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 Chemical과 DuPont은 2017년 8월31일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가 통과됨에 따라 2015년 12월 합병을 공식 선언한 후 1년 8개월 동안 이어진 합병작업을 완료하고 DowDuPont으로 정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2016년 결산 기준으로 총매출 약 730억달러, 영업이익 93억달러, 연구개발투자 32억달러, 종업원 10만2000명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의 화학기업이 탄생했다.
DowDuPont은 2017년 9월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최근 주가를 반영한 시가총액이 16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셰일(Shale) 혁명, 국제유가 폭락, 차세대 기술 혁신에 대한 요구 영향으로 사업모델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화학기업인 Dow Chemical과 DuPont은 DowDuPont으로 통합한 후 다시 전문 3사로 분할함으로써 21세기 글로벌 경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및 기술 혁신에 대응하는 화학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소재과학 축소하고 특수화학 확대
DowDuPont은 2018년 사업부문을 농업, 소재과학, 특수화학으로 분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럽 독점금지 당국의 승인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합병 완료시점을 재차 연기하던 중 2017년 6월 분사 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행동주의 해지펀드가 소재과학 사업 축소를 요구했기 때문으로, 결국 경영 컨설팅 전문기업 McKinsey에 위탁해 출범 직후인 9월12일 농업 및 전자소재를 제외한 Dow의 사업 대부분을 이어받을 예정이던 소재과학 사업 가운데 매출액 80억달러 이상의 사업을 DuPont이 주체인 특수화학 사업으로 편입시켜 초점이 명확한 4개 사업부로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Dow의 자동차 시스템 관련 접착제 및 유체 플랫폼, 건축 솔루션, 수처리 솔루션, 의약·식품 솔루션, 미생물 컨트롤 사업, DuPont의 고기능성 폴리머, 실리콘(Silicone) 관련 산업용 LED(Light Emitting Diode), 반도체, 의료, 자동차, 산업기기용 Molykote 윤활제, 열가소성 플래스틱 컴파운드 관련 서비스 제공기업 Multibase를 소재과학에서 특수화학 부문으로 전환했다.
특수화학 부문으로 이동하는 사업은 2017년 매출규모가 80억달러 이상, EBITDA가 약 2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Dow 사업 축소에 DuPont 확대
DowDuPont은 소재과학 사업이 전체의 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소재과학 사업은 분사계획 수정에 따라 매출규모가 약 500억달러에서 약 400억달러로 대폭 축소됐다.
Rohm & Haas 인수로 강화한 역삼투막, 이온교환수지를 비롯한 수처리 솔루션, 자동차용 접착제 등 세계적으로 강력한 시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특수화학 사업, 2016년 6월 100% 자회사로 편입한 Dow Corning의 실리콘 사업 중 고부가가치·성장 분야를 특수화학 부문으로 넘겼고 통합 예정이던 DuPont의 나일론(Nylon), POM(Polyacetal), 각종 특수 EP(Engineering Plastic)를 포함해 총 40억달러에 달하는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은 특수화학 부문에 머무르게 됐다.
DuPont에서 Dow로 이동하는 사업은 텍사스의 Orange 소재 스팀 크래커, EVA(Ethylene Vinyl Acetate) 등 고기능성 소재 일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Dow는 합병을 합의할 당시 그렸던 신규사업 모델의 통합범위가 크게 축소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면, 특수화학 부문은 Dow 사업 이관으로 매출규모를 130억달러에서 210억달러, EBITDA를 30억달러에서 50억달러 이상, EBITDA 마진율을 약 15%에서 25%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헤지펀드 압박과 특수화학 재분할…
소재과학 부문은 앤드류 리버리스 Dow Chemical 회장이 포트폴리오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분할을 주장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에도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분사계획 변경에 대해 “거대한 소재과학기업의 일부로는 저평가됐던 성장성 높은 사업군을 특수화학으로 이관하는 것은 숨겨진 기업가치를 드러냄으로써 투자가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최근 수년간 대기업의 분할을 요구하며 재편을 주도해온 행동주의 헤지펀드들도 “기대 이상의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이전부터 Dow의 분할을 요구했던 다니엘 롭이 이끄는 헤지펀드 Third Point도 “DowDuPont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한 긍정적 결과물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DuPont의 분할을 요구하며 엘렌 쿨먼 전 CEO(최고경영자)와 대립해 퇴임을 유도한 후 Dow와의 합병을 뒤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Trian Partners도 분사 계획을 수정한 경영진의 결단을 칭찬했다.
그러나 이후 투자가의 관심은 특수화학 부문에 대한 추가 분할 가능성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수화학 부문을 관할하고 있는 에드워드 브린 DuPont 회장 겸 CEO는 “4개 사업부는 분야별로 리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발언해 재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드워드 브린 회장은 직전 경영하던 Tyco International의 경영위기를 3개 독립기업으로 분할해 재건한 경험이 있어 특수화학 부문의 재분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소재과학, 석유화학 중심으로 전환
앤드류 리버리스 회장은 소재과학 부문의 신규 포트폴리오에 대해 “대부분의 매출이 포장, 인프라, 컨슈머케어와 관련된 것으로 Dow가 소재과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활용해 10년 이상 추구해온 시장에 수직적으로 침투하는 전략적 코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했다.
또 “Dow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강력한 기술, 최대 자산, 특히 미국 Gulf Coast 및 사우디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원료 확보가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Dow Chemical은 약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석유화학 사업 대부분을 쿠웨이트 PIC와 합작하기 위해 추진하던 K-Dow 프로젝트가 PIC의 철수로 좌절되고 인수액이 180억달러에 달하는 Rohm & Haas의 인수까지 연기될 위기에 처했으나 결국 인수를 단행한 후 비핵심 사업을 대대적으로 처분했다.
