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CPL(Caprolactam) 시장은 최근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중국기업들이 2015년 이후 지연된 신증설 프로젝트의 재개를 검토하고 있어 다시 공급과잉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시아 CPL 가격은 5월 저점을 기록한 후 수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벤젠(Benzene)과의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2016년 4월 중국이 2년만에 수입을 재개했고 아시아 시세 고공행진, 미국산 유입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으나 중국이 신증설 프로젝트를 재개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파악된다.

수급 불균형으로 스프레드 악화
중국의 신증설은 CPL과 벤젠의 스프레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5년 상반기 CPL-벤젠 스프레드가 톤당 1024달러로 2014년 976달러를 5% 상회함에 따라 카프로를 비롯해 타이완, 인디아 생산기업이 생산을 중단했던 플랜트의 재가동을 검토했고 일부는 재가동했다.
그러나 스프레드는 12월 660달러까지 하락하며 4/4분기 평균이 832달러로 상반기에 비해 292달러 축소됐으며 2015년 평균은 897달러로 전년대비 8% 악화됐다.
2015년 중국의 PA(Polyamide) 6 칩을 포함한 CPL 수요는 2014년 수요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기저효과와 2015년 상반기 PA6 중합 플랜트의 신증설 등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또 CPL은 신증설이 없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기보수가 잇따라 수급타이트가 지속됐으며, 벤젠도 CPL 호조에 힘입어 톤당 750-850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CPL-벤젠 스프레드는 2015년 하반기부터 중국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CPL 생산기업이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됐다.
7월 그리스 위기 및 상하이 주가 폭락을 비롯해 8월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붕괴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동남아의 통화 약세를 유발하고 수입가격 하락 압박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성장 둔화 및 국제유가 하락은 CPL 시황 악화를 초래해 구매 의욕을 떨어뜨렸다.
성수기에 진입하는 9월에도 PA6 칩 출하가 저조했다.
중국이 CPL 생산량을 상반기 월평균 14만톤에서 하반기 16만톤으로 확대함에 따라 잉여물량이 더욱 늘어났고 다운스트림인 PA6 칩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벤젠가격 하락폭 이상으로 CPL 시황이 악화됨에 따라 스프레드가 더욱 축소됐다.
중국 Sinopec이 5월 벤젠과의 스프레드를 8370위안으로 설정함에 따라 2015년 상반기 평균이 7975위안으로 손익분기점인 7000위안 이상을 유지했으나 7월 이후에는 7000위안을 넘지 못하고 12월 5813위안까지 떨어졌다.
Sinopec은 벤젠과의 스프레드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CPL 판매를 촉진하고 재고 감축을 우선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생산능력 확대 지속…
세계 CPL 생산능력은 660만톤이며 수요는 530만톤으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2012년 이후 지속한 신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240만톤으로 2011년에 비해 4배 가량 확대했으나 내수는 약 200만톤에 불과해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있다. 다만, 2015년 신증설은 당초 계획한 수량을 크게 하회하는 32만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XuYang은 신증설을 실시했으나 품질 문제 등으로 상업가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Fangming도 No.2 라인을 가동 개시했으나 신·구 2개 라인의 가동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2014년 4월 이후 생산을 중단했던 Shijiazhuang이 플랜트를 재가동하고 Yaolong, Sanning이 설비 효율화 작업으로 생산능력을 총 8만톤 가량 확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PL 가동률은 상반기 79%에서 하반기 88%로 약 10%포인트 상승했으며 수입량은 월평균 2만톤에서 1만7000톤으로 감소했다.
중국은 BASF의 상하이(Shanghai) 소재 PA6 중합 플랜트 가동으로 벨기에산 수입이 약 3만톤 증가함에 따라 2015년 수입량이 2014년과 동일한 22만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16년에도 계속해서 70만톤을 넘는 CPL 신증설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40만-50만톤 늘리는데 그친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2015년 CPL 수요가 전년대비 약 10% 증가했으나 공급량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5년 CPL 뿐만 아니라 PA6도 공급과잉에 빠져 시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코스트 경쟁력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PA6까지 생산하는 서플라이체인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파악된다.
중국은 2016년에도 계속해서 70만톤을 넘는 CPL 신증설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40만-50만톤을 늘리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생산량이 줄어도 이미 침체가 심화된 시황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타이완 PA6 중합설비 가동률 하락
중국의 PA6 칩 국산화는 타이완 PA6 컴파운드 생산기업의 가동률 저하를 초래했다.
섬유용 일반 그레이드가 중국산으로 대체되는 가운데 타이완은 PA칩 수출량이 20만톤으로 전년대비 4만5000톤 감소했다.
인디아, 일본 수출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나 중국수출 감소를 보전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완은 2016년 PA6 칩 중국수출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PA6 중합설비의 가동률이 더욱 떨어짐에 따라 CPL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PDC는 2012년 완공 후 상업운전을 실시하고 있지 않는 Toufen 소재 No.2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시황이 악화함에 따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은 CPL 잉여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소규모 시장이었으나 2014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CPL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2015년에는 PA6 칩 중국수출이 감소한 영향 등으로 PA6 중합설비의 가동률이 한때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낮은 수준을 지속했으며, CPL 수입량도 전년대비 감소했다.
타이완은 2016년에도 PA6 칩 수출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6년 3월 예정이었던 일일 생산능력 500톤의 대형 플랜트의 가동을 연기했다.
CPL 수출은 부가가치세 환급률 및 글로벌 가격경쟁심화 등과 같은 과제를 안고 있으나 내수가 포화상태인 가운데 불가피한 전략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프로, 수출 재개에도 방심금물
카프로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유틸리티·수소 코스트 감소 및 암모니아의 글로벌 시황 악화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2013년 중단했던 수출을 재개했으며 5월 이후 말레이지아를 중심으로 4000톤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2015년 CPL 수입량은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유럽산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8만4000톤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으나 2016년에는 국내수요 증가도 플랜트 가동률이 상승해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4월 2년만에 수출을 재개해 8월 한국산 수입량이 3600톤에 달한 것도 호조로 작용하고 있다.
카프로는 Fibrant가 10월 미국 플랜트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BASF도 유럽 생산능력 축소를 선언하는 등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능력이 축소되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시장의 공급과잉이 완화됨에 따라 신증설 프로젝트의 재개를 검토하고 있어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된다.
동남아·서남아 수요 소폭 증가
동남아시사와 서남아시아는 2015년 CPL 수요가 소폭 증가했다.
PA6 칩은 타이, 말레이지아가 중국 수출을 줄이고 있는 한편, 베트남은 2014에 비해 31% 증가했다.
중국의 PA6 자급화 및 시황 악화 등은 각국에 PA6 칩 그레이드의 구성 변경, 방사로의 이전 등 부가가치화 및 차별화 움직임을 촉구하고 있다.
인디아에서는 PA6 중합설비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PA6 칩 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CPL 시장으로서도 기대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
표, 그래프 : <CPL 수급밸런스 비교(2015)><글로벌 CPL 수출비중(2015)><아시아 CPL 수급동향><글로벌 CPL 생산능력(2015)><CPL 가격 및 스프레드 변화><중국의 CPL 수입실적><중국의 PA6 칩 수입실적><중국의 CPL 신증설 프로젝트><타이완의 PA6 칩 수입실적><타이완의 CPL 수입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