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브렌트유나 WTI, 두바이유 모두 70달러를 넘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80달러를 넘어섰고 90달러를 돌파할 기세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것을 고려하면 초강세라고 할 수 없어 다행이나 배럴당 1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중동전쟁이 쉽사리 끝날 것으로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동전쟁이 계속되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120-150달러까지 폭등할 수도 있어 적극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고 하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다만, 석유·화학산업은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위험성이 막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제유가 폭등을 기화로 산업을 안정시키고 수익성을 제고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양면성이 강하다.
정유는 당장 국제유가 급등을 이유로 휘발유, 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올려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고, 실제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이 크게 올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정부가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영향이 2-3개월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가격을 곧바로 급등시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폭리를 단속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아마도 원가를 고려하지 않고 국제가격과 내수가격을 연동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하려 한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은 정유와 다른 측면이 강하나 저가에 구매한 나프타를 투입해 생산한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 기초유분과 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를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재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계속할수록 재고 이익을 확대할 수 있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적자 경영에서 벗어날 기회가 되고 있다. 국제시장에서는 이미 국제유가 폭등을 반영해 석유화학제품 거래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폭등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국이 중동산 원유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자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토록 한 것도 정유는 물론 석유화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도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 수입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석유제품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고 석유화학 생산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이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줄이면 아시아 시장의 공급과잉이 일시에 해소돼 국제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고 사재기 열풍이 가세하면 폭등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현상이 순식간에 다가와 당황할 수도 있으나 생산 계획을 면밀히 검토한다면 의외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계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정부가 2026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35년 만에 최저수준인 4.5~5.0%로 제시한 것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으나 2023년 5.2%, 2024년 5.0%, 2024년 5.0% 성장률에 비해서는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관세 압박과 기술 견제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국 에너지 공급망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국이 자랑하는 제조업과 수출이 크게 위축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중국이 석유화학 신증설 속도를 조절하지 않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과잉 생산물량을 수출할 수밖에 없고 아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나 2026년에 국한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당장 원유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고 석유화학제품 생산 차질로 연결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생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회피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