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산업은 출판 시장의 축소 및 디지털화에 따라 팸플릿 및 판촉 전단지, 장표 등 종이매체 수요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하가 낮은 수계 플렉소 인쇄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기용제 함유량이 적은 수계 잉크를 사용하는 플렉소 인쇄 방식 도입을 적극화하고 있으며 친환경 대응을 통해 수요가 꾸준한 식품 등 패키지 인쇄 채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식품포장용 필름은 품질 및 생산성이 중시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용제계 잉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일본기업들은 기술장벽이 높은 수계 잉크 기술개발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플렉소 인쇄 방식으로 유해화학물질 저감
인쇄·광고·출판 메이저 Adplex는 약 40억엔을 투입해 신규 건설한 인쇄 공장을 2016년 4월 본격 가동했다.
클린룸을 완비하고 이태리에서 수입한 플렉소 인쇄기기 및 무용제 접착제로 필름을 부착하는 라미네이터 등 최신설비를 도입했다.
Adplex는 새로운 중점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광고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자사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패키지 인쇄 분야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수계 플렉소 인쇄에 주목하고 있다.
플렉소 인쇄는 탄성을 보유한 수지 및 고무로 만든 판을 사용하는 볼록판 인쇄의 일종으로 용제계 잉크 및 수계 잉크, 자외선(UV)을 조사하면 순식간에 건조하는 UV 경화형 잉크를 투입할 수 있다.
특히, 수계 잉크는 광화학 스모그 및 PM2.5의 원인물질인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를 회수하는 장치 등이 요구된다.
Adplex는 후발기업으로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환경부하 및 잔류 용제를 저감하기 위해 환경 친화적인 수계 플렉소 인쇄를 도입했으며 식품기업 등에 대해 수계 잉크와 접착제를 조합한 무용제 패키지의 인지도를 높이는 영업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패키지 인쇄 사업 육성
Kinyosha는 출판·상업 인쇄 시장이 점차 축소됨에 따라 패키지 인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 4월까지 일본 생산거점 3곳에 4대의 수계 플렉소 인쇄기기를 도입했으며 플렉소 인쇄의 이점 및 시장성을 조사하고 식품기업 등 700곳을 방문해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수요기업들이 잠재적인 니즈를 파악하며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패키지 인쇄는 기존의 출판·상업 인쇄와 인쇄방식 및 상품유통 등에 차이가 있어 사업을 정상화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수계 플렉소 인쇄 및 그라비아 인쇄를 실시하는 동종기업의 인쇄공장에 사원을 연수보내 인쇄 기술을 습득시키는 등 인재 육성에 주력해왔다.
Kinyosha는 수요기업과의 신뢰를 쌓으며 식품 포장필름 및 종이봉투, 기저귀용 투습성 백시트, 부직포 등으로 채용을 확대해 영업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수계 플렉소 인쇄 사업은 현재 영업이익률이 크지 않고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요구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나 그만큼 건전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되며 고유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쇄기업간 협업으로 시장 확대
인쇄기업들은 수계 플렉소 인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Kinyosha 및 Adplex를 비롯해 Sagawa Printing, Seki, Komatsu 등은 2015년부터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고 사업지속계획(BCP)에 대응하기 위한 토론회 및 현장연수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Sagawa Printing은 2014년 Hino 공장에서 플렉소 인쇄기기 등을 도입한 신규설비를 가동했다.
Seki는 Ehime의 Iyo에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Komatsu도 본사 부지에 공장을 신설해 이르면 2017년 수계 플렉소 인쇄기기를 활용한 패키지 인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경쟁기업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은 패키지 인쇄가 가능한 수계 플렉소 인쇄기기가 매우 적고 수주가 늘어났을 때 1사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기 때문으로 인쇄기업들은 앞으로 Hokkaido 및 Kyushu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인쇄산업은 내수 출하액이 1991년 8조9000억엔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4년 5조5000억엔으로 격감했다. 특히, 출판·상업 인쇄 시장의 축소가 두드러지고 오프셋 인쇄 사업자는 1988년 1만3362곳에서 2014년 7044곳으로 50% 가량 직감했다.
