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은 최근 지구온난화 대책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특성을 갖출 것이 요구되고 있다.
환경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비 향상이 반드시 필요하며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을 경량화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자동차에 선구적인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부품 및 소재의 고기능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동차기업 뿐만 아니라 부품기업, 나아가 소재 생산기업까지도 자동차의 경량화를 주목하고 있다.
JX에너지, CFRP를 자동차 구조재로…
JX에너지는 석유화학에서 파생된 기능화학제품 사업을 더욱 기동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4년 4월 사내조직인 기능화학제품 컴퍼니를 출범시켰다.
기능화학제품 컴퍼니는 본래 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고기능성 화학제품 및 소재를 개발하던 조직이었으나 최근에는 차세대 자동차를 연구개발(R&D)의 중점 영역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탄소섬유, 고내열, 나노 가공 등 키워드를 통해 자동차의 전동화, 경량화, 지능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1995년 Nippon Steel & Sumitomo Metal과 합작한 피치(Pitch)계 탄소섬유 생산기업 Nippon Graphite Fiber(NGF)를 통해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성형제품 및 프리프레그(Prepreg)를 액정유리 반송용 로봇 암(Robot Arm), 고기능 필름 설비의 카본 롤 용도로 공급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유기섬유를 소성함으로써 얻는 탄소함량 90% 이상의 섬유로 무게가 철의 4분의 1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강도 및 강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아크릴 섬유(Acrylic Fiber)를 열처리해 제조하는 PAN(Polyacrylonitrile)계와 액상 석탄을 방사한 것을 열처리해 제조하는 피치계로 구분되며 코스트가 비교적 낮은 PAN계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피치계도 PAN계에 비해 가볍고 내열성, 내약품성, 전기전도성, 진동감퇴성이 우수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JX에너지는 그동안 축적한 적층설계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원료부터 설계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활용함으로써 피치계 및 PAN계를 조합하거나 다양한 특성을 보유한 열경화성 수지와 복합화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열성이 높은 신규 수지의 개발, 열가소성 수지와의 복합화를 검토하고 있다.
또 차세대 자동차의 구조재로 적용하기 위해 CFRP 성형제품의 강도를 향상시키거나 성형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PEEK 능가하는 고습동 수지도 개발
JX에너지는 1980년대부터 고내열 액정 폴리머 「Xydar」를 공급하고 있다.
매년 4000톤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Kawasaki 사업소가 생산, 판매, 연구개발, 기술서비스까지 총괄하고 있다.
Xydar는 열가소성 수지 가운데 최고 수준의 내열성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열가소성 수지에 비해 성형성이 우수하며 난연제를 첨가하지 않아도 뛰어난 난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EP(Engineering Plastic)보다 고탄성이면서 제진성까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전장화, 하이브리드자동차(HV)와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내열성에 대한 니즈가 강화됨에 따라 널리 채용되고 있다.
앞으로 EV 보급이 더욱 확산된다면 주행거리 외에 정숙성 등 가솔린 자동차에 요구되던 특성도 중요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근에는 소음을 줄인 그레이드의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각종 커넥터 외에 카메라 모듈 채용도 확대되고 있어 그동안 축적한 분자 설계기술, 컴파운드 기술 등을 활용해 자동차 탑재용 센서 카메라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나아가 의료 분야, 특히 고정밀화가 추진되고 있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용 정밀 전자부품으로도 채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JX에너지는 차세대 자동차 소재 채용을 목적으로 기존의 폴리머 분자 설계기술을 활용해 고습동성을 보유한 신규수지도 개발하고 있다.
고온 환경에서 PEEK(Polyether Ether Ketone)를 상회하는 저마찰성 및 저마모성 등 고습동성을 갖추고 있으며 고온 기계특성 역시 PEEK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JX에너지는 앞으로 해당수지를 기어, 베어링, 엔진 주변부의 습동부품 등 그동안 금속이 사용되던 영역을 대체하는 용도로 제안해 경량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엘라스토머, 제3의 가교로 고무특성 부여
JX에너지는 2014년 기능화학제품 컴퍼니 출범과 동시에 엘라스토머(Elastomer) 개발에 착수했으며 석유정제 사업에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다수 생산하고 있다.
