisui America, Sekisui Europe, Sekisui Shanghai 등 현지법인 및 사업장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금운용 효율화 통해 그룹 최적화 실현
일본기업들은 해외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자금 운용면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itsui Chemicals(MCC)은 일본 자회사 위주로 추진해온 그룹 융자를 해외 사업장에까지 확대하고 자금 운용을 효율화하고 있다.
MCC는 Sumitomo Mitsui Banking 혹은 네덜란드계 금융기관과 연계함으로써 유럽·싱가폴·미국 등 현지기업의 차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해외 자회사가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MCC가 미리 연계 금융기관에 엔화 베이스로 예치해둔 자금을 현지 통화로 받아 사용하는 흐름으로 구성돼 있다.
해외 자회사는 연계 금융기관에 MCC가 예치한 것과 동일한 금액을 엔화로 변제하며 따로 금융 담당자를 두지 않고도 사업에 전념할 수 있다.
AKC는 중국에서 그룹 융자를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설립한 중국법인은 Suzhou 소재 드라이필름 레지스트 공장, Zhangjiagang 소재 POM(Polyacetal) 플랜트 등 20여개 사업에 대해 융자를 실시했다.
일본에서 직접 투자할 때에 비해 환차손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여유자금을 다른 중국투자에 활용함으로써 운용자금을 효율화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AKC는 앞으로 북미 지역에도 중국과 동일한 그룹 융자를 적용할 방침이다.
Sumitomo Chemical(SCC)은 자회사의 자립 경영과 그룹 융자 사이에서 밸런스를 취하고 있다.
SCC는 중국, 아시아 태평양, 유럽, 미국의 지역 통합기업을 주축으로 해외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고 있으나 배당금 외의 자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별 자금 융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SCC는 해외 자회사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모회사로서 신용을 활용해 보증을 서주고 자회사가 직접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자회사의 재무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고 금융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어 재무를 보다 건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CH도 중국, 미국에 자금 순환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그룹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Ube Kosan은 일본에서 자금 순환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 생산설비가 소재한 스페인과 타이에서도 여유자금 융자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룹기업간 자금 융통을 지원하기 위한 캐시 매니지먼트도 추진하고 있다.
Ube Kosan은 재무규율 유지와 효율성 향상을 위해 본사가 일괄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ekisui Chemical은 유럽, 미국, 중국 등 3개 지역에 설치한 현지법인을 통해 현지 통화 베이스로 그룹간 융자를 실시하고 있다.
그룹간 융자를 통해 현지법인의 내부자금 상황을 파악하고 발생한 여유자금을 수요가 있는 그룹기업에게 융통함으로써 외부 차입금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공통주제 설정해 역량결집 촉진
일본기업들은 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공통가치를 제창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MCC는 「Challenge(도전)」, 「Diversity(다양성)」「One Team(하나의 팀)」 3가지 공통가치 아래 그룹의 구심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심력은 해외 사업을 부문별로 추진해온 일본 화학기업들이 글로벌 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한 핵심요소로 주목되고 있다.
MCC는 25개국에 93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종업원 수만 6000명에 달하고 있다.
MCC는 매년 2-3사의 해외사업기업을 설립해 해외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CC는 모빌리티, 헬스케어, 푸드&패키징 사업을 성장을 위한 핵심 3대 분야로 설정하고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3가지 사업영역 모두 현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현지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각지에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활용할 예정이다.
MCH는 「Kaiteki(쾌적)」라는 키워드를 통해 해외 사업 운영에 필요한 구심력을 강화하고 있다.
Kaiteki는 알파벳으로 간략하게 표기함으로써 유럽과 미국 지역에도 쉽게 통할 수 있게 했으며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도 명쾌한 컨셉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CH는 앞으로 쾌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가치를 모색하고 사업 운영에 활용할 방침이다.
AKC는 원심력과 구심력을 조화롭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사업구조를 재편성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통합기업을 설립하는 한편 중국에서는 투자공사를 운용함으로써 자본을 재편성해 통합된 연구개발 및 마케팅을 추진하기 용이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인수기업 Polypore와 Asahi Kasei Plastics North America의 관리를 일체화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소재 영역을 중심으로 구매, 인재 교류 등에서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지 파악하고 있다.
아세안(ASEAN) 지역에서는 인사 및 경영 기획을 전담하는 인력을 타이에 상주시키고 지역 통합을 전임하도록 했다.
인디아에서는 그룹 사업소장을 설치하고 마케팅·기술서비스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Sekisui Chemical은 매년 4회씩 세계 각지에서 회의를 개최해 구심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창립기념일에는 전체 그룹기업의 리더를 한자리에 모아 새로운 회계연도에 실행할 사업방침을 전달하고 인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확충하고 어떠한 특성을 보유한 인재가 어느 그룹기업에 몇명 있는지 가시화함으로써 지역 인재 교류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Ube Kosan은 매년 실행하는 기업설명회 및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경영이념, 그룹비전 등을 전달하고 있다.
2016년 4월 새롭게 책정한 중기경영계획을 통해서는 해외 그룹기업을 대상으로도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그룹의 방향성에 대한 공통 인식을 심어줄 방침이다.
전략적 인재관리 통해 경쟁력 향상
일본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MCC는 해외법인의 리더를 현지사원 가운데 채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신규시장 및 신규용도 개척을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필수 불가결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2011년부터 글로벌 인재 교육 및 데이터베이스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
또 전략적 인사를 단행하고 비즈니스 파트너 기능을 강화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인사부문의 일부 직원들에게 다른 사업본부의 인재 관리를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개발, 제조기술 등 기능 부분에도 인사 담당자를 배치해 사업과 인재 관리를 일원화하고 있다.
Nippon Shokubai는 해외 주재경험이 있는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고 및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부 직원들은 입사 후 3-5년 동안 업무를 습득하고 이후 3-4년에 걸쳐 해외에서 경험을 축적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 연수제도도 부활시켜 매년 2명을 6개월 동안 해외에 보내고 있다.
생산·기술부는 현지 인재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에서 채용한 인재를 일본에서 교육시켜 1명만 파견해도 관리 및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구축했다.
Kaneka도 직원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도입한 해외 연수제도를 통해 주재 기간 1년 동안 각각의 업무에 맞는 실무를 쌓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채용에도 앞장서며 2009년부터 해외 대학을 졸업한 일본인을 채용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일본의 대학에서 유학한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인원은 5년 사이 40명으로 확대됐다.
관리자 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에게는 Leadership Challenge Method를 도입하고 있으며, 상급 관리직을 대상으로는 Multi National Leader Development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 유럽, 말레이지아의 상급 관리직에게도 연수를 도입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봄, 유럽은 가을마다 추진하고 있다.
Sekisui Chemical은 2015년부터 현지 직원을 현지경영자로 채용하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인 사원들에게는 해외 연수제도 등을 활용해 해외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또 세계시장에서 협상하는 능력도 육성하고 있다.
AKC는 2016년 4명의 외국인 이사를 선임하고 2명은 헬스케어 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미국은 세계 헬스케어산업의 중점시장으로 외국인 이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중기 경영계획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고성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