수계 플렉소 인쇄는 인쇄 시장의 새로운 성장사업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패키지 인쇄 대응 플렉소 인쇄기기가 약 50대로 그라비아 인쇄기기 2000-3000대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수요기업이 패키지 인쇄를 플렉소 인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0배 정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계 플렉소 인쇄를 보급하기에는 공급능력이 매우 부족하나 진출기업들은 친환경적인 차별화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품질 및 경제성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수계 플랙소 인쇄가 주목되는 가운데 잉크 생산기업들도 기존제품의 업그레이드 및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파리협정이 2016년 11월 발효돼 중국 및 인디아 등에서도 환경규제가 강화함에 따라 패키지 인쇄용 잉크의 수계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쇄속도 개선에 고정밀화 과제 해결
독일 뒤셀도르프(Dusseldorf)에서 5월31일부터 11일 동안 개최된 인쇄 기술 전시회 「Drupa 2016」에서는 인쇄기기 생산기업인 독일 Widmoller & Holscher(W&H)가 시행한 플렉소 인쇄기기의 실연이 방문객의 이목을 끌었다.
W&H는 인쇄기기에 Toyo Ink의 수계 플렉소 잉크와 Fuji Film Global Graphic Systems의 제판을 탑재해 분당 500미터의 필름을 인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인쇄 속도는 유럽·미국의 용제계 플렉소 인쇄에 필적하며 일본 및 아시아의 용제계 그라비아 인쇄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도 일찍이 패키지 인쇄에 수계 플렉소 잉크를 사용하는 검토가 이루어졌으나 건조공정에 따라 생산성이 저하되는 기술적 과제를 해소하지 못해 용도가 종이박스 및 종이용기 등에 한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볼록판인 플렉소 인쇄는 오목판인 그라비아 인쇄에 비해 잉크 농도가 묽어 고정밀 인쇄가 어려운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Toyo Ink는 플렉소 인쇄의 정밀화를 높이기 위해 2013년 Saitama 공장에 W&H의 플렉소 인쇄기기를 도입하고 잉크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라미네이트 가공 및 레토르트 패키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소재 개발 및 처방 설계, 평가 기술 등을 연구해왔다.
수계 잉크는 유럽의 식품 패키지 소재에 대한 규제, 중국의 VOCs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수요가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oyo Ink는 일본, 유럽, 중국에 고속 인쇄가 가능한 수계 플렉소 잉크를 공급함으로써 2018년 매출 20억엔을 달성하고 이후 판매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akata Inx는 10월 신규 개발한 패키지 인쇄용 수계 플렉소 잉크를 채용한 필름 샘플을 최초 선보였다.
Sakata Inx는 종이박스 및 종이용기용 수계 플렉소 잉크 분야에서 일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동안 연구해온 기술을 활용해 패키지 인쇄용 수계 플렉소 잉크의 상업화에 착수했다.
장시간의 인쇄 작업을 안정화시키는 잉크의 설계, 필름 및 라미네이트 가공용 접착제와의 상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Sakata Inx는 출판·상업 인쇄에서 패키지 인쇄로 전환하며 플렉소 인쇄기기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 수계 플렉소 잉크의 라인업을 확충해 수요를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인체에 무해하고 환경부하 낮아 수요 호조
수계 플렉소 인쇄는 VOCs 및 초기비용 저감, 요철이 있는 인쇄물에 적합한 점 등을 비롯해 인쇄공장에서 일하는 작업자의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는 장점도 보유하고 있다.
수계 플렉소 인쇄는 그라비아 인쇄기기가 잉크의 충진 부분이 개방형인 것이 많아 용제계 잉크를 사용할 때 휘발한 용제가 작업 현장에 가득 잔재하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Dainichiseika Chemicals는 일본에서 최초로 패키지 인쇄용 수계 플렉소 잉크를 판매해 왔다.
