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가 EV로 전환되는 흐름은 단순히 구동방식이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첨단 ICT(정보통신기술)의 진보에 따라 경제 및 사회구조가 크게 변화하는 것과 관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산업, 특히 에너지산업은 유례없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화석연료 자동차에서 EV로 전환 박차
EV는 최근까지 자동차기업들이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하기 시작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기존 메이저와 미국 테슬라(Tesla), 중국 BYD를 비롯한 신흥 EV 생산기업들의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2015년 폭스바겐(Volkswagen)의 디젤게이트 사태가 발생한 이후 친환경 자동차로서 디젤자동차의 위상이 떨어짐과 동시에 EV 개발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연방정부는 2016년 9월 3대 자동차 메이저인 다임러(Daimler), BMW, 폭스바겐과 EV에 약 10억유로에 달하는 보조금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유럽에서는 2017년 여름 프랑스 및 영국 정부가 잇따라 디젤과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자동차 판매를 2040년까지 금지할 방침이라고 표명했다. 사실상 EV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고급 EV 생산기업인 테슬라가 2016년 4월 저가형 EV 모델3를 발표했다.
모델3는 생산을 시작하기 전부터 예약이 약 40만대에 달해 자동차 메이저, 특히 고급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기업에게 큰 자극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유·화학사업 구조재편 불가피
일본도 EV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요타(Toyota), 마쓰다(Mazda), 덴소(Denso) 3사는 최근 EV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합작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기업은 다른 자동차 및 부품 생산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 주목된다.
1사 단독으로는 EV를 포함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련기업들이 협력함으로써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JXTG에너지는 가솔린(Gasoline)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2019년 3월 말 Muroran 정유공장에서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JXTG에너지는 2017년 4월 Tonen General Oil과 통합한 후 가솔린 과잉물량이 증가해 정유공장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석유제품 출하기지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자동차(HV: Hybrid Vehicle)의 대두로 가솔린 수요가 계속 감소함에 따라 정유공장 통폐합 및 구조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화석연료 자동차 판매금지 확산추세
일본은 EV 보급에 따른 영향을 유럽 등 다른 지역과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메이저는 EV를 HV, 연료전지자동차(FCV: Fuel Cell Vehicle)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자동차의 선택지 중 하나, 또는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가솔린 자동차, 디젤 자동차와 함께 전기모터를 추가한 HV가 앞으로 상당기간 존속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단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인디아도 앞으로 20-30년 내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도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EV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아울러 EV 가동에 필요한 전력에 대해서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고려하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사회 전반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송전, 급전을 포함한 전력 인프라는 20세기형 화석연료 또는 원자력에 따른 중앙집권형 대규모 발전에서 ICT를 활용한 현지생산·소비형, 분산형 인프라로 구조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고정가격 매입제도(FIT: Feed In Tariff)가 법제화됨에 따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화석연료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05년 발표한 전원 구성비중에서 2030년 총 발전전력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2-24%이며 LNG(액화천연가스) 27%, 석탄 26%, 석유 3%로 여전히 화석연료가 발전용 에너지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관점에서는 EV 보급이 가속화됨에 따라 에너지 공급구조도 크게 변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화학산업에도 파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화학기업들도 급속한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유럽·미국, 일본에 기술 지원체제 구축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은 일본 EV 관련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Henkel은 새롭게 실험실을 설치했고, Celanese는 고객 서포트 거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또 Evonik 등이 투자하고 있는 독일 Vestaro와 DSM은 신소재로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Henkel은 탄소섬유 및 유리섬유를 이용한 복합소재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 「Composite Lab」을 Yokohama 소재 아시아퍼시픽기술센터에 설치했다.
폴리우레탄(Polyurethane)계 매트릭스수지 Loctite MAX 시리즈와 관련 바인더, 이형제, 접착제 등 다양한 생산제품과 기술을 일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Composite Lab에 고압 RTM(Resin Transfer Molding) 시스템, 기계물성, 리올로지(Rheology) 측정 등에 관한 기기를 도입해 기술지원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6년 운용을 시작한 독일 Heidelberg를 잇는 시설로 수요처와 함께 복합소재 부품 개발 및 시험,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Henkel은 접착제 사업을 통해 축적한 다양한 화학 관련 지식을 활용해 폴리우레탄계 수지를 개발했으며 기존 사업의 우위성과 융합해 수요처 니즈에 대응할 방침이다.
