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신규 비즈니스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성장전략에 따라 농업을 주목하고 있으며 다른 업종의 신규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2009년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 임대 규제가 대폭 완화돼 일정요건을 충족시키면 전국 어디에서나 농업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임대방식을 통한 농업 진출건수 2010년 6월 말 신규법인 수가 175개에 불과했으나 농지법 개정 이후 2014년 말 1712개로 10배 가량 폭증했다.
식품 제조업 및 유통업, 외식산업 등 식품 관련산업 24%, 건설업 11%, 제조업 5% 등 다양한 업종에서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유통·외식 관련기업 진출 잇따라…
식품 관련기업들은 서플라이 체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에 진출하고 있다.
식품 제조업 및 유통업, 외식산업 등 대부분의 식품 관련기업들은 원료인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 제조업은 Ichinokura가 Miyazaki에서 주조용 쌀을, Chiku가 Hamamatsu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반찬을 만들기 위한 채소를 재배하고 있으며, Mishima Foods는 Hiroshima에서 적색 차조기 후리카케(밥 위에 뿌려먹는 가루형 식품)를 원료부터 일관 생산하고 있다.
대형 식품 메이저인 Kagome는 가공용 토마토의 품종 개발능력, 농업 기술력을 응용해 식용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메스클랭 및 토막야채, 샐러드 등 고부가가치 채소도 제공하며 매출이 100억엔 상당에 달하고 있다.
유통업에서는 Seven & i 그룹의 Ito-Yokado가 2007년 식품 재활용법 개정을 계기로 전국의 세븐팜을 통해 음식점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비료로 활용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 원래 점포에 다시 판매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AEON 그룹은 2009년 AEON Agri Create를 설립하며 농업에 뛰어들어 채소 재배에서 판매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Lawson은 2010년부터 Lawson Farm Chiba를 통해 각지의 유력 농업자와 함께 농업 생산법인을 설립한 후 자사 점포에서 취급하는 유기농 채소 등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외식산업에서는 MOS BURGER를 전개하는 MOS Food Services가 지역 농업자와의 공동출자로 점포에서 사용하는 신선한 채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산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자카야 체인 운영기업 Watami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 농업 생산법인 Watami Farm을 설립해 각지에서 농장,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 관련기업들은 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양질의 원료를 추구하거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함으로써 원료의 생산·가공 일괄체제를 구축해 상품화하고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농업에 진출하고 있다.
건설·제조·서비스업, 차별화 목적으로 진출
건설 관련기업들은 공공사업 축소 등 건설공사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사업 추진 및 경영 다각화를 위해 농업에 진출하고 있다.
건설업은 지역밀착산업으로 농업의 쇠퇴 및 유휴농지, 경작포기지 확대에 위기감을 느끼고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의 과잉인력을 농업에 활용할 수 있고 지역의 토목건설공사에 참여함으로써 농지 및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농업 진출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제조업은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및 조선, 태양전지 패널부품 생산기업들이 지역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진출하고 있으며, IT 관련기업 등이 고령화되고 있는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농업에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Sumitomo Chemical은 농약 및 비료, 농업소재 등 자사의 농업 관련자재 및 농산물 재배·판매 노하우, 기술을 활용해 농업에 진출하고 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JR Kyushu가 JR Kyushu Farm을 설립해 농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yushu의 기간산업인 농업을 발전시킴으로써 철도 차창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지키는 것이 하나의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공장에서 잎채소를 생산하는 식물공장이 증가하고 있다.
식물공장은 설비 안에서 빛, 온도·습도, 이산화탄소(CO2) 농도, 수분·영양소 등을 조절하기 때문에 기후 및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고품질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따로 농지를 취득하거나 임대할 필요가 없고 가동하지 않았던 공장을 재이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업종에서 진출하고 있다.
설비 안에서 LED(Light Emitting Diode) 등 인공 빛을 활용하는 식물공장은 최근 4년 동안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플랜 구축이 급선무
다른 업종의 농업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Omron 및 UNIQLO 등 대형 메이저가 농업에 진출한 후 철수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03-2009년 동안 436사가 농업에 진출했으나 4분의 1에 해당하는 112사가 철수를 결정했다. 식물공장도 70%가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판매와 판로 개척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식품 관련산업은 진출기업 스스로가 주요 수요처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고 식품 유통기업도 자사가 보유한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를 확대할 기회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건설기업 및 제조기업들은 재배가 용이한 순으로 판매품목을 정한 후 판매하고 있어 판로를 개척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식물공장은 건물 및 환경 제어설비 등 초기 투자비와 광열비 등의 코스트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고 있다.