엘라스토머는 성형할 때 가황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점이 최대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고무제품을 생산할 때 가황공정에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코스트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엘라스토머를 채용하면 가공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부품 제조코스트의 감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X에너지는 사출성형이 가능한 고무라는 콘셉트 아래 다양한 가교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엘라스토머에는 올레핀(Olefin) 계열 원료에 압축 영구 뒤틀림을 개선하는 화학가교, 유동성을 개선하는 물리가교, 전체를 제어하는 제3의 가교 등 새로운 가교 메커니즘을 도입함으로써 열가소성 엘라스토머와 가황고무의 특성을 모두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황공정이 불필요하고 사출 및 압출 성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압축 영구 뒤틀림이 가황고무와 거의 동등하며 리사이클이 가능하고 경도를 광범위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도는 JIS-A 경도 기준 20부터 80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열성은 120℃ 수준이지만 유리전이점(Tg)이 낮아 영하 40℃ 환경에서도 고무 성능을 유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성을 변화시키면 비중을 0.9 이하로 낮추어 일반 가황고무보다도 가볍게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부품 경량화 측면에서는 고무보다도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특성을 활용해 자동차 경량화에 공헌할 수 있도록 용도를 개척할 방침이며 엘라스토머에 또다른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나노섬유 부직포로 자동차 소음 절감
JX에너지의 기능화학제품 컴퍼니와 연계된 JX ANCI는 「Claf」, 「Milife」 등 부직포를 생산하고 있다.
Claf는 PE(Polyethylene) 필름을 매쉬 상태로 나누어 엮은 부직포로 통기성, 통수성, 투광성, 공법 안정성이 우수하며 가볍고 강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통기성 및 통수성을 활용해 주로 농업, 건축소재 보강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시트패드나 착석할 때 소음을 방지하고 패드를 보호하는 시트사이렌서 등으로 투입되고 있다.
Milife는 독자적인 특수방사기술, 연신적층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획기적인 고기능 적층 부직포로 광택이 독특하고 디자인성이 우수해 인테리어, 보석 및 의류 포장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JX에너지는 Yamanashi대학 연구팀의 탄산가스 레이저 초연신공법과 부직포 제조기술을 융합시켜 나노섬유 부직포를 사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산가스 레이저 초연신공법을 열가소성 수지에 적용하면 레이저의 적외선을 통한 용융으로 얀(Yarn)이 형성되며 얀을 초연신시켜 나노섬유 부직포로 제조하고 있다.
현재 PP(Polypropylene)를 소재로 활용해 300-500나노미터 정도의 섬유경으로 구성된 부직포를 양산하는 기술을 정립하고 있다.
해당기술은 다른 나노섬유 부직포와 달리 용제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다른 제조공법에 비해 생산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화 후에는 자동차용 필터 용도를 중심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필터에 나노섬유 부직포를 활용하면 기존 필터에 비해 포집성능이나 흡음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나노섬유 부직포의 중요한 특성인 높은 비표면적 등을 이용하면 LiB(Lithium-ion Battery) 용도로도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는 소재 영역을 PP 외의 열가소성 수지로 확대해 개발제품의 사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JX에너지는 석유정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수지, 엘라스토머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원료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앞으로도 자동차용 신규소재 개발을 꾸준히 진행함으로써 경량화를 통한 환경부담 저감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 외에 전자,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 가능한 기반기술도 함께 연구해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방침이다.
<강윤화 기자: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JX에너지의 대표적인 CFRP 라인업, JX에너지의 신규수지와 PEEK의 특성 비교, JX에너지의 신규 엘라스토머 물성 비교>
<화학저널 2017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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