신소재 공급·판매체제도 확대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은 일본 자동차 및 부품 생산기업의 요구에 신속·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Celanese는 「Customer Solution Center」를 개설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및 부품 생산기업은 해외에서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소재 사양을 결정해 직접 디자인하는 사례가 많아 분석기기 및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개발 지원 시스템 CAE를 도입한 Customer Solution Center를 개설해 수요처 요구에 가장 적합한 EP(Engineering Plastic)를 선택함으로써 최적의 소재를 이용한 디자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DSM은 차세대 PPA(Polyphthalamide) 사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ForTiiAce MX 브랜드로 파워트레인, 트랜스미션 등의 금속을 대체하는 소재로 공급하고 있다.
ForTiiAce MX는 기계적 특성, 내열성, 내약품성이 뛰어나고 유리 전이점이 기존 PPA 및 PEEK(Polyether Ether Ketone)를 상회하는 1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vonik, Forward Engineering이 투자하고 있는 Vestaro는 폴리우레탄 베이스 프리프레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에폭시수지(Epoxy Resin) 베이스 프리프레그는 열수축이 발생하는 반면 폴리우레탄 베이스는 치수안정성이 뛰어난 특징이 있고, 에폭시수지 베이스 SMC(Sheet Molding Compound)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V화에 따라 CO2 배출량 급감
차세대 자동차 보급으로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크게 감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EV, FCV를 포함한 차세대 자동차는 2030년 이산화탄소(CO2) 감축 효과가 4억5874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CLCA(carbon Life Cycle Analysis) 공법을 이용해 화학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배출되는 GHG 감축 기여량을 평가하고 있으며 태양광발전, 주택단열재, 저연비타이어 등을 대상으로 화학제품이 밸류체인 전체에서 달성하는 기여도를 가시화함으로써 사회적인 인식을 향상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LiB(Lithium-ion Battery) 등 차세대 자동차용 소재를 대상으로 라이프사이클 전반의 CO2 배출량을 산정해 발표했다.
차세대 소재를 탑재하는 H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PHV: Plug-in Hybrid Vehicle), EV, FCV 등 차세대 자동차와 가솔린자동차를 비교했으며 원료 조달부터 부품 제조, 조립, 사용, 폐기에 이르는 모든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했고 주행 시 에너지원인 가솔린, 전기, 소수 제조 단계도 고려해 GHG 배출량을 산정했다.
원료 조달부터 제조 시의 CO2 배출량은 2014년 가솔린자동차가 대당 5.7톤, 차세대 자동차가 6.3-7.8톤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에너지 제조·공급 및 주행 단계를 포함한 주행 시 배출량은 10만km당 가솔린자동차 16.9톤, 차세대 자동차 4.9-9.7톤으로 나타났다.
EV와 FCV는 전력과 수소를 제조할 때 GHG가 상당량 배출되지만 총배출량은 가솔린자동차가 더 많았다.
가솔린자동차와 비교한 CO2 감축 기여량은 EV 9.9톤, PHV 8.7톤, FCV 6.7톤, HV 6.6톤 순이었다.
EV와 PHV는 2020년과 2030년 에너지효율이 소폭 개선되거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제조 단계의 GHG 배출량이 증가하나 기여량은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차세대 자동차 보급량은 EV가 2020년 250만대에서 2030년 1000만대로 늘어나고 PHV는 350만에서 2300만대, HV는 800만대에서 2800만대로 확대되며 FCV는 2030년 200만대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자동차 도입에 따른 CO2 감축 기여량은 2020년 1억428만톤, 2030년 4억5874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CO2 배출량은 330억톤 수준으로 감축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가솔린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며 중국도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EV를 중심으로 차세대 자동차 보급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표, 그래프: <차세대 자동차의 연료관련 소재·부품,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감축 기여량(2030)>
<화학저널 2018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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