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기업들이 국내 전자소재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BASF, Dow Chemical, Henkel 등은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산업이 성장해 관련소재 사업이 동반 성장함에 따라 R&D(연구개발) 및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수요기업들이 소재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산화를 강화하고 있고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기업 진입이 확대돼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국내기업들의 납기일이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빨라 메이저들이 적응하기 어려워 진출이 수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에 관련소재를 공급하는 국내기업들은 요구하는 납기일에 맞추어 개발 및 공급계획을 추진하지만 글로벌 메이저들은 자체 시스템 위주로 운영해 납기를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BASF는 성균관대학교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소재 R&D 센터를 2014년 9월3일 개소해 40여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하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솔루션 개발에 주력했다.
슬러리(Slurry), 세정, 도금, 첨가, 금속증착 등 반도체 공정과정에 투입되는 첨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디스플레이 및 조명용 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와 유연 인쇄전자소자 연구에 주력했다.
하지만, R&D 센터를 설립한 이후 2017년 상반기까지도 뚜렷한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BASF 신우성 회장은 “국내기업과 협력해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Dow Chemical은 글로벌 전자소재 R&D센터인 Dow Seoul Technology Center를 2012년 4월21일 화성에 개소했으나 사업을 확대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내기업들에게 시장점유율을 빼앗기며 고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6월에는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불량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경쟁기업에게 점유율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으며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PAD는 2016년 말부터 SKC가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Dow Chemical은 DuPont과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어 과감한 투자에 한계를 나타내며 기존체제 유지에 주력함에 따라 전자소재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소재는 SKC Haas Display Film의 지분 51%를 2017년 3월 SKC에게 전량 매각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
또 2014년 9월 천안에 비카드뮴계 퀀텀닷(Quantum Dot) 소재 공장을 건설하고 2015년 1월 LG전자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집중함에 따라 퀀텀닷 수요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채용하고 있는 퀀텀닷 소재도 한솔케미칼을 통해 자급화함에 따라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Henkel은 국내 전자소재 및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2014년 1월20일 Henkel Korea Technical Center를 공식 개원했으며 디스플레이 및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에 사용되는 라미네이션 접착제와 구조용 접착제의 개발, 성능평가 및 프로세스 시연에 주력하고 있다.
또 글로벌 다중협력 사업(GAPS: Global Alliance Project Series) 설명회를 개최하고 글로벌기업의 노하우 및 마케팅 채널과 국내 중소기업·대학·연구소의 기술 및 인적자원을 공유해 협력관계 구축 및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용 접착제 사업은 LG화학이 적극적으로 R&D를 확대하며 견제하고 있어 성장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2016년 8월31일 LG하우시스의 관련사업을 805억원에 인수해 점·접착제 및 필름 사업을 재편하고 기술·연구 인력을 Henkel에서 대거 스카웃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Henkel은 한국시장 부진과 함께 디스플레이 시장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하이(Shanghai)에 R&D센터와 대규모 접착제 42만톤 공장을 건설하는 등 중국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허웅 기자>