수계 플렉소 잉크는 그라비아 인쇄와의 차이 등으로 도입 당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노하우를 축적해 채용을 품질 향상을 도모하며 수요기업의 채용을 적극 서포트하고 있다.
잉크 세계 최대 메이저 DIC도 패키지 인쇄용 수성 플렉소 잉크를 개발했다.
고정밀 인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잉크의 농도를 향상시키고 저점도의 수지를 배합하는 등 설계 방식을 연구해 인쇄기기와의 상성 및 작업 밸런스를 양립시키고 필름과의 밀착성 및 라미네이트 가공 후의 필름 박리 문제 등을 개선했고, 유럽의 식품 패키지 규제인 스위스 조례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IC에 따르면, 식품 패키지 등에 사용되는 플렉소 잉크는 세계 시장규모가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15% 성장했으며, 특히 아시아 시장은 45% 급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패키지 인쇄는 중국, 인디아 등에서도 환경규제가 엄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환경부하가 적은 강점 등으로 세계 수요가 신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DIC는 잉크 및 접착제를 포함한 패키지 관련 소재 사업 매출액을 2015년 2700억엔에서 2018년 3200억엔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자인 향상으로 PET병 라벨에 채용
Krin Beverage는 PET(Polyethylene Terephthlate) 병에 사용하는 인쇄 라벨에 수계 플렉소 인쇄를 일본 최초로 도입했다.
2011년 음료수 알칼리 이온수에 채용했으며 현재는 다른 음료수에 채용을 지속하고 있다.
수계 플렉소 인쇄는 의장성이 용제계 수준으로 향상됐으나 제조공정에 대한 적합도가 또다른 해결과제로 파악되고 있다.
청량음료 공장은 분당 500미리리터 용량의 PET병을 분당 900병 가량 생산할 수 있는 고속화와 PET병의 경량화가 이루어져 병에 인쇄 라벨을 부착하는 라벨기도 세밀한 조정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청량음료 생산기업들이 가격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코스트를 절감하고 가동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쇄 라벨의 높은 공정 적합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디자인의 다양화 등 음료 패키지 트렌드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시하고 있다.

생활 관련 브랜드의 안전·안심 지향
HAVI Global Solutions은 인쇄기업 등과 환경부하가 적은 햄버거용 포장지를 공동 개발해 2011년부터 일본 맥도날드에게 공급하고 있다. 식품에 닿는 소재에는 높은 안전성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판단하고 포장지에 잔류하는 용제를 저감할 수 있는 수성 플렉소 인쇄를 채용하고 있다.
식품 패키지는 수백℃의 온도 속에 놓이거나 기름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인쇄방식이 아닌 안전하고 내구성을 사용하는 잉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HAVI Global Solutions이 일본기업과 해외기업에게 50% 가량씩 포장지 등의 인쇄를 발주하고 있다.
수계화 니즈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새로운 용도를 개척하기 위해 중국 및 타이완, 말레이지아 등 해외 인쇄기업도 수계 플렉소 인쇄기기를 확충하고 있다.
생활 관련 브랜드의 환경부하 저감 및 안전·안심 지향이 높아짐에 따라 수계 인쇄의 인프라 정비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Fuji경제에 따르면, 인쇄잉크는 2020년 세계 시장규모가 218억2300만달러로 2015년에 비해 3.6% 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패키지 수요가 성장을 견인하는 그라비아 잉크는 51억8900만달러로 20.0%, 플렉소잉크는 43억2400만달러로 19.5% 확대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계 플렉소 인쇄는 그동안 종이용기 및 종이포장, 기저귀용 투습성 백시트 등 용도가 한정적이었으나 인쇄기기 및 주변기기의 성능 향상 등에 따라 인쇄 품질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인쇄기업들은 세계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패키지 인쇄에 대한 채용을 목표로 각종 인쇄방식에 대한 개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
표, 그래프: <글로벌 인쇄잉크 시장 전망, 일본 인쇄산업의 위축정도>
<화학저널 2017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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