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패드는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CMP패드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연마해 평탄화하는데 사용하는 고부가 폴리우레탄(Polyurethane)계 가공제품으로, 특허문제로 시장진입이 어려워 글로벌 메이저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전자소재 생산기업들은 CMP패드를 국산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R&D(연구개발)를 추진해왔으나 원천특허 문제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구매선 다변화를 적극 추진함에 따라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신규투자가 잇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Dow, R&H 인수하면서 국내시장 장악
Dow Chemical은 국내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국내 CMP패드 시장은 1조2000억원으로 Dow Chemical이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KPX케미칼, 에프엔에스테크, SKC가 참여하고 있다.
Dow Chemical은 2009년 초 154억달러에 CMP패드 생산기업 R&H(Rohm & Haas)를 인수함으로써 독점체제를 강화했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게 CMP패드를 공급하고 있다.
Dow Chemical은 R&H 인수에 투입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자회사 2곳을 매각하는 등 CMP패드 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Styron을 2010년 상반기 매각했을 뿐만 아니라 LG다우폴리카보네이트 지분 50%를 LG화학에게 매각해 PC(Polycarbonate)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국내 전자소재 생산기업들은 Dow Chemical이 CMP패드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R&H를 인수해 후발기업들의 신규진입을 차단하고 있어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C는 과거 CMP패드 국산화를 시도했으나 2005년부터 3년 동안 R&H와 특허분쟁을 지속해 지지부진했으며 결국 동성에이엔티를 인수함으로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Dow Chemical이 국내시장 독점을 강화하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국산화를 장려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CMP패드는 개발 공정이 비슷해 특허에 민감한 편이며 Dow Chemical과의 충돌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Dow Chemical 갑질에 국산화 “총력”
국내 CMP패드 시장은 국산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Dow Chemical이 R&H를 인수해 독점체제를 강화하고 CMP패드 거래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국내 CMP패드 생산기업들의 국산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Dow Chemical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게 CMP패드의 가격을 높게 제시하는 등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는 Dow Chemical로부터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에 달하는 CMP패드 물량을 구매하고 있어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부품 생산기업보다 갑의 위치에 있으나 Dow Chemical은 정반대였다”며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CMP패드 국산화를 적극 장려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KPX케미칼, 에프엔에스테크를 통해 CMP패드 구매선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대부분 SKC로부터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동성에이엔피, KPX케미칼과 국산화를 추진했으나 SKC가 동성에이엔피를 인수함에 따라 SKC를 제외한 생산기업들은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CMP패드는 하드패드(Hard Pad)가 대부분이고 소프트계열의 부직포패드는 일본 Fujitsu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SKC, SK하이닉스 업고 신규가동
SKC는 2016년 하반기 CMP패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SK그룹이 계열사간 거래를 장려함에 따라 SK하이닉스를 캡티브(Captive)로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SKC는 고부가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사업을 모색한 가운데 2015년 9월 동성에이엔티를 인수함으로써 CMP패드 사업에 신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SKC는 2015년 12월 착공에 돌입한 이후 약 200억원 가량을 투입해 2016년 10월 용월공단에 생산능력이 5만장에 달하는 공장을 준공했다.
동성에이엔티로부터 CMP패드 특허 및 영업권을 인수해 특허문제를 해소했으며 원료인 폴리우레탄부터 완제품까지 일관 생산체계를 갖춤으로써 코스트를 절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SKC가 신규 가동한 CMP패드는 D램 및 플래시 디바이스의 W 공정에 사용되는 것으로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수요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핵심원료인 프리폴리머(Pre-Polymer)부터 완제품까지 직접 취급해 반도체 생산기업들의 다양한 니즈에 대한 맞춤식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SK하이닉스와 협업을 통해 CMP패드의 인증절차를 마무리하고 2016년 말부터 공급을 시작했으며 매출은 2017년 1/4분기부터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MP패드에 2020년까지 약 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방침으로 매출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30%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CMP공정에 투입되는 화학물질인 CMP슬러리를 개발·양산함으로써 연계공급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MP슬러리는 3D낸드 플래시에 투입하기 위해 후공정, 부품모듈과 관련된 협업도 지속하고 있으며 2017년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CMP패드 및 슬러리에 투자를 지속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X·에프엔에스테크, 삼성전자에 의존
삼성전자는 KPX케미칼, 에프엔에스테크와 협력해 CMP패드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PX케미칼은 국내 CMP패드 생산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CMP패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폴리우레탄을 자가생산하고 있어 원료 단위부터 수요처의 니즈에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KPX케미칼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KPX케미칼이 가장 많은 물량을 국산화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전자·디스플레이 부품 생산기업으로 2013년 미국 Innopad를 300만달러에 인수해 CMP패드 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Innopad 인수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았으며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를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4년 상반기에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Innopad를 천안으로 전부 이전해 국내 생산체제를 본격화했다.
CMP패드 생산능력은 주간 가동 기준으로 5000장, 주·야간 풀가동 기준으로 1만4000장으로 파악되며 원료 폴리우레탄은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추가 공급을 검토함에 따라 CMP패드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증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을 주·야간 기준 5만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프엔에스테크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며 “Dow Chemical의 CMP패드 대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원화성, CMP패드 국산화 “초읽기”
대원화성도 CMP패드 국산화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원화성은 LCD(Liquid Crystal Display)·반도체부품 생산기업으로 LCD 유리기판을 고정해주는 백패드(Back Pad)를 2012년 상업화한데 이어 CMP패드의 신규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대원화성은 백패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CMP패드 개발에 나섰으며 2015년에는 테스트 및 샘플 공급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원화성은 2016년 상업생산을 기대했으나 지연됨에 따라 2017년부터 생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MP패드는 백패드보다 마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에서는 대원화성의 CMP패드 생산기술이 글로벌 기술력의 80% 수준까지 근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CMP패드는 백패드보다 마진이 높다”며 “대원화성이 백패드를 상업화하면서 이익률이 급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CMP패드 공급을 통해 수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증설로 수요 증가하고 있으나…
CMP패드는 국내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MP공정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주요 소재인 웨이퍼를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가공을 통해 표면을 평탄화하는 작업으로 CMP패드를 비롯해 다양한 화학소재 및 기계장치들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웨이퍼와 직접 접촉하는 CMP패드는 물성 및 표면처리 기술확보가 요구되며 반도체 공정이 복잡해지고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CMP패드는 핀펫(FinFRT), 3D낸드플래시 등 3차원 구조의 디바이스 생산이 증가해 CMP공정의 스텝(Step)수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3D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생산설비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 반도체 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CMP패드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CMP패드는 수명이 길어지고 있어 수요 증가가 제한되고 있으며 후발기업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MP공정은 부가소재들이 많아 반도체 공정 가운데 코스트가 높은 편으로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소모품인 CMP패드 및 슬러리의 사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에는 CMP패드 1장으로 1000장 가량의 웨이퍼를 연마했으나 최근에는 3000장 이상을 연마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CMP공정의 미세화가 진행됨에 따라 연마두께가 얇아지면서 공정의 스텝수가 증가하더라도 CMP패드에 부하되는 힘이 약화됨에 따라 CMP패드의 마모가 줄어들어 수명이 길어졌다.
국내 CMP 생산기업들은 후발기업들이 진입해도 독과점체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같은 SK그룹에 속해있는 SKC로부터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방침이기 때문에 다른 생산기업들은 SK하이닉스에게 공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에는 Dow Chemical, KPX케미칼, 에프엔에스테크가 대부분 공급하고 있고 인증절차도 요구되기 때문에 추가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
<화학저널 2017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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