도매를 통한 판매는 독자적인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생산은 계속해도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식물공장만의 고부가가치화 및 차별화와 판로개척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영인 스스로가 농업에 임할 각오를 다지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은 농산물의 재배 사이클이 최소 반년으로 재배기술을 습득하기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 진출비용을 포함해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까지는 적어도 10년 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공사례로 여겨지는 Kagome는 브랜드 파워 및 유통 네트워크, 선진기술, 자본력 등의 강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농업 진출 초기에는 생산과 판매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흑자를 내기까지 10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관련기업은 농업에 진출함으로써 서플라이체인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건설기업은 지역 및 사회와의 상생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목적, 이념을 명확히 정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 진출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경제계와 농업계 연계
일본은 농업 경영규모가 작아 생산성이 높지 않고 식량 자급률이 낮으며 수입관세를 높여 농업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다른 업종이 농업에 진출해 일본이 안고 있는 농업의 문제점을 해소할지 주목된다.
농업 진출기업의 농지 면적 분포는 1ha 미만이 50% 이상, 5ha 미만이 90%를 차지하는 반면, 농업 경영체의 면적규모별 비율은 5ha 이상이 60% 미만을 차지하고 있어 최근 농업에 신규 진출하는 경영체는 소규모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농업 진출기업의 영농작물은 채소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식물공장에서 재배하는 것도 양배추 및 토마토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만, 자급률은 양배추 등 잎채소가 87%, 토마토 등 열매채소가 67%로 비교적 높고 수입관세는 3%로 낮은 편이다.
채소는 생산성 및 경쟁력 향상이 급선무인 분야는 아니며 쌀은 자급률이 높기는 하나 높은 관세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으로 대규모 및 효율 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이 요구되고 있다.
보리는 관세가 높기는 하나 자급률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고기 및 돼지고기 등 축산 분야도 관세율이 높고 자급률이 40-50%에 달하지만 가축의 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실질적인 자급율은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축산 분야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발효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사료의 국산화도 포함해 경쟁력 향상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채소 재배를 중심으로 다른 업종들의 신규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쌀 및 보리 등 곡류의 토지이용형 농업 및 축산 등으로도 진출을 장려하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술 및 매니지먼트로 생산성 향상
최근에는 농업에 진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술 및 과학적 매니지먼트 방법을 농업에 도입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농가가 직접 축적해온 경험을 가시화하면 스케줄 관리 및 재배기술을 표준화할 수 있으며 IT를 비롯해 선진기술을 응용함으로써 농업의 생산성 향상,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에서 일찌감치 철수한 Omron도 시설원예 재배를 제어하는 시스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농업자와 타업종이 연계해 기술 및 노하우를 농업에서 실용화하는 「첨단 모델 농업 확립 실증사업」에서는 채소 이외에 곡류 등 토지이용형 농업, 축산업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매니지먼트 도입 이외에 신규설비 개발, 로봇 등의 기계화, 화학 및 공학을 응용한 재배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벼농사 분야에서는 Toyota가 농업 생산법인과 연계해 독자적인 생산관리 방법 및 노하우 등을 응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Konica Minolta는 무인 헬리콥터에 카메라를 설치해 공중에서 촬영한 정보로 논벼의 생육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축산 분야에서는 고분자 응집제 등을 이용한 분뇨 처리방법의 확립 및 분해성 필름을 활용해 한냉지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3월에 농림수산기술회가 발표한 농림수산연구기본계획에서는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 연구하는 것의 중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기본계획은 ICT 및 로봇기술이 농업인 감소, 고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분자 생물학 및 게놈 공학을 육종, 역학분야에 응용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사료용 쌀 전용품종, 병해충에 대한 저항능력을 가진 벼·보리·대두 품종 개발, 온난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온 내성이 뛰어난 주식용 쌀 품종의 육성 및 물리적·화학적·생물적인 방제법을 조합한 병해충·잡초관리 기술 확립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파악하고 있다.
축산 분야에서는 가축 질병이 만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검사·백신·항바이러스제의 개발, 가축 배설물을 비료 및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일본 경제단체연합도 2015년부터 JA그룹과 공동으로 경제계와 농업계의 연계 강화 워킹그룹을 설립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TPP 및 기후변화 문제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농업 분야는 경제계의 기술 및 매니지먼트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LG, 새만금 스마트팜 진출 좌절
국내에서는 LG그룹이 새만금 스마트팜 단지 건설 계획을 추진했으나 농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LG CNS는 한국형 스마트팜 설비 및 솔루션 개발 등을 위해 새만금단지 1공구에 「스마트 바이오파크」를 구축할 계획으로 첨단온실, 식물공장, 연구개발(R&D) 센터, 가공 및 유통시설, 체험단지, 기타 기반시설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프로젝트 사실이 알려진 뒤 전국 농민단체들이 사실상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라며 반발해 결국 투자 철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LG CNS 관계자는 “예상보다 전국 농업 및 생산자 단체들의 반발이 너무 거셌다”며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 결과 현재로는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 추진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스마트팜 설비 공급 기술력을 쌓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방침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네덜란드, 일본 등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팜 기술을 바탕으로 재배 작물 품목을 다양화하고 생산성 향상 및 경비 절감을 이루고 있으나 국내 기술력은 초보 단계”라며 “스마트팜 설비 공급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이후 농민이 주축이 되는 생산단지가 구축되면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