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보드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석고보드 시장이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KCC와 한국USG보랄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OEM(위탁생산) 공급만 진행하던 벽산도 신규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석고보드 시장점유율은 KCC 55%, 한국USG보랄 40%로 과점체제를 지속하고 있으며 벽산이 신증설을 준비함에 따라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판단된다.
석고보드 시장은 건축물이 서구화, 고층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2014년 말부터 1000가구 이상 신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장수명 주택 인증」을 의무화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장수명 주택은 거주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내부구조를 변경함으로써 주택의 수명을 늘리는 인테리어 형태로 주택 구조를 바꾸기 쉽도록 경량벽체를 적용한다.
특히, 경량벽체 가운데 가장 경제적이고 시공이 쉬운 석고보드의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석고보드 시장규모는 2009년 3500억원에서 2015년 4300억-4500억원으로 확대됐고 2016년 이후에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석고보드 생산기업들은 재고를 남기지 않고 전량 판매하고 있으며 공급이 부족함에 따라 추가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KCC는 충남 서산시 대죽 석고보드 3호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2017년 말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KCC건설과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 2월부터 착공에 돌입했다.
KCC는 폐자원인 화학석고를 활용해 석고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반 석고보드 9.5T(mm)가 저탄소 인증을 취득하는 등 친환경성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제품 라인업의 다변화를를 위해 R&D(연구개발)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USG보랄도 생산능력을 확대해 수요 신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USG보랄은 미국 USG와 호주 Boral의 합작기업인 USG보랄의 한국법인으로 석고보드와 천장재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2015년 매출액이 약 1조5000억원에 달했다.
USG보랄은 오스트레일리아 등 12개 국에 25개 공장을 보유한 가운데 Shanghai 소재 석고보드 생산설비를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는 등 한국을 중요한 생산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석고보드 메이저들이 중국에 공장을 건설할 때 USG보랄은 한국에 생산설비를 이전했다”며 “국내시장의 잠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한국USG보랄은 당진공장의 석고보드 생산능력을 7000만평방미터에서 1억평방미터로 43% 확대하기 위해 2016년 8월31일부터 증설 공사에 돌입했다.
2018년 상업가동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여수·울산공장의 생산능력을 포함하면 국내 점유율이 4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USG보랄은 국내 최초로 배연탈황석고(FGD)를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성을 부각하고 프리미엄제품 생산에 주력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하지만, OEM 계약관계인 벽산이 1300억-1500억원을 투자해 석고보드 시장 재진입을 계획하고 있어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벽산은 석고보드 사업의 신규투자액이 2015년 매출액 4428억원의 30%에 달해 신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벽산은 17년전 국내 최초로 석고보드를 생산했으나 중단했으며 한국USG보랄의 석고보드를 공급받아 유통해 왔으나 2019년부터 자체 브랜드를 생산할 방침이다.
충남 홍성 소재 일반산업단지에 석고보드 생산능력 1억평방미터 상당의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토지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규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벽산은 한국USG보랄의 증설 이후 생산능력과 동일한 수준으로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어 한국USG보랄과 계약이 만료되면 완전히 독립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국USG보랄은 2016년까지 18년 동안 벽산에게 석고보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5년 동안 약 1000억원 상당의 판매계약을 연장하는 등 벽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USG보랄은 벽산과의 계약물량이 2015년 매출액 2271억원의 50% 수준에 달하고 있어 OEM 계약이 종료되면 벽산이 확보하고 있는 거래처를 잃게돼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벽산이 상업화를 완료한 이후에도 석고보드 공급계약을 재연장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내수시장 경쟁이 불가피해 각자 독립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벽산은 2015년 6월 말 기준 매입거래 비중 가운데 70%가 한국USG보랄과의 거래로 나타남에 따라 안정적인 매입처에서 독립해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석고보드 시장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나 잇따른 신증설로 경쟁과열이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