또 스타이렌(Styrene)계 수지 및 PC(Polycarbonate) 생산기업 Styron, PP(Polypropylene), CA(Chlor-Alkali) 및 CA 유도제품, 에폭시수지(Epoxy Resin) 등 성숙시장에 접어든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핵심시장에 침투하는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셰일 혁명에 힘입어 석유화학 사업을 주력 성장분야로 설정하고 미국 Gulf Coast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며 중동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저코스트 거점으로 사우디 Sadara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폭락함에 따라 셰일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2대 프로젝트 건설이 최종단계에 진입하자 2015년 가을 농업과학 사업을 매각하고 Dow Corning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등 신규사업 모델 구축을 가속화하면서 DuPont과 합병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에 합의한 후 불과 1년 반만에 시장환경이 급변한 것도 Dow의 독립기업 이행을 촉진한 요인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사우디 석유화학 컴플렉스 강화
Dow는 Gulf Coast에 건설한 대규모 스팀 크래커 3기 및 PE(Polyethylene)를 포함한 유도제품 플랜트를 순차 가동하며 경쟁기업에 비해 3-6개월 앞서고 있으며 수요가 안정화됩에 따라 과잉생산 없이 앞으로 2-3년간 높은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신규 설비의 가동을 서두르고 있으며 2020년대 초 추가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총 60억달러를 투입한 Gulf Coast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기존 스팀 크래커의 재가동, 에탄(Ethane) 투입설비로의 전환,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플랜트 신규건설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2017년 9월 에틸렌 150만톤 크래커, PE 40만톤 플랜트를 가동한 이후 2018년 후반까지 각종 타입의 PE 및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 플랜트를 잇따라 가동할 예정이다.
추가 증설은 에틸렌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인 200만톤으로 확대하고 Dow의 용액공법 프로세스를 채용해 PE 60만톤 플랜트를 건설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아람코(Saudi Aramco)와 합작으로 Sadara Chemical을 설립해 총 26개 생산설비로 구성된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구축하고 있다.
총 200억달러를 투입했으며 2016년 8월 에탄, 나프타(Naphtha) 등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에틸렌 150만톤 및 프로필렌(Propylene) 40만톤의 스팀 크래커를 가동한 이후 2017년 6-8월 PMDI(Polymeric Methylene di-para-Phenylene Isocyanate) 40만톤, 폴리에테르폴리올(Polyether Polyol) 40만톤, TDI(Toluene Diisocyanate 20만톤 플랜트 가동을 끝으로 모든 설비의 가동을 완료했다.
Sadara 프로젝트는 사우디 경제 다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Dow 입장에서도 중동 및 아시아 시장에 대한 수출거점으로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Dow는 독립기업으로 전환한 후 Sadara Chemical에 대한 투자비율을 35%에서 50%로 끌어올리기로 아람코와 합의했다.
농업부문, 구조재편에 기술혁신으로…
DowDuPont은 농업 부문이 합병의 계기로 작용했다.
농업 부문은 사업 재조정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농작물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구조재편이 계속되고 있다.
또 메이저들은 신제품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충함과 동시에 차세대 농업기술 혁신 경쟁에 대비해 디지털기술, 유전자변형 등 연구개발(R&D)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ayer은 Monsanto를 66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ChemChina는 2017년 6월 글로벌 최대의 농약 메이저 Syngenta를 430억달러에 인수했다.
Syngenta는 2016년 매출액 128억달러 가운데 농업이 96억달러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20%에 달하고 있다. ChemChina 산하 제네릭 농약 메이저 Adama를 포함하면 2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자 사업은 매출액이 27억달러, 시장점유율이 7%에 불과해 27%인 Monsanto, 17%인 DuPont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DowDuPont의 농업 부문은 독점금지법 인가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DuPont의 제초제 및 살충제 사업, 농약 R&D 설비를 대부분 FMC에게 매각했으며 Dow의 브라질 종자 사업도 일부 매각할 예정이다. 매출액이 종자·형질 80억달러, 농약 60억달러로 총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종자 메이저인 DuPont Pioneer와 강력한 제초제 사업 및 형질 개발실적을 보유한 Dow AgroSciences가 결합함으로써 기술개발 리더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ayer-Monsanto 통합으로 1위 경쟁
글로벌 농업 관련시장은 Bayer과 Monsanto의 통합에 따라 최대 메이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Bayer과 Monsanto의 합병은 유럽연합(EU) 독점금지당국의 세부적인 심사가 2018년 초까지 장기화되면서 따라 지연되고 있다.
인가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사업 매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BASF가 Monsanto의 Roundup, Liberty-Link 제초제와 2가지 제초제에 내성을 보유하고 있는 대두, 목화, 카놀라 종자 사업을 7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중복 사업을 포함해 매출액 25억달러 정도의 사업을 처분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Bayer-Monsanto는 합병에 따라 매출액이 2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새로운 불안요소가 발생하지 않는 한 최대 메이저가 탄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농약 메이저의 통합은 디지털화 등으로 농업 혁신의 새로운 플랫폼을 창출하는 출발점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Monsanto는 기상데이터를 농업에 이용한 바 있는 Climate를 10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들여 인수해 디지털 농업과 관련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농업 시장에서는 자동운전 농기계, 드론을 이용한 공중촬영, IT 소프트웨어 등 다른 산업의 진입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DuPont도 2017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농업 지원 소프트웨어·분석기기 메이저 Granular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Granular의 공동 창립자인 시드 고햄 CEO를 디지털농업 부문 수장으로 맞아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표, 그래프: <DowDuPont의 특수화학·소재과학 사업 개요, DowDuPont의 신규 사업비중, Dow Chemical의 주요 투자 프로젝트>
<화학저널 2018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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