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렌(Propylene) 시장은 수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아시아 프로필렌 시장은 연초 정기보수발 공급 부족으로 850달러까지 치솟으며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하반기 다운스트림 침체와 5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2025년 프로필렌 시장은 공급 이슈로 가격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으나, 구조적인 수요 부진이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는 형국이 일년 내내 반복됐다.
1분기는 상고하저 흐름이었다. 1월에는 태광산업 등 한국 내 주요 설비의 정기보수와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FOB Korea 기준 톤당 850달러라는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월 들어 핵심 다운스트림인 PP(Polypropylene) 수익성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악화되자 상승세가 꺾였고, 3월에는 중국 PDH 가동률이 69% 수준까지 회복되며 공급이 늘어나자 800달러 선까지 밀려났다.
2분기에는 공급 과잉의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4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유가 급락이 맞물리며 79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어 5월과 6월에는 중국 PDH(Propane Dehydrogenation) 설비들의 재가동과 롯데케미칼 대산 크래커의 가동 재개 등으로 물량이 쏟아지며 가격은 720달러까지 추락해 상반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포장재와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부진은 반등의 불씨마저 꺼뜨렸다.
하반기 초입에는 인위적인 반등이 나타났다. 7월 중국 설비 트러블로 인한 일시적 공급 공백에 가격이 745달러로 급반등했다. 이어 8월과 9월에는 여천NCC와 에쓰오일(S-Oil) 등 한국 업체들이 대규모 정기보수와 가동 중단에 나서며 공급을 조인 덕분에 9월 중순 770달러까지 오르며 하반기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4분기는 그야말로 추락의 시간이었다.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실종되자 가격은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졌다. 급기야 11월 초에는 FOB Korea 가격이 톤당 690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 5월 이후 약 5년 6개월 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700달러가 붕괴되는 충격을 안겼다.
연말의 회복세 역시 수요 회복이 아닌 공급 쥐어짜기의 결과였다. 12월 들어 한국과 중국 시장은 가용 물량 축소에 힘입어 715달러로 소폭 반등하며 700달러 선을 간신히 회복했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다운스트림 구매자들의 이탈로 12월 중순 755달러까지 하락하며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2026년 전망 역시 안개 속이다. 중국의 PDH 증설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업계는 다운스트림 수요가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는 한 내년에도 생존을 위한 감산과 정기보수 등 고강도